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기는 과도기적 발달단계로 대학생들은 정체감 형성, 대인관계, 진로 선택 등의 주요 과업 달성을 위해 다양한 심리적․사회적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이은희, 2004; 조성경, 최연실, 2014; Biasi et al., 2017). Arnett(2000)은 대학생 시기를 ‘새롭게 성장하는 성인기’로 개념화하고, 이 시기는 심리상태가 불안정하여 특히 우울 같은 부정적 감정을 빈번하게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Kobasa(1979)는 스트레스를 주는 생활 사건들이 대학생의 우울을 유발시킨다고 했으며, Erikson(1978)은 자아 정체감을 형성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우울은 정신병적인 장애로 발전되기 쉽다고 하였다(Beck & Young, 1978). 이렇듯 우울이 다양한 위험요인들과 자살의 관계를 매개하고(강석화, 나동석, 2013; 박재연, 2010),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자살 태도가 높아진다는 선행연구 결과들은 우울 연구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강상경, 2010; 홍영수, 전선영, 2005).

세계보건기구(2017)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에 해당하는 3억 2,200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으며, 이는 2005년에 비해 18.4% 증가한 수치이다. 우리나라 또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대 우울증 환자의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1). 최미경(2003)은 대학생들의 26.8%가 우울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2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점(정은선 외, 2017)을 고려할 때 대학생의 우울은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대학생들의 우울에 주목하고자 하는 이유는 우울의 경험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높고, 대학생 시기에 우울 증상이 지속될 경우, 학업과 진로 선택 등 발달과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Eisenberg et al., 2007). 또한 성인기에 경험하는 우울 증상은 각 개인에게 직업적․사회적으로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우울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입 및 예방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들어 우울과 관련된 정서적 요인으로 정서 조절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정서 조절이란 정서에 대한 자각, 이해 및 수용을 통해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감소하고자 하는 것으로 개인의 안녕감과 적응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며, 부적절한 정서 조절 방식은 정신 병리와 깊은 연관이 있다(Cicchetti et al., 1995; Bonanno, 2001). 국내의 선행연구들에서는 정서 인식 명확성(박한창, 심혜원, 2019; 사민서, 김영근, 2019; 이서진, 김은하, 2016), 인지적 정서 조절전략(강현주, 2017; 이유현, 2017) 정서 표현(강보경, 최한나, 2022;이태영, 송미경, 2017)등의 변인들과 우울과의 관련성을 보고하였다.

또한 자기 가치와 관련된 인지적 요인들도 우울을 유발하는 주요 변인으로 여러 연구를 통해 그 관련성이 검증되었다. 자존감은 자기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이자(Rosenberg, 1965) 인간의 정신건강과 내적 경험을 이해하는 핵심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Beck(1979)은 우울증의 주요 구성요소로 부정적 자기 평가, 즉 낮은 자존감을 포함시켜 설명하였고, 국내 선행연구들에서도 낮은 자존감과 우울의 높은 관련성이 꾸준히 검증되었다(김갑숙 외, 2009; 심희옥, 1998; 윤선자, 2003). 이렇듯 자존감은 전반적으로 높고 낮음이라는 단순한 개념적 틀로만 우울을 설명하고자 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연구에서 자존감의 다각적인 측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권혜수, 최윤정, 2017). Crocker와 Wolfe(2001)는 자존감 수준의 높고 낮음 뿐 아니라, 개인의 자존감이 어떤 특정 영역에 수반되어 있는가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자존감 수준보다 우울 증상의 발생에 있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Crocker, 2002). 이러한 주장은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왔으며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영역에 따라 우울과 서로 다른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영역에 따라 우울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부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울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각 영역과의 관계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가치감이 어떤 영역에 수반되어 있느냐에 따라 우울을 유발하는 사건이 우울 증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지준과 권석만(2014)의 연구에서는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타인 승인이 애착불안과 실연 스트레스의 관계에서 조절 변인의 역할을 하였는데, 자기가치감의 타인 승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애착불안이 실연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지각한다는 것이다. Crocker 등(2003)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학업적 우월감이 높은 학생들은 평상시에 자존감이 낮고 부정적 정서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발그니와 류정희(2012)의 연구에서도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학업적 우월감이 높을수록 대학 생활 적응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영역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와 관련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의 우울을 설명하는 변인으로 자기가치감 수반성(External Contingencies of Self-Worth)에 초점을 두고자 하였으며 부정적인 결과와 더 많이 관련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우월성 및 타인 승인과 우울과의 관계를 종합적이고 역동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자기가치감 수반성

자존감(self-esteem)은 우울과 관련된 주요 변인 중 하나로 낮은 자존감은 동기의 부족, 자살 사고 등의 부정적인 결과와 연관된다(Harter, 1999). 그러나 자존감을 연구한 다른 후속 연구들에서 자존감 수준의 높고 낮음으로만 자존감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제한된 관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Crocker & Knight, 2005). Baumeister(1998)는 높은 자존감이 항상 더 나은 학업성취, 직업적 수행, 리더십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낮은 자존감이 폭력, 흡연, 음주, 마약, 성적 행동 등과 항상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을 검증하였고, 자존감이 높아도 학업성취가 낮은 학생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들이(Smelser, 1989; Dawes, 1994; Baumeister, 1998)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Crocker와 Wolfe(2001)는 개인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에서의 성취와 유능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중요성 가설(James, 1890)’을 토대로 ‘자기가치감 수반성 이론(Contingencies of Self-Worth Theory)’을 제안하였다. 자기가치감 수반성이란 개인이 자신의 자존감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기는 특정한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자기 평가로, 그 영역에서 자신이 세운 기준을 충족시키는 정도에 따라 자존감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즉, 인간은 특정 영역에서 성공을 추구하거나 실패를 피함으로써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 보호 및 고양하고자 하며, 그 영역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에 따라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고 보았다(Crocker et al., 2003). 특정 영역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따라 자존감 수준이 달라질 때, 자존감은 해당 영역에 수반(contingent)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른 자존감의 변화가 클수록 수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특정 영역에서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높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자존감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자기가치감이 해당 영역에서의 성공 또한 실패에 따라서 좌우된다(수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Ferris et al., 2009). 종합해보면, 전반적 자존감의 수준과 자기가치감 수반성 영역은 서로 독립적 관계이며(Crocker et al., 2003),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특정 영역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여 이 기준의 충족 여부에 따라 자존감 수준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는 측면에서 전반적 자존감 수준을 보완하는 중요한 구성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Crocker & Wolfe, 2001).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관련된 연구들은 종종 외적 가치감 수반성(타인 승인, 외모, 경쟁, 학업적 우월감, 가족의 지지)과 내적 가치감 수반성(신의 사랑, 도덕성)으로 구분하여 연구되어왔다. 일반적으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내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에 비해 정서적 고통이나 문제행동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와 더 많이 관련되어 있다(Crocker et al., 2004; Sanchez & Crocker, 2005). 이는 내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타인이나 상황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지 않는 내적인 측면에 기인하는 반면,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타인의 승인, 보상의 추구, 경쟁에서의 승리 등과 같은 불안정한 외부적인 조건에 지속적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Crocker, 2002; Kim & Williams, 2009). 우울, 분노, 알코올 문제, 약물 사용과 같은 부적응적인 문제는 외적 가치감 수반성과 정적 상관을, 내적 가치감 수반성과는 부적 상관을 나타냈으며(Burwell & Shirk, 2006; Crocker, 2002; Sargent et al., 2006; Kim & Williams, 2009), 5 요인 성격과의 상관연구에서도,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신경증과 정적 상관을 보이고 우호성 및 성실성과는 상관을 보이지 않는 반면, 내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우호성 및 성실성과는 정적 상관을 보이고 신경증과는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Crocker et al., 2004).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중에서도 타인 승인과 외모에 대한 수반성은 특히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종단 연구에서(Crocker, 2002; Crocker & Knight, 2005), 입학 직후 측정한 타인 승인과 외모에 대한 강한 수반성이 입학 전 우울의 정도를 통제한 후에도 한 한기 후의 우울 증상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자기가치감 수반성을 측정한 후, 1년 후의 알코올 및 식이 문제의 정도를 관찰하였는데, 전반적 자존감과 인구통계학적 변인들을 통제한 후에도, 외모에 대한 높은 수반성은 더 많은 알코올과 섭식 문제로 이어졌으며, 신의 사랑과 도덕성에 대한 수반성은 이러한 문제의 더 적은 발생 혹은 감소로 연결되었다(Crocker et al., 2004). 또한 어린 시절의 학대 경험과 성인기 이후의 약물남용과의 관계 연구에서도, 외적 가치감 수반성의 외모와 타인 승인은 위험요인의 역할을 하였고, 내적 가치감 수반성인 신의 사랑과 도덕성은 보호 요인의 역할을 하였다(Kim & Williams, 2009).

위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제3의 변인을 포함하여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타인 승인 및 우월감과 우울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설정한 제3의 변인은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이다.

심리적 수용

수용(acceptance)은 개인의 인생에서 발생하는 사적 경험을 활성화하고 자각하여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되며, 비록 그 경험이 심리적인 손상을 주는 것일지라도 그 사건의 빈도와 내용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Hayes et al., 2006). 수용은 경험 회피로 인한 심리적 경직성을 심리적 유연성으로 변화하도록 하는 대안적 개념으로(Hayes et al., 2006)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느끼는 것을 더 잘 하도록 돕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심리적 건강 및 삶의 질과 관련된다(Hayes et al., 1999).

심리적 수용(psychological acceptance)은 인지행동치료의 제3 동향 내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수용-전념 치료(Acceptance Commitment Therapy: ACT)의 핵심적인 개념이다(Hayes, & Smith, 2010). ACT에서는 언어가 지닌 속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경직성이 정신 병리나 심리적 고통의 기원이며, 심리적 경직성은 언어가 경험 회피(experiential avoidance)와 인지적 융합(cognitive fusion)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반응 범위를 좁힌 결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문현미, 2006). 수용의 반대개념인 경험 회피는 병리적 과정으로 추정되는 개념이며, 개인이 특정한 사적 경험(신체감각, 정서, 사고, 기억, 행동 성향 등)과 접했을 때 그것의 빈도와 내용을 변화시키려고 시도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Hayes et al., 1996). 심리적 수용은 이러한 심리적 경직성을 지닌 내담자에게 수용과 인지적 탈 융합을 획득하도록 돕고 가치에 근본을 둔 행동을 증가시키도록 한다(Hayes et al., 2006). 수용은 내면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며 개인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심리적 과정이라 정의하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생각은 생각, 감정은 감정임을 받아들일 때 반응의 선택 범위가 넓어지며, 생각하기와 느끼기의 과정을 알아차리게 되면서 세계를 구성하는 행위를 자각하게 된다(Hayes, 2004a).

심리적 수용과 관련된 국내의 선행연구들에서, 심리적 수용이 우울, 불안, 피해 사고, 자존감과 같은 변인을 유의하게 예측하였고, 수용이 높은 집단은 비교 집단에 비해 우울과 피해 사고가 낮음을(이훈진, 2009) 검증하여 우울을 비롯한 심리적 적응 관련 문제에 있어서 수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과 치료적 개입과 예방적 측면에 있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또한 최예종과 조용래(2009)의 연구에서는 문제 해결 처치에 비해 수용 처치에서 사후 우울 수준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하였으며, 심리적 수용이 높을수록 외상 후 성장 수준이 향상되었고(박예슬, 2013),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느끼는 불안의 수준이 낮았으며(김영자, 2014), 심리적 수용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우울 및 자살 생각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을 검증함으로써(양수연, 신현균, 2013) 원치 않는 내적 경험들에 기꺼이 머무르고 수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자기 자비

자기 자비(self-compassion)는 불교의 근본 사상인 자비에서 유래된 개념이다. 자비(慈悲)는 무아(無我)사상을 바탕으로 즐거움을 주고 고통을 제거해주는 지극한 사랑을 의미하며 사랑과 연민의 뜻을 함께 포함한 것으로, 이기적인 탐욕에서 벗어나고 넓은 마음으로 질투심과 분노의 마음을 극복할 때에만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불교의 가르침인 청정도론(淸淨道論; Buddhaghosa, 2005; 김경의 외, 2008)에 따르면 자비는 자신에 대한 자비와 타인에 대한 자비를 모두 포함하며, 타인에게 자비를 베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 대한 자비로운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Neff(2003a)는 불교의 자비를 수용하여 자신에 대한 자비에 초점을 맞추고 개인이 살아가면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고통과 문제를 다루는 삶의 태도로 자기 자비를 제안하였고 이를 자기 친절(self-kindness), 보편적 인간성(common humanity), 마음 챙김(mindfulness)이라는 3개의 하위요인과 각각 반대되는 자기 판단(self-judgement), 고립(isolation), 과잉 동일시(over-identification)라는 3개의 대립요인으로 구성된 다차원적 개념으로 보았다. 즉, 자기 자비란, 부정적인 상황이나 감정 혹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경험할 때, 이를 인간 전체가 경험하는 보편적 경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수용적이고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를 유지하며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들을 축소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Neff, 2003a, 2003b). 다시 말해, 자기 자비는 자신의 고통을 완화시키는 건강한 형태의 자기수용이다(박세란, 이훈진 2015).

자기 자비는 자신의 이미지를 기분 좋게 관리하는 자존감과는 다르게 모든 인간이 강하고 약함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존중하는 것(Neff, 2009, 2011b; Gerner, 2009)이라 하였다. 즉, 현재 순간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비록 약하고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훌륭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자기 자비의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진정시키고 안정감을 느끼도록 만족 위로 체계(contentment-soothing system)를 구동시켜 사랑받는 느낌의 안녕감과 내적인 고요, 타인들과의 연결감을 가져오는 일련의 심리적 과정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을 통해 부정 정서를 해소하고 이겨낼 자원을 제공하며 자기조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Gilbert & Irons, 2005).

자기 자비와 관련된 선행연구들에서, 높은 수준의 자기 자비는 행복감, 사회적 유대감, 만족감, 자아 탄력성, 자기 주도성, 긍정 정서, 공감 능력과 용서 등의 긍정적 속성과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스트레스, 자기 비난, 반추, 완벽주의 등의 부정적 속성과는 부적 상관을 보였다(심은수, 2013; Neff & Pommier, 2012; MacBeth & Gumley, 2012; 조용래, 2011; Neff & McGeehee, 2010; Allen & Leary, 2010; Neff & Vonk, 2009; Brian & Walrtz, 2008; Neff et al., 2007; Adams & Leary, 2007; Neff et al., 2005; Neff, 2003a; Foa et al., 1989). Neff(2011a)는 삶의 만족감, 정서적 지능, 사회적 유대감, 학문적인 목표, 지혜, 호기심, 행복, 낙관성 등의 긍정 정서와는 낮은 수준의 자기 비난이, 우울, 불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 완벽주의 등 부정 정서와는 낮은 수준의 자기 자비와의 관련성을 밝혔다. 그 밖의 선행연구들에서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Neff, & Vonk, 2009; 김가희, 2014; 박정하, 2016; 서은아, 2017; 김광진, 2017; 김민서, 2017; 조영희, 2017; 박세현, 2018) 자기 자비가 우울 수준을 낮추고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와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는 우울증에 대한 상위 인지 모델의 핵심적인 요소인 인지적 자각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자기가치감이 다른 사람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에 기반하거나 타인의 승인에 수반하더라도 스스로가 상황을 통제하면서 대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울과 같은 부적응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변인들 간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우울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적․실천적 개입으로써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역할에 대한 함의를 제공하는 것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 연구 문제 1.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우울, 심리적 수용, 자기 자비는 유의한 상관이 있을 것이다.

  • 연구 문제 2.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를 심리적 수용이 매개할 것이다.

  • 연구 문제 3.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를 자기 자비가 매개할 것이다.

  • 연구 문제 4.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를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가 순차적으로 매개할 것이다.

그림 1.
연구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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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법

연구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과제관리번호 20-1-R-01)을 받아, 이에 따른 연구윤리를 준수하여 진행되었다. 연구에 참여하기 전, 연구 참여자들은 연구의 목적, 연구자에 대한 소개 등을 읽고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 의사를 밝힌 후 설문에 응답했으며, 설문 응답의 사례로 연구 참여자들에게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이 지급되었다. 설문을 통한 자료수집에는 총 300명이 참여하였으며, 300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전체 300명 중 남학생 150명(50.0%), 여학생 150명(50.0%)이었다. 연구 참여자의 연령분포는 19세~30세로 22~25세(63%)가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다. 재학 학년은 4년제 4학년이 171명(57.0%)으로 가장 많았고 4년제 3학년 59명(19.7%), 4년제 2학년 37명(12.3%), 전문대 2학년 16명(5.3%), 전문대 3학년 7명(2.3%), 전문대 1학년 6명(2.0%), 4년제 1학년 4명(1.3%) 순이었다. 본 연구에 사용된 척도는 한국판 자기가치감 수반성 척도(K-CSWS), 한국판 우울 증상 척도(K-CES-D), 한국어판 수용-행동 질문지-Ⅱ(K-AAQ-Ⅱ), 한국판 자기 자비 척도(K-SCS)로 구성된 자기 보고식 검사이며 총 검사소요 시간은 약 20분이었다.

연구 도구

한국판 자기가치감 수반성 척도(Korean Version of Contingencies of Self-Worth Scale: K-CSWS)

본 연구는 Crocker 등(2003)이 개발한 자기가치감 수반성 척도(Contingencies of Self-Worth Scale: CSWS)를 이수란과 이동귀(2008)가 번안하여 타당화 한 한국판 자기가치감 수반성 척도(K-CSWS)를 사용하였다. CSWS는 외모, 경쟁, 타인 승인, 학업적 우월감, 가족의 지지, 신의 사랑, 도덕성 등 7개 영역 3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K-CSWS는 타당화 과정에서 우월성(외모, 경쟁, 학업적 우월감), 타인 승인, 가족의 지지, 신의 사랑, 도덕성의 5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본 척도는 ‘매우 동의하지 않음(1점)’부터 ‘매우 동의함(7점)’까지의 7점 Likert 척도이며, 각 영역의 점수가 높을수록 그 영역에 수반된 자기가치감이 높은 것으로 본다. 본 연구는 CSWS가 영역-특정적(domain-specific) 특성으로 인해 외적 자기가치감과 내적 자기가치감으로 구분하여 연구되어 온 점에 착안하여, 특정 하위요인이 좀 더 의미 있는 변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가정하고 주요 관심 요인인 우월성(외모, 경쟁, 학업적 우월감)과 타인 승인으로 구성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20문항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Crocker 등(2003)의 연구에서 보고된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2였고, 이수란과 이동귀(2008)의 연구에서는 .87이었으며, 본 연구에서는 .75로 나타났다.

한국판 우울 증상 척도(Korean Version of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Depression Scale: K-CES-D)

대학생의 우울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Radloff(1977)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우울증 척도(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D epression Scale: CES-D)를 전겸구 등(2001)이 수정 및 보완하여 개발한 한국판 우울 증상 척도(K-CESD)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20문항으로, 우울 감정, 긍정적 감정(역 채점), 신체 행동 둔화, 대인관계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거의 드물게(0점)’에서 ‘거의 대부분(3점)’의 4점 Likert 척도로 평정되며, 점수의 합이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조혜정과 이윤주(2014)의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91로 나타났고 본 연구에서는 .88로 나타났다.

한국어판 수용-행동 질문지-Ⅱ(Korean Acceptance and Action Questionnaire-Ⅱ: K-AAQ-Ⅱ)

심리적 수용척도는 자신의 가치와 목적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면서 생각이나 감정을 기꺼이 수용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로서 ACT 이론에 기초하여 Hayes 등(2004b)에 의해 구성된 수용 행동 질문지-I(Psychological Acceptance & Action Questionnaire-I: AAQ–I)를 Bond 등(2011)이 단일차원의 척도로 개정한 척도를 허재홍 외(2009)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번안하여 타당화 한 한국어판 수용-행동 질문지-Ⅱ(K-AAQ-Ⅱ)를 사용하였다. Hayes(2004b)에 의하면 AAQ-Ⅱ는 기존의 AAQ-I과 높은 상관을 나타내면서 기존 척도보다 더 간결하여 심리측정인 측면에서 볼 때 연구와 치료 장면에서 AAQ-Ⅱ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고 하였다. K-AAQ-Ⅱ는 총 10문항이며,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항상 그렇다(7점)’로 구성된 7점 Likert 척도로 평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심리적 수용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Bond 등(2011)의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84, 검사-재검사 신뢰도는 .81과 .79로 나타났다. 허재홍 등(2009)의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85, 본 연구에서는 .95로 나타났다.

한국판 자기 자비 척도(Korean Version of Self-Compassion Scale: K-SCS)

자기 자비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Neff(2003b)가 개발한 자기 자비 척도(Self-Compassion Scale: SCS)를 김경의 등(2008)이 번안 후 타당화한 한국판 자기 자비 척도(K-SCS)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얼마나 자주 문항의 내용처럼 행동하는지를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5점 Likert 척도로 평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 자비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K-SCS는 자기 자비의 개념을 구성하는 자기 친절, 보편적 인간성, 마음 챙김과, 이와 각각 대립되는 자기 판단, 고립, 과잉 동일시의 6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된다. Neff(2003b)의 연구에서 전체 내적 합치도(Cronbach’s α)는 .92였으며, 김경의 등(2008)의 연구에서는 .87,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91로 나타났다.

자료 분석

대학생의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를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가 매개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모든 자료는 SPSS Version 22.0 프로그램과 AMOS Version 22.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고, 측정 도구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내적 합치도 계수(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주요 변인들의 평균,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를 구하고, 변인 간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다음으로 AMOS Version 22.0을 이용하여 대학생의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독립적․순차적 매개효과를 밝혀 매개변인 간의 인과관계를 검증하였고,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표본 수를 2,000개, 95% 신뢰구간을 설정하고 부트스트래핑을 실시하였다.

결 과

주요 변인의 기술통계 및 상관분석

본 연구의 문제를 검증하기 전에 주요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 왜도와 첨도 등의 기술통계치를 확인하였으며, 결과는 표 1.과 같다. 단일요인으로 구성된 심리적 수용은 척도의 동일차원 내에서 각 문항의 요인 부하량의 크기를 기준으로 임의로(random) 문항을 할당하는 요인 알고리즘 방법(factorial algorithm)을 사용하여 2개의 하위요인으로 분류하여 측정변수를 구성하였고 각각에 대해 심리적 수용1, 심리적 수용2로 이름을 붙여 기술통계치를 제시하였다. 기술통계 분석 결과 변인들의 왜도(skewness)는 -.512~1.442 첨도(kurtosis)는 -.141~1.336 사이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왜도의 기준치 ±2.0, 첨도의 기준치 ±7.0 범주 내에 해당되어 변수들이 다변량 정규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할 수 있다(Curren et al., 1996). 또한 전겸규 등(2001)이 제안한 K-CES-D 절단점을 기준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우울 수준을 파악해본 결과 56.3%가 정상범위(0-20점), 36.3%가 우울증 위험군(21-40점), 7.3%가 우울증 고위험군(41-60점)의 분포를 이루었다.

표 1.
측정 변인의 기술통계 분석
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우월성 4.90 .67 -.23 .77
타인 승인 4.21 .94 -.07 .34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합계 4.73 .60 .15 .06
우울 우울 감정 .76 .68 1.01 .20
긍정적 감정 2.17 .68 -.36 .27
신체 행동 둔화 .86 .66 .80 -.14
대인관계 .56 .82 1.44 1.11
우울 합계 1.05 .58 .67 -.53
심리적 수용 심리적 수용1 4.25 1.01 -.23 .33
심리적 수용2 4.18 .92 -.27 .47
심리적 수용 합계 4.22 .91 -.23 .46
자기 자비 자기 친절 3.00 .59 -.40 .95
보편적 인간성 3.07 .58 -.24 .87
마음 챙김 3.00 .48 -.20 .52
자기 자비 합계 3.02 .48 -.51 1.34

잠재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표 2.와 같다. 상관분석 결과 측정 변인들 간에 p<.01수준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심리적 수용(r=-.419, p<.01), 자기 자비(r=-.462, p<.01)와 부적 상관을, 우울(r=.294, p<.01)과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심리적 수용은 자기 자비(r=.701, p<.01)와 정적 상관을, 우울(r=-.644, p<.01)과 부적 상관을 보였으며, 자기 자비는 우울(r=-.511, p<.01)과 부적 상관을 보여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우울, 심리적 수용, 자기 비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표 2.
잠재변인 간의 상관분석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심리적 수용 자기 자비
심리적 수용 -.419**
자기 자비 -.462** .701**
우울 .294** -.644** -.511**
[i]

**p<.01

측정모형 검증

측정 변인들이 잠재변인들을 적절하게 반영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한 측정모형 검증 결과를 표 3.에 제시하였다. 측정모형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χ2(df=39, p<.001)=75.657 CFI=.982, TLI=.975, RMSEA=.056(.037~.075), SRMR=.0438로 산출되었다.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CFI와 TLI가 .90 이상 수치(value)로 좋은 적합도(good fit), RMSEA는 .05~.08로 양호한 적합도, SRMR은 .05 이하로 매우 좋은 적합도를 보였다(Browne & Cudeck, 1993). 측정 변인의 요인 부하량은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387~.758, 우울이 240~.936, 심리적 수용이 .870~.874, 자기 자비가 .848~.891로, p<.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측정 변인들이 각각의 잠재변인을 적절히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 3.
측정모형의 모형 적합도
모형 N χ2 df CFI TLI RMSEA
(95% Confidence Interval)
SRMR
측정모형 300 75.657 39 .982 .975 .056
(.037~.075)
.0438
[i]

***p<.001

연구모형 분석

매개효과를 살펴보기 전에 연구모형의 적합도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모형 검증을 실시하였다. 결과는 표 3.에서 제시한 측정모형의 적합도와 동일한 지수가 산출되어 연구모형의 적합도가 검증되었다. 다음으로 매개효과 검증을 위한 연구모형의 경로계수 및 유의도 검증 결과를 표 4.에 제시하였다.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에서 우울(β=-.234, p<.05), 심리적 수용(β=-.552, p<.001), 자기 자비(β=-.379, p<.001)로 이어지는 경로 모두 유의하여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우울, 심리적 수용, 자기 자비에 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수용에서 우울(β=-.440, p<.001), 자기 자비에서 우울로 이어지는 경로(β=-.513, p<.001)도 유의하게 나타나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가 각각 우울에 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되었고, 심리적 수용에서 자기 자비(β=.605, p<.001)로 이어지는 경로도 유의하여 심리적 수용이 자기 자비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 연구에서 설정한 모든 경로의 유의성이 확인되어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표 4.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
경로 B SE β CR 95% 신뢰구간
하한 상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 우울 -.221 .101 -.234 -2.284* -.570 -.037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 심리적 수용 -.678 .131 -.552 -5.177*** -1.018 -.400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 자기 자비 -.338 .059 -.379 -5.775*** -.512 -.180
심리적 수용 → 우울 -.338 .059 -.440 -5.775*** -.512 -.180
자기 자비 → 우울 -.543 .107 -.513 -5.078*** -.792 -.313
심리적 수용 → 자기 자비 .439 .046 .605 9.589*** .310 .555
[i]

***p<.001, *P<.05

그림 2.
측정모형의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KJP_2023_v42n3_265_f002.jpg

매개효과 검증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와 심리적 수용에서 자기 자비를 거쳐 우울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Shrout와 Bolger(2002)가 제안한 팬텀 변수를 활용한 부트스트랩(Bootstrap) 검증을 실시하였고, 검증 결과는 표 5.에 제시하였다. 심리적 수용의 매개효과(95% Bias-corrected CI= .083~.492)와,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95% Bias-corrected CI= .107~.313)가 p<.001 수준에서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아 유의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심리적 수용에서 자기 자비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매개효과(95% Bias-corrected CI= .083~.263)도 p<.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나 매개 모형이 검증되었다.

그림 3.
연구모형의 경로계수와 요인 부하량
KJP_2023_v42n3_265_f003.jpg
표 5.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의 관계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 검증
구분 경로 B SE 95% 신뢰구간
하한 상한
간접효과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 심리적 수용 → 우울 .229*** .109 .083 .492
간접효과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 자기 자비 → 우울 .184*** .053 .107 .313
간접효과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 심리적 수용 → 자기 자비 → 우울 .162*** .046 .083 .263
[i]

***p<.001

논 의

본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우울, 심리적 수용, 자기 자비의 관계를 파악하고,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의 독립적․순차적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측정 변인 간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은 심리적 수용, 자기 자비와 부적 상관을 나타냈으며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는 우울과 각각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이는 자기 스스로의 가치감이 외모 경쟁, 타인의 인정, 학업적 우월감 등에 높게 수반될수록 우울과 더 많이 관련되며, 높은 기대치 또는 타인의 평가나 인정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인해 과정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어 개인의 정서에 전반적인 부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우울 증상의 관련성(Burwell & Shirk, 2006, Sargent et al., 2006; Bos et al. 2010)을 밝힌 선행연구들과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 검증된 심리적 수용과 우울 간의 부적 상관관계는, 우울 증상을 설명하는 변량의 절반 이상이 심리적 수용의 결핍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Hayes 등, 2004b) AAQ 수용 점수가 Beak 우울 측정치와 -.51의 상관을 나타낸 문현미(2006) 등의 연구 결과와 일관되게 우울 증상을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그 밖의 심리적 수용 관련 연구(Forsyth et al., 2003; Marx & Sloan, 2005; Roemer et al., 2005; Tull et al., 2004; Singer & Dobson, 2007)에서 경험 회피와 우울 간의 관계를 밝혀 우울한 사람의 경우 불쾌한 내적 정서 경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회피 행동을 보이는 것을(Kashdan et al., 2010) 검증하였다. 또한 ACT에서는 우울장애를 개인이 기꺼이 경험하기를 원치 않는 부정적인 내적 사건의 도피로부터 성공하지 못한 시도의 결과로 보았으며(Hayes & Strosahl, 2015), 수용과 관련된 국내 선행연구들도 우울을 감소시키는 수용의 역할을 초점을 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문현미, 2006; 양수연, 신현균, 2013; 최예종, 조용래, 2009; 허예슬, 손정락, 2013; 이서진, 2015).

자기 자비와 우울의 부적인 상관관계는 낮은 수준의 자기 자비와 높은 수준의 우울과 유의미한 관계를 보인 선행연구들(문정순, 2018; 이수민, 양난미, 2018; Neff & McGehee, 2010; Werner et al., 2012; 박정하, 2016; Barnard, Curry, 2011; 김민서, 2017)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자기 자비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을 잘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에 대해 부적절감을 느껴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조현주, 현명호, 2011). 그 밖의 자기 자비와 관련된 연구들에서 주요우울장애 환자들에게 자기 자비가 매우 적응적인 정서 조절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고되었고(강민정, 2019; 박세란, 이훈진, 2015; 정혜경, 2017; Diedrich et al., 2014), 자기 자비의 마음 챙김적 요소가 지닌 알아차림의 과정이 정서 조절을 가능하게 하고, 특히 우울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완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Pauley & McPherson, 2010). 위와 같은 논의를 종합해보면, 본 연구를 통해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가 우울을 유의미하게 예측할 수 있는 치료적․대안적 보호 요인임을 입증하였다.

둘째,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심리적 수용을 매개하여 우울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수준이 높으면 심리적 수용 수준이 낮아져 우울을 높게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심리적 수용이 우울의 수준을 낮추고 심리적 적응과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기제가 될 수 있다고 밝힌 선행연구들(오연경, 2018; 곽원정, 2018; 이서진, 2015; 김혜은, 박경, 2014; 양수연, 2012; Folke et al, 2012; 조민희, 2011)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사민서와 김영근(2018)은 정서 인식 명확성이 심리적 수용을 매개로 우울에 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고, 심리적 수용의 태도가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 긍정적인 매개변인이며(문현미, 2006) 우울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 기제로서의 중요성을 입증하였다(양수연, 신현균, 2013; 이서진, 김은하, 2016; 최예종, 조용래, 2009).

셋째,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자기 자비를 매개하여 우울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수준이 높으면 자기 자비 수준이 낮아져 우울을 높게 경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결과는 자기 자비의 매개효과를 검증한 선행연구들과(서은아, 2017; 김송이, 2012; 이우경, 방희정, 2008; Mehr, Adams, 2016; 김가희, 2014) 일치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Gilbert와 Proctor(2006)는 자기 비판적이고 자기수용을 어려워하는 만성 기분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자비 마음훈련(Compassionate Mind Training: CMT)을 개발하여 처치한 결과 참가자들의 우울, 불안, 자기 비난, 수치심, 열등감 수준이 유의미하게 낮아졌음을 확인하였으며, 국내 자기 자비 개입 프로그램 효과 연구에서 우울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하여(노상선, 조용래, 2013; 박세란, 이훈진, 2015) 자기 자비가 우울을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임을 검증하였다.

넷째,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가 순차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개변인 간의 인과관계가 검증되었다. 이는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높으면 심리적 수용 수준이 낮아져 고통스러운 생각이나 감정, 기억 등을 억제하거나 감소시키거나 통제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심리적 안녕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것이 자기 자비 수준을 낮추는 것에 영향을 미쳐 불안이나 두려움과 같은 내적 경험과 마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억압하거나 상황을 통제하려고 애쓰지만(양경은, 2010) 역설적이게도 회피하려는 시도들로 인해 오히려 더 빈번하고 강력한 여러 심리적 고통이 뒤따르고(신은경, 2012), 결국엔 우울을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강현주, 2017; 문주연, 2015). 이러한 결과는 정서의 수용과 자기 자비의 정적인 관계(김애경, 2020; 류지은, 2021)와 순차적 매개효과를 보고한 선행연구들(이미영, 2020)과 맥을 같이한다.

본 연구의 의의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정서문제로 이어지는 주요 기제로서 정서 조절의 중요성(Mason et al., 2019)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여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우울로 이어지는 과정을 정서 조절의 차원에서 검증했다는 것에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의 기저에 정서 조절이 정서 인식(정서를 알아차리고 이해하는 것)과 정서 조절(정서를 수정하고 약화시키는 것)로 구분될 수 있다는 관점(Gratz & Roemer, 2004)으로, 내적 사건에 대한 정서 인식 과정으로서 심리적 수용과, 정서를 통제하기 위한 대처로서 자기 자비를 함께 검토하고자 했으며,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정서 인식과 정서 수정의 통합적인 정서 조절 과정을 통해 우울로 이어지는 기제를 순차적으로 검증하였다.

또한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는 우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개인의 심리적 건강에 중요한 변인으로서 상담 현장에서 실천적 개입이 가능한 치료적․대안적 보호 요인임을 검증하였다는 것에 또 다른 의의를 가진다.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는 우울증에 대한 상위 인지 모델의 핵심적인 요소인 인지적 자각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우월성이나 타인 승인에 기반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이 높다고 할지라도 심리적 수용이나 자기 자비를 향상시키는 적절한 프로그램의 개입으로 개인의 부적응적인 정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특정 영역에 수반된 자기가치감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경험적 측면에서 개인의 인지구조를 다루는 것이 더 효율적인 개입이라는 점에서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심리적 수용과 자기 자비 향상을 위한 교육 및 훈련프로그램과 같은 실천적 개입에 대한 모색이 시사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 및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과 관련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는 변인들을 보다 다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완벽주의나 실수에 대한 염려 등과 같은 인지적 변인이나 사회적․환경적 변인들과의 추후 연구의 필요성이 시사된다.

둘째, 자기가치감 수반성의 보다 통합적인 이해를 위해 특정 변수에 대한 내적 가치감 수반성과 외적 가치감 수반성의 영향력의 차이에 대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셋째, 본 연구는 모든 변인을 동시에 측정하는 횡단적 연구 방법으로 수행되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를 인과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외적 자기가치감 수반성, 심리적 수용, 자기 자비와 우울의 인과적 관계를 검증할 수 있는 실험연구가 후속 연구로 이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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