재난 대응 인력은 재난 상황에서 인명 구조, 피해 복구, 심리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단순한 업무 스트레스를 넘어서는 복합적이고 누적된 심리적 부담을 경험한다(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s Administration [SAMHSA], 2022; Jeong & Shin, 2023; Griffin et al., 2019; Cieslak et al., 2014). 이들은 현장에서 극도의 긴장 상태와 재난 경험자와 직접 대면하며 타인의 외상 경험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으로써 이차 외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타인의 고통에 지속적으로 공감하는 과정에서 공감 피로가 축적되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역할 혼란이나 과중한 업무 요구로 인해 소진 위험이 증가한다. 더 나아가 재난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과 도덕적 신념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경우 도덕적 손상(moral injury)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재난 대응 인력의 심리적 고통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Rimon & Shelef, 2025).
재난 대응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범위는 의료진, 경찰 및 소방 공무원, 군 장병뿐 아니라 재난 경험자의 심리적 문제를 지원하는 정신건강 전문인력, 행정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으로 폭넓다. 이러한 다양한 직군의 재난 대응 인력은 장기간의 현장 활동이나 격리 상황으로 인해 가족 및 지지체계와 연결이 약화될 수 있으며, 현장 복귀 이후에도 주변의 이해나 지지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고립감이 심화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심리적·사회적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재난 대응 인력은 신체적 피로를 넘어 정서적 탈진을 경험하고, 그 결과 회복력이 저하되며 심리적 안녕감과 정신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러한 재난 대응 인력의 심리적 취약성은 국내외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Chen 외(2022)의 메타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보건의료 종사자 18,382명 중 불안을 경험하는 비율은 43%, 우울 증상은 45%로 나타났다. 국내 재난 대응 인력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재난대응인력 정신건강 및 소진 실태조사」에서도 재난 대응 경험이 있는 인력이 경험이 없는 인력에 비해 외상 후 스트레스, 우울, 불안, 신체증상 등 정신건강 임상군 비율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2024). 업무에 대한 정서적 탈진과 냉소적인 태도 또한 악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대응 인력 내 소진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8%(곽의현 외, 2023)에 비해 2024년 14.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도한 직무 요구, 동료들과의 관계 갈등, 보상 불만족, 조직 스트레스 등이 높은 집단에서 상기의 정신건강 문제들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국내 재난 대응 인력의 정신건강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최근 들어 다양한 중재 프로그램이 개발·적용되어 왔다. 특히 경찰 및 소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 기반 심리상담 및 안구 운동 민감 소실 및 재처리 요법(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등 기존의 개인 단위 근거 기반 치료들 외에도 요가, 명상, 숲 체험, 음악·미술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중재들이 시도되었다(오혜경 외, 2024). 이러한 중재가 실제 재난 대응 인력의 근무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접근 가능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재난 대응 인력은 교대 근무, 재난 상황 긴급 출동, 장기간 현장 투입 등 업무 특성상 중재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제약을 지닌다. 또한 재난 현장에서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스스로 적용 가능한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장 적용 가능성과 접근성을 갖춘 단기 기반 중재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필요성을 반영하여 재난 대응 인력 전반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단기 집단 심리개입 프로그램인 ‘마음, 쉼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2025). 5-10명의 소그룹 형태로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은 재난 대응 인력의 스트레스 특성, 심리적 상태에 대한 자기 인식 및 관리 필요성, 대처 전략 등을 다루는 심리교육과 치유요가, TRE(Tension and Trauma Releasing Exercise) 등 심신중재요법으로 구성된다. 구조화된 심리교육은 스트레스 반응을 내면의 결함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으로 인지하도록 돕고, 구체적인 대처 전략을 제공함으로써 재난 대응 인력이 외상성 자극에 직면했을 때 정서적 고통에 압도되지 않고 통제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Mao et al., 2025). 또한 치유요가나 TRE 등의 신체기반 접근은 생리적 각성 수준과 신체 반응에 대한 자각을 바탕으로 스트레스 반응 조절과 자기조절 능력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상태로의 회복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Haeyen, 2024; Rahmayanti et al., 2021; Pérez-Peña et al., 2022).
이처럼 각 구성 요소의 단편적인 효과성을 검증한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으나,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실제 개입 프로그램을 현장의 재난 대응 인력에게 직접 적용하고 그 효과를 추적 관찰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국내에서 지난 20년간(2003~2023년) 시행된 다양한 심리 중재 프로그램을 통합적으로 문헌 고찰한 오혜경 등(2024)은 다수의 프로그램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감소에 효과적임을 보고하였으나, 각 프로그램이 직접적으로 증진시킬 것이라고 예상되는 다른 심리적 요인들과의 관계를 탐색하고, 근거기반 중재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감염병 유행 시기 일선 보건 및 사회복지 인력을 대상으로 한 중재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Pollock 등(2020) 또한 중재 효과에 대한 과학적 연구 근거들이 여전히 부족하며, 다양한 수준의 요인을 함께 통합적으로 고려한 체계적인 효과성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중재 프로그램 효과성 검증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여, 최근 널리 활용되고 있는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이라는 두 가지 치료적 요소로 구성된 단기 집단 심리개입 프로그램인 국가트라우마센터의 ‘마음, 쉼표’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면밀히 탐색하고자 한다. 프로그램 참여 사전, 사후 뿐만 아니라 1개월 후 추적 조사를 통해 중재의 긍정적인 효과들이 증가하거나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대조군과의 비교를 통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인지를 검증할 것이다. 또한 중재 효과의 심리적 기전을 탐색하기 위해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이 직접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되는 건강관리 자기효능감과 신체 자각 수준을 측정하고,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신체증상과 같은 정신건강의 변화와는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또한 양적 자료 외에도 참여자들에 대한 심층 면담을 통해 얻은 질적 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혼합연구 설계를 통해 양적 결과에 대한 이해를 보완하고, 프로그램 참여 경험과 변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향후 재난 대응 인력을 위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과 개선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 법
연구 대상 및 자료수집 절차
전국의 재난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2024년 7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운영한 ‘마음, 쉼표’ 프로그램 참여자 중,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 실험군으로 선정하였다. 대조군은 동일 기간 중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실시한 재난 정신건강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재난 대응 인력으로 구성하였다. 대조군이 참여한 재난 정신건강 교육 프로그램은 재난경험자 지원을 위한 지식 전달과 실무 지침 제공에 초점을 둔 교육 프로그램인 반면, ‘마음, 쉼표’는 재난 대응 인력의 신체자각과 자기조절 경험에 초점을 둔 체험적 집단개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집단은 무작위 배정되지 않았으며, 비동등성 대조군 전후 설계(non-equivalent control group pretest-posttest design)를 적용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사전, 사후, 1개월 추적의 세 시점에서 총 3회 평가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온라인 설문 링크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지 첫 화면에 연구 목적, 개인정보 보호, 자료 활용 방식 등을 제시하였으며, 참여자들은 이에 동의한 이후 설문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설문에 성실하게 응답한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기프티콘을 답례로 제공하였다. 전체 114명이 사전 검사에 참여하였으나 사후 또는 추적 검사에 응답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사전·사후·추적 검사에 모두 참여한 63명(실험군:29명, 대조군:34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수행되었다(IRB No. 116271-2022-14).
각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표 1에 제시되어 있다. 사전 동질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과 카이제곱검정을 실시한 결과, 성별, 연령, 결혼 여부, 고용 형태, 전문직역, 실무경력, 소속기관, 근무지 소재 등 모든 변수에서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p>.05, 표 1).
표 1.
연구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 실험군(n=29) | 대조군(n=34) | t/X2 | p | |
|---|---|---|---|---|
| 성별, 명(%) | .682 | .409 | ||
| 여성 | 26(89.7) | 28(82.4) | ||
| 남성 | 3(10.3) | 6(17.6) | ||
| 연령, 평균±표준편차, 년 | 44.21±13.38 | 39.22±7.91 | 1.830 | .072 |
| 결혼 여부, 명(%) | .695 | .405 | ||
| 예 | 20(69) | 20(58.8) | ||
| 아니요 | 9(31) | 14(41.2) | ||
| 고용 형태, 명(%) | 4.989 | .083 | ||
| 정규직 | 13(44.8) | 22(64.7) | ||
| 비정규직 | 13(44.8) | 12(35.3) | ||
| 전문직역, 명(%) | 4.639 | .704 | ||
| 간호사 | 5(17.2) | 6(17.6) | ||
| 임상심리사 | 3(10.3) | 5(14.7) | ||
| 작업치료사 | 0 | 1(2.9) | ||
| 기타 치료·재활사 및 의료기사 | 0 | 1(2.9) | ||
| 사회복지사 | 15(51.7) | 18(52.9) | ||
| 군인·경찰·소방·응급 | 1(3.4) | 0 | ||
| 행정직 | 1(3.4) | 0 | ||
| 기타 | 4(13.8) | 3(8.8) | ||
| 실무경력, 평균±표준편차, 년 | 6.38±8.11 | 7.71±5.61 | -.764 | .448 |
| 소속기관, 명(%) | .903 | .342 | ||
| 공공기관 | 7(24.1) | 5(14.7) | ||
| 민간기관 | 22(75.9) | 29(85.3) | ||
| 근무지 소재, 명(%) | 8.710 | .464 | ||
| 수도권 | 27(93.1) | 28(82.4) | ||
| 수도권 외 | 2(6.9) | 6(17.6) |
또한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마음, 쉼표’ 프로그램 참여자 가운데 면담 참여에 동의한 5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참여 후 1개월 뒤 온라인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은 상담심리사가 개별 면담 형태로 약 1시간 동안 프로그램의 효과성과 개인적 변화 경험을 중심으로 반구조화된 형태로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현재 재난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거나 향후 재난 발생 시 현장에 배치될 예정인 인력으로, 재난 대응 경험 유무에 차이가 있었다. 「2024 재난 대응 인력 정신건강 및 소진 실태조사」에서도 재난 대응 업무 무경험자가 44.4%로 보고된 바 있어, 재난 대응 경험이 없는 인력의 참여는 실제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2024). 심층 면담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표 2에 제시되어 있다.
‘마음, 쉼표’ 프로그램 진행
‘마음, 쉼표’ 프로그램은 재난 대응 인력이 반복적인 재난 대응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반응과 소진 문제를 완화하고 자기조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 하루 4시간 단기 집단 심리개입 프로그램이다(표 3). 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 두 세션으로 구성된다. 오전 세션(2시간)에는 사전에 실시한 심리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재난 대응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행동적 반응을 점검하는 심리교육 중심으로 운영된다. 또한 재난 투입 전, 도중, 종료 후에 적용가능한 자기 돌봄 전략을 주제로 소그룹 토의와 공유를 진행하여 실천 가능한 대처 전략을 구체화하며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전문요원이 진행하였다.
표 3.
‘마음, 쉼표’ 프로그램 소개
| 내용 | ||
|---|---|---|
| 심리교육 및 집단 프로그램 |
재난 대응 인력의 스트레스 특성, 심리적 상태에 대한 자기 인식 및 관리 필요성, 대처전략 형성을 위한 심리교육 및 집단 프로그램 | |
| 심신중재요법 | 치유요가 | 요가 동작, 신체감각 알아차림을 통한 트라우마 치유 |
| TRE (Tension and Trauma Releasing Exercises) |
자율신경계의 떨림 활성화를 통해 축적된 긴장을 해소하는 프로그램 | |
오후 세션(2시간)에서는 참여자들의 생리적 과각성을 완화하고 신체자각을 촉진하기 위해 신체기반 프로그램을 시행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치유요가 또는 TRE가 활용되었으며, 참여자는 운영 일정에 따라 두 활동 중 한 가지에 선택적으로 참석하였다. 치유요가는 요가 동작과 신체감각 알아차림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트라우마 치유를 돕는 중재이며, TRE는 자율신경계의 자연스러운 떨림을 유도해 축적된 긴장을 완화하는 신체 기반 접근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신체기반 접근은 신체 감각 인식을 바탕으로 자율신경계 안정과 자기조절 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van der Kolk, 2014/2020). 참여자들은 배정된 활동을 통해 호흡, 움직임, 명상 등 신체 감각을 활용한 자기조절 전략을 경험하였다.
측정 도구
1)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연구 참여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 Prins 등(2016)이 개발한 PC-PTSD-5 (Primary Care PTSD Screen for DSM-5)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지난 1개월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묻는 5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에 ‘예(1)’, ‘아니오(0)’로 응답한다. 총점 범위는 0~5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 위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Jung 외(2018)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7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는 .74로 나타났다.
2) 우울
우울 증상을 측정하기 위해 Spitzer 등(1999)이 개발한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을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지난 2주 동안의 우울 증상 심각도를 평가하는 9개 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은 0점(전혀 방해받지 않았다)에서 3점(거의 매일 방해받았다)까지의 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 범위는 0~27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박승진 등(2010)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1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는 .85로 나타났다.
3) 신체증상
신체화 증상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해 Kroenke 등(2002)이 개발한 PHQ-15(Patient Health Questionnaire-15)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지난 4주 동안 경험한 피로, 수면 문제, 소화기 증상, 통증 등 총 15개의 신체증상을 평가하며, 각 문항은 0점(전혀 시달리지 않음)에서 2점(대단히 시달림)까지의 3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 범위는 0~3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증상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한국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Lyoo 등(2014)의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82였으며, 본 연구에서는 .71로 나타났다.
4)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건강증진 행동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평가하기 위해 Becker 등(1993)이 개발하고 이정은 등(2018)이 한국판으로 타당화한 한국판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척도(Korean version of the Self-Rated Abilities for Health Practices; K-SRAHP)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개인이 건강증진 행동을 실행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 수준을 평가하는 자기보고식 검사이다. 운동관리, 질병관리, 정서관리, 영양관리, 그리고 스트레스관리, 건강행동관리의 6개 하위요인으로 이루어진 총 24문항이며, 5점 리커트 척도(0=전혀 그렇지 않다 ~ 4=매우 그렇다)로 응답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영역의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건강관리 자기효능감의 각 하위요인별 문항 평균을 산출하여 사용하였다. 이정은 등(2018)의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91으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는 .92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산출된 각 하위요인별 내적 일치도는 운동관리 .88, 질병관리 .83, 정서관리 .87, 영양관리 .83, 스트레스관리 .79, 건강행동관리 .61이었다.
5) 신체자각
신체자각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Mehling 등(2012)이 개발하고 김완석 등(2016)이 한국판으로 타당화한 한국판 다차원 신체자각척도(Korean Multidimensional Assessment of Interoceptive Awareness; K-MAIA)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신체 감각을 인식하고 그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며, 신체 감각을 기반으로 정서와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 등 신체자각의 다양한 측면을 평가하는 자기보고식 도구이다. 감각자각, 감각수용, 주의조절, 심신연결성자각, 감각복귀, 신뢰의 6개 하위요인으로 이루어진 총 32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은 0점(전혀 아니다)에서 6점(항상 그렇다)까지의 7점 리커트 척도로 응답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자각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각 하위요인별 문항 평균을 산출하여 사용하였다. 김완석 등(2016)의 연구에서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는 .94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는 .97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산출된 각 하위요인별 내적 일치도는 감각자각 .89, 감각수용 .78, 주의조절 .95, 심신연결성자각 .92, 감각복귀 .94, 신뢰 .93이었다.
분석 방법
본 연구는 양적 및 질적 자료를 동시에 수집하고 분석하는 혼합연구 설계를 적용하였다. 양적 분석은 프로그램 참여 이후 나타난 변화 양상을 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었으며, 질적 분석은 참여자의 경험과 변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양적 분석 결과에 대한 이해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양적 분석은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으로 구성된 ‘마음, 쉼표’ 프로그램이 참여자의 정신건강 지표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효과의 지속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반복측정 자료를 활용한 혼합효과 선형 회귀(mixed-effects linear regression) 모형으로 분석하였다. 혼합효과 선형 회귀 모형은 수집 자료의 일부 결측이 존재하더라도 효율적인 추정이 가능하며, 개인 내 변화와 개인 간 이질성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 목적에 부합한다. 본 연구에서는 해당 모형 분석 시 개인별 초기 수준의 차이를 임의효과(random intercept)로 모델링하였다. 먼저 집단 간 사전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 인구통계학적 요인 및 사전 시기 측정치를 사용하여 독립표본 t-검정과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하였다. 이후 프로그램이 본 연구의 관심 변수인 정신건강 지표(외상 후 스트레스, 신체증상, 우울)와 심리적 요인(건강관리 자기효능감, 신체자각)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각각 변인을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집단(실험군, 통제군), 시기(사전, 사후, 추적), 그리고 집단과 시기의 상호작용 항을 포함하여 혼합효과 선형 회귀 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어서 정신건강 지표와 심리적 요인 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탐색하기 위하여, 앞선 분석에서 유의미한 증상 완화 효과를 보였던 외상 후 스트레스, 신체화 증상 수준을 종속변수로 설정한 모형에 각 측정 시기의 심리적 요인과 우울 수준을 시간 변동 공변량(time-varying covariate)으로 투입하여 혼합효과 선형 회귀 모형 분석을 최종적으로 실시하였다. 양적 분석에는 SPSS 23.0과 STATA 18.0이 사용되었다.
질적 분석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자와의 심층면담을 녹취 후 전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주제 분석(Thematic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주제 분석은 질적 자료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 있는 주제를 체계적으로 식별하고 분석하는 방법으로,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연구 주제의 다양한 측면을 해석하는 데 적합한 질적 분석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Braun과 Clarke(2006)가 제시한 주제 분석 단계에 따라 분석을 진행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전사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쳤고, 자료에서 나타나는 의미 있는 진술 단위에 대해 초기 코드를 생성하였다. 이후 유사한 코드들을 묶어 잠정적인 주제를 탐색하고, 주제 간 관계와 구조를 검토하여 주제를 도출하였다. 최종적으로 프로그램 참여 경험과 변화 과정을 잘 설명할 수 있는 핵심 주제를 확정하였다. 분석 과정 전반에서 도출된 주제가 원자료 전체 맥락과 일관되게 적용되는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였다. 또한 분석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 간 상호 검토 과정을 거쳤다.
결 과
연구 1: 양적 분석
집단 간 사전 동질성 검증
실험군과 대조군 간 사전 동질성을 검증한 결과, 인구통계학적 요인과 정신건강 지표, 심리적 요인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p>.05, 표 1, 4, 5, 6).
프로그램 참가 여부에 따른 정신건강 지표 및 심리적 요인의 변화 양상
프로그램 참가 여부에 따른 변화 양상을 살피기 위하여 정신건강 지표와 심리적 요인을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집단(실험군, 대조군)과 시기(사전, 사후, 추적)의 상호작용 효과를 포함한 혼합효과 선형 회귀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를 표 4, 5, 6에 제시하였다.
정신건강 지표
정신건강 지표의 경우, 프로그램에 참가한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추적 시기에 외상 후 스트레스(β=-.758, p<.05)와 신체증상(β=-1.950, p<.05) 수준이 유의하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표 4, 그림 1). 다만, 우울의 경우 통계적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표 4.
정신건강 지표의 시기별 변화와 회귀계수
| 변인 | 사전 | 사후 | 추적 | β | ||
|---|---|---|---|---|---|---|
| M(SD) | M(SD) | M(SD) | G*T2 | G*T3 | ||
| 외상 후 스트레스 | 실험군 | 1.24(1.46) | 1.24(1.27) | .69(1.23) | .118 | -.758* |
| 대조군 | .91(1.40) | .79(1.23) | 1.12(1.45) | |||
| 우울 | 실험군 | 2.93(2.46) | 3.55(3.46) | 4.28(3.44) | .385 | 1.521 |
| 대조군 | 4.47(4.14) | 4.71(4.60) | 4.29(3.58) | |||
| 신체증상 | 실험군 | 5.76(3.03) | 5.17(4.33) | 4.90(3.79) | -.674 | -1.950* |
| 대조군 | 6.21(3.96) | 6.29(4.22) | 7.29(4.86) | |||
심리적 요인: 건강관리 자기효능감과 신체자각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총점에서 집단×시기 상호작용 효과가 사후 시점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β=6.344, p<.05). 이는 사후 시점에서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한 향상을 보였음을 의미한다. 소척도 중 질병관리(β=.371, p<.05)와 정서관리(β=.342, p<.05)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확인되었다(표 5, 그림 1). 신체자각의 경우 총점 수준에서는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추적(β=11.400, p<.05)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으며, 소척도 중 감각자각(β=.526, p<.05)과 심신연결성자각(β=.502, p<.05)은 사후에서, 감각수용(β=.695, p<.05)과 신뢰(β= .487, p<.05)는 추적에서 유의한 향상을 보였다(표 6, 그림 1).
표 5.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및 하위요인의 시기별 변화와 회귀계수
| 변인 | 사전 | 사후 | 추적 | β | |||
|---|---|---|---|---|---|---|---|
| M(SD) | M(SD) | M(SD) | G*T2 | G*T3 | |||
|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 실험군 | 71.00(10.52) | 73.14(12.51) | 75.76(11.98) | 6.344* | 4.317 | |
| 대조군 | 75.03(13.01) | 70.82(14.68) | 75.47(15.87) | ||||
| 하위 요인 # | 운동관리 | 실험군 | 2.94(.63) | 2.98(.60) | 3.07(.63) | .200 | .115 |
| 대조군 | 3.03(.68) | 2.87(.69) | 3.05(.79) | ||||
| 질병관리 | 실험군 | 3.16(.54) | 3.28(.60) | 3.40(.60) | .371* | .233 | |
| 대조군 | 3.32(.69) | 3.07(.70) | 3.32(.71) | ||||
| 정서관리 | 실험군 | 2.75(.61) | 2.87(.65) | 2.92(.63) | .342* | .123 | |
| 대조군 | 3.06(.81) | 2.84(.78) | 3.11(.86) | ||||
| 영양관리 | 실험군 | 2.78(.70) | 2.91(.80) | 3.09(.65) | .283 | .281 | |
| 대조군 | 3.14(.69) | 2.98(.73) | 3.17(.76) | ||||
| 스트레스관리 | 실험군 | 2.89(.60) | 2.94(.70) | 3.07(.69) | .185 | .213 | |
| 대조군 | 3.03(.73) | 2.90(.81) | 3.00(.91) | ||||
| 건강행동관리 | 실험군 | 3.20(.60) | 3.33(.56) | 3.45(.44) | .260 | .188 | |
| 대조군 | 3.26(.71) | 3.14(.69) | 3.32(.65) | ||||
표 6.
신체자각 및 하위요인의 시기별 변화와 회귀계수
| 변인 | 사전 | 사후 | 추적 | β | |||
|---|---|---|---|---|---|---|---|
| M(SD) | M(SD) | M(SD) | G*T2 | G*T3 | |||
| 신체자각 | 실험군 | 121.66(32.10) | 128.21(27.02) | 134.17(24.74) | 10.699 | 11.400* | |
| 대조군 | 132.44(26.42) | 128.29(30.94) | 133.56(32.01) | ||||
| 하위 요인 # | 감각자각 | 실험군 | 4.21(1.00) | 4.49(.84) | 4.64(.60) | .526* | .372 |
| 대조군 | 4.55(.78) | 4.30(1.01) | 4.61(1.05) | ||||
| 감각수용 | 실험군 | 2.53(1.10) | 2.63(1.29) | 3.36(1.19) | -.192 | .695* | |
| 대조군 | 3.04(1.31) | 3.33(1.16) | 3.18(1.33) | ||||
| 주의조절 | 실험군 | 3.87(1.23) | 4.00(1.03) | 4.00(1.09) | .326 | .141 | |
| 대조군 | 4.12(1.00) | 3.92(1.27) | 4.11(1.49) | ||||
| 심신연결성자각 | 실험군 | 4.20(1.15) | 4.46(.89) | 4.61(.82) | .502* | .307 | |
| 대조군 | 4.56(.94) | 4.31(.91) | 4.66(1.00) | ||||
| 감각복귀 | 실험군 | 3.78(1.21) | 4.00(1.10) | 4.11(1.03) | .369 | .343 | |
| 대조군 | 4.07(1.19) | 3.93(1.14) | 4.06(1.21) | ||||
| 신뢰 | 실험군 | 3.91(1.31) | 4.15(1.22) | 4.36(.85) | .310 | .487* | |
| 대조군 | 4.28(1.03) | 4.22(1.21) | 4.25(1.38) | ||||
한편, 주의조절 소척도의 추적 시기를 제외한 건강관리 자기효능감과 신체자각 모든 소척도에서 실험군의 평균 점수는 대조군에 비해 사전, 사후, 추적 시점에 걸쳐 일관되게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종합하면,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및 신체자각 척도의 총점 및 대부분의 소척도에서 실험군의 평균 점수가 측정시기 동안 꾸준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및 신체자각의 총점과 일부 소척도의 경우에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사후 또는 추적 시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정신건강 지표 변화와 심리적 요인의 관계
본 프로그램의 추적 시점에서 유의한 효과가 관찰된 외상 후 스트레스와 신체증상 수준을 종속변수로 하고,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총점, 신체자각 총점, 우울을 추가로 투입한 혼합효과 선형 회귀 모형 분석 결과는 표 7과 같다. 두 모형 모두에서 추적 시기의 완화 효과가 유지되는 가운데, 신체증상을 종속변수로 한 모형에서는 신체자각 총점의 증가는 신체증상의 감소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023, p<.05).
표 7.
심리적 요인 추가 모형 분석 결과
| 변인 | G*T2 | G*T3 |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 신체자각 | 우울 | χ2 |
|---|---|---|---|---|---|---|
| 외상 후 스트레스 | .119 | -.887** | .001 | -.005 | .121*** | 35.02*** |
| 신체증상 | -.545 | -2.370** | -.010 | -.023* | .480*** | 80.29*** |
특히, 신체자각은 우울을 통제한 이후에도 신체증상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한편, 공존질환으로 알려진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β=.121, p<.001)와 신체증상(β= .480, p<.001) 또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2: 질적 분석
프로그램 참여 경험 및 변화 과정에 대한 질적 주제 분석
프로그램 참여자 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질적 주제 분석 결과, ‘마음, 쉼표’ 프로그램을 통해 신체, 정서, 사고 측면에서 다양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과정에서 총 19개의 의미 단위가 도출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4개의 범주와 2개의 핵심 개념이 도출되었다. 최종적으로 분석 결과는 ‘내적 자기 인식의 확장’과 ‘자기조절 역량 강화’라는 두 가지 주요 주제로 정리되었다(표 8).
내적 자기 인식의 확장
연구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통해 신체자각이 향상되고 자기 이해와 성찰이 증진되면서 내적 자기 인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돌보는 능력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었다.
신체자각 향상.
연구 대상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신체자각의 하위요인인 감각자각, 심신연결성자각, 감각복귀, 감각수용, 신뢰 전반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참여 후 참여자들은 신체적 긴장이나 불편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리게 되었다.
“소진 교육하고 나서 전환점 좀 더 나 자신을 좀 많이 살피는 거죠. 내가 진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괜찮은지를 항상 살펴요. 내 몸이 어딘가에서 이거 좀 스트레스 해갖고 좀 이렇게 어깨가 뭉친다든지 배가 아프다든지 이런 거 혹시 그게 아닌가라고 좀 자꾸 돌아보는 이런 시간을 갖고 있어요.”
(연구 대상자 5, 감각자각)
연구 참여자들은 심리적 불편감이 높아질 때 일상에서 요가와 명상, 복식 호흡과 같은 심신중재요법을 통해 신체 감각으로 주의를 돌려 안정감을 회복하는 경험을 보고하였다. 또한 연구 참여자 3은 불안이나 두려움으로 인한 신체 반응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정서적 고통이 완화되는 효과를 경험하였다.
“그전에는 내가 어떤 마음인지 잘 몰랐는데 제가 7살 때 물에 빠진 적이 있어요. 그래서 물에 대한 그런 공포라든가 어떤 물 재난이 뉴스에 나오면 약간 그런 게 그때의 일이 떠올라요. (중략) 그러면 이제 유튜브 틀어 놓고 요가나 아니면 명상해서 복식 호흡하고 이런 거 해요. 그럼 조금 가라앉더라고요. 신체적인 두통이 있다든가 이런 것도 가라앉고 그런 거 이용하고 있어요.”
(연구 대상자 4, 감각복귀)
“조금 온몸이 떨리는 듯한 무섭고 긴장된 상황에서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그냥 숨기고 뭔가 좀 참아내는데 (중략) 그거(TRE)를 하고 난 이후에 뭔가 똑같이 막 몸이 떨릴 만한 긴장 상황에서 내 감정을 그냥 꾹꾹 안 눌러놓고 뭔가 내가 지금 좀 무섭구나 뭔가 온몸이 이렇게 떨리는 거를 굳이 이렇게 참아내려고 하지 않았었던 것 같아요. 그냥 무서우면 이렇게 떨고 막 이렇게. (중략) 억누르지 않는 게 향상된 것 같아요. 그래서 무서우면 무서운 대로 그냥 다 느끼고 그렇게 하니까 난 무서울 수 있지 뭐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좀 더 편해지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연구 대상자 3, 감각수용)
연구 대상자 5는 치유요가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 상태에 따라 동작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신체 감각과 판단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자기 이해와 성찰 증진.
연구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서, 생각, 상태를 돌아보는 경험이 향상되었고, 일상에서 잘 인식하지 못했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참여자 4는 평소에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 점을 주요 효과로 언급하였다.
자기조절 역량 강화
연구 참여자들은 건강관리 행동에 대한 자기효능감이 증진되면서, 일상에서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상태를 인식하고 이를 조절하려는 행동이 적극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인식하고 이를 완화하려는 시도를 하며, 업무와 개인 생활 간의 경계를 설정하고 일상 속 여유 있게 행동하는 등의 사고 및 행동 변화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참여자들이 자기돌봄과 관련된 행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조절하는 역량이 강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강화.
연구 대상자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운동관리, 정서관리, 스트레스관리 등의 영역에서 건강관리 자기효능감이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연구 대상자 5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하였고, 운동 재개에 대한 동기를 강화했으며, 정서적 관리 전략을 일상에서 적용하는 변화를 보고하였다.
사고와 행동의 변화.
연구 참여자 2는 프로그램 참여 이후 업무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기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현재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균형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갖추게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업무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완화시켰으며, 야근을 줄이고 명확한 업무 경계를 설정하는 등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졌다. 또한 연구 참여자 5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한 템포 쉬어 가는 삶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업무를 하는 제가 어찌해서 막 변할 수 있는 상황들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적당히 이제 나를 좀 챙겨야 된다라는 게 좀 더 생긴 것 같고 같이 갔었던 분들도 그렇고 너무 그렇게 애를 쓰지 말아라 약간 좀 일은 일로만 좀 뒀으면 좋겠다라든지 약간 이런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편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은 해요. 물론 스트레스가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우선은 너무 그렇게 매달리고 맨날 야근을 하고 이런 거는 조금 줄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연구 대상자 2)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양적·질적 통합 분석 결과
프로그램 참여에 따른 효과를 양적·질적 통합 분석 결과, 양적 분석에서 확인된 변인들의 변화는 질적 자료에서 보고된 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다(표 9). 양적 분석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신체증상, 건강관리 자기효능감과 신체자각 및 일부 하위요인에서 사후 및 추적 시점의 유의한 변화와 함께 실험군의 전반적인 향상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향상은 질적 분석에서 확인된 자기 인식의 증진 및 신체 감각 기반 자기조절 전략의 일상적 활용 경험을 통해 그 변화 과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었다.
표 9.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양적·질적 통합 분석 결과
| 영역 | 양적 결과 | 질적 결과 | |
|---|---|---|---|
| 집단×시기 변화 양상의 차이 | 실험군 향상 양상 | ||
| 외상 후 스트레스 | 추적↓ | ○ | ·외상 기억 활성화 시 신체 기반 안정화 전략 활용 → 심리적 안정 경험 |
| 신체증상 | 추적↓ | ○ | ·신체증상을 스트레스 신호로 인식 및 조절 → 신체증상 완화 |
| 건강관리 자기효능감 | 사후↑ | ○ | ·몸·마음 상태를 살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려는 태도 강화 ·정서관리, 운동관리 등 실질적 행동 변화로 나타남 |
| - 운동관리 | - | ○ | ·운동 재개 동기 강화 |
| - 질병관리 | 사후↑ | ○ | - |
| - 정서관리 | 사후↑ | ○ | ·부정 정서에 대한 수용 증가 및 긍정적 정서관리 전략 적용 |
| - 영양관리 | - | ○ | - |
| - 스트레스관리 | - | ○ | ·스트레스 반응 인식에 기반한 자기조절 전략 사용 |
| - 건강행동관리 | - | ○ | - |
| 신체자각 | 추적↑ | ○ | ·정서-신체 연결성 및 신체 감각 인식 증가 ·각성 조절 및 스트레스 완화 경험 |
| - 감각자각 | 사후↑ | ○ | ·스트레스와 신체 반응에 대한 인식 증가 |
| - 감각수용 | 추적↑ | ○ | ·부정적 신체 감각 수용을 통한 정서적 안정 경험 |
| - 주의조절 | - | - | - |
| - 심신연결성자각 | 사후↑ | ○ | ·스트레스와 신체 반응 간의 연결성 인식 |
| - 감각복귀 | - | ○ | ·신체 감각으로 주의 전환하여 정서 안정 |
| - 신뢰 | 추적↑ | ○ | ·자신의 신체 감각과 판단에 대한 신뢰 강화 |
논 의
본 연구는 재난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을 결합한 단기 집단 심리개입 프로그램인 ‘마음, 쉼표’의 효과를 혼합연구 설계를 통해 검증하였다. 주요 결과와 그 함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프로그램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과 신체증상에서 추적 시점에 프로그램 참여 집단의 증상 감소가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재난 대응 인력과 같이 높은 스트레스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집단에게 단기 집단 중재가 심리적· 신체적 회복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 따르면, 재난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한 심리교육 기반 개입이 자기 인식과 조절 전략을 강화함으로써 스트레스 수준을 감소시키고 적응 자원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Mao et al., 2025). 또한 신체 기반 중재의 작동 기전을 설명한 연구에서는 심신중재요법이 각성 수준과 신체 감각에 대한 자각을 향상시키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즉각적인 정서 조절을 수행함으로써 정신건강 문제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Haeyen, 2024). 본 연구 결과 역시 이러한 선행 연구의 흐름과 일치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및 신체증상의 감소는 이러한 심리교육적 요소와 신체자각 기반 조절 전략이 결합되어 작동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우울 수준은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우울은 재난 대응 인력의 정신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이지만, 인지적 왜곡, 동기 저하, 환경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복합적인 특징으로 인해, 단기 개입만으로는 유의미한 수준의 우울 변화를 가져오는 데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증상 감소 여부와 더불어 프로그램이 어떤 심리적 기전을 통해 효과를 발휘하였는지를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건강관리 자기효능감과 신체자각이 유의하게 향상되었으며, 특히 신체자각의 증가는 추적 시점에서 신체증상의 감소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체 감각에 대한 인식과 각성 조절의 변화가 신체증상의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행 논의와 맥락을 같이한다(Eriksson et al., 2007). 특히 신체자각은 우울을 통제한 이후에도 신체증상을 유의하게 예측하였으며, 해당 효과가 단순한 정서 개선의 결과라기 보다 신체 반응 인식과 각성 조절이라는 비교적 독립적인 경로를 통해 나타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질적 분석에서도 이러한 과정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을 통해 자신의 신체 감각과 스트레스 반응을 이전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를 억제하거나 무시하기보다는 스트레스 신호로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의 변화를 보고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호흡 및 이완 전략의 자발적인 실천으로 이어졌으며, 참여자들은 이러한 조절 전략을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참여자는 이러한 변화가 신체증상의 완화 경험으로 이어졌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심신중재요법이 신체 반응에 대한 인식 변화와 자기조절 과정을 통해 정신건강 지표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 선행 연구들(Haeyen, 2024; Rahmayanti et al., 2021; Pérez-Peña et al., 2022)의 결과를 뒷받침하며, 본 프로그램의 작동 기전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셋째, 본 연구는 혼합연구 설계를 적용함으로써 프로그램 참여 이후 나타난 변화 양상을 다층적으로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양적 분석에서 확인된 정신건강 지표와 심리적 요인의 향상은 질적 분석을 통해 자기 인식의 확장과 신체 감각 기반 자기조절 전략의 일상적 활용 경험을 통해 그 변화 과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재난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한 중재 연구에서 프로그램 효과가 단순한 증상 변화뿐 아니라 참여자들의 실제 삶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경험되고 적용되는지를 함께 탐색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향후 심리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 검증 및 개선에 중요한 방법론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의 한계와 보완할 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을 통합한 개입으로 설계되어 각 치료적 요소를 구분하여 각각의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프로그램 효과가 어떠한 구성 요소에 의해 주로 나타났는지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후속 연구에서는 참여자 모집 및 연구 설계 단계에서 보다 정교한 집단 배정이나 요인 설계를 적용하여 각 구성 요소의 효과를 개별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소진과의 관련성을 충분히 논의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소진은 개인의 심리적 특성뿐 아니라 조직 환경의 영향을 함께 받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개인 수준의 단기 개입만으로 그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조직 차원의 지원 요소를 함께 고려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추적 기간 동안 참여자의 개인적 상황이나 조직 환경의 변화 등 외부 요인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이는 대부분의 치료 및 개입 효과성 연구가 가지는 유사 실험 설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제약이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표본 수의 확대, 무작위 배정의 강화, 공변량 통제 등 보다 정교한 통계적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이러한 제약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1개월 추적 시점까지의 효과만을 검증하였으며, 보다 장기적인 효과의 지속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프로그램 효과가 3개월 또는 6개월 이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추후 연구에서 장기 추적 설계를 포함하여 프로그램 효과성을 체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마음, 쉼표’ 프로그램은 다양한 직군의 재난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수행되고 있으나, 본 연구 참여자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참여자의 직무 특성, 인구통계학적 특성 및 재난 대응 경험 수준을 세분화하여 분석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또한 질적 면담 참여자는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모집되었기 때문에 재난 대응 경험 여부를 고려한 참여자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 결과를 전체 재난 대응 인력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직군별 특성과 재난 대응 경험을 고려한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단기 집단 심리개입 프로그램이 재난 대응 인력의 정신건강 증진과 그 효과의 유지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변화가 신체자각과 건강관리 자기효능감의 향상이라는 심리적 기전을 통해 설명될 수 있음을 혼합연구 설계를 통해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재난 대응 인력이 직무 특성상 반복적인 외상 노출과 복합적이고 누적된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기 쉽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체 반응에 대한 인식과 자기조절 역량의 향상은 심리적 회복을 촉진하는 중요한 보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심리교육과 심신중재요법을 통합한 근거기반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며, 재난 대응 인력의 정신건강 지원을 위한 조직 및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 체계 마련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를 갖는다.
참고문헌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2025).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LSW/lsInfoP.do?lsId=0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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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s, A., Bovin, M. J., Smolenski, D. J., Marx, B. P., Kimerling, R., Jenkins-Guarnieri, M. A., Kaloupek, D. G., Schnurr, P. P., Kaiser, A. P., & Leyva, Y. E. (2016). The primary care PTSD screen for DSM-5 (PC-PTSD-5): development and evaluation within a veteran primary care sample.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31(10), 1206-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