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의 마른 몸에 대한 열망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날씬한 몸매에 대한 이미지는 여성들에게 비현실적인 마른 몸을 이상적인 신체상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최근에 이러한 현상은 성인 여성을 넘어서 10대 청소년에게도 더욱 강하게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접하는 신체 이미지는 마른 몸매를 내면화하고 타인의 외모와 몸매를 자신과 비교하는 결과를 야기한다(이상의, 이숙정, 2019). 마른 몸을 이상적인 신체상으로 받아들인 이들은 정상체중 또는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더 마른 몸을 위한 체중 감량을 시도하게 된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9-2021년 20대(19-29세) 여성의 14.8%가 저체중에 해당하였으며, 이들 중 16.2%가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체중감량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김도연 외, 2024). 일부는 체중조절을 넘어서 음식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절식 행위로 이어지며, 이들은 ‘프로아나’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프로아나(proanorexia)란 거식증(anorexia)에 찬성(pro-)한다는 의미의 합성어로, 프로아나 정체성을 지닌 개인들은 극단적으로 마른 신체를 이상적인 신체상으로 여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도한 체중 감량 행위에 관심을 보인다(임하진 외, 2021). 일부 프로아나족 사이에서는 극단적 체중 감량을 위해 이른바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식욕억제제인 디에타민을 과다 복용하거나 불법적으로 거래하는 등 다수의 사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한국경제, 2024). 디에타민은 펜터민 성분이 함유된 약으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신약품으로 분류된 약물로, 과다 복용하면 우울증, 폐동맥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섭식장애는 빠르게 증가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총 5만 213명으로, 2018년 8,321명에서 2022년에는 1만 2,477명으로 49.9%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헬스조선, 2023). 이중 여성 환자가 4만 604명으로 전체의 약 80%에 해당하였다. 이는 남성(9,609명, 19.1%)보다 약 4.2배 많은 수치로, 섭식장애가 여성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헬스조선, 2023). 섭식장애는 신체 합병증을 흔하게 동반하고 쉽게 만성화되어 더욱 문제가 된다. 따라서 섭식장애는 빠른 진단과 개입이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상섭식행동 또는 프로아나와 같은 거식증 증상은 대표적인 섭식장애(eating disorder) 증상 중 하나이다.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에 따르면 섭식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 그리고 폭식 장애(binge eating disorder) 세 가지로 분류된다(APA, 2013). 신경증 식욕부진증은 체중 증가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왜곡된 신체 이미지로 인해 음식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특징을 보이며, 신경성 폭식증은 반대로 반복적인 폭식과 구토, 지나친 운동 등과 같은 보상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폭식 장애는 큰 양의 음식을 짧은 기간 내에 섭취하며 통제할 수 없는 폭식이 최근 3개월간 적어도 주 1회 이상 반복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인지모델(Beck, 1964)의 관점에서 섭식장애는 자신의 체중과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지 및 부정적 신념이 병리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반영된 결과로 이해된다(Fairbum et al., 2003). 자존감의 취약성 효과에 따르면, 이러한 부정적 인지와 신념의 형성에는 낮은 수준의 자존감이 심리적 취약 요인으로 작용한다(Klein et al., 2011; Sowislo & Orth, 2013). 자존감이 낮은 개인은 자신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체중, 외모, 식사 통제와 같은 방식으로 보상하려는 경향으로 인하여 섭식장애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설명한다(Fairburn et al., 2003; Krauss et al., 2023).
한편, 또 다른 이론인 섭식장애의 심리요인 모델은 낮은 수준의 자존감뿐만 아니라 정서 조절, 자기통제 욕구, 대인관계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섭식장애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Serpell & Troop, 2003). 특히 우울, 불안과 같은 부정 정서는 폭식 증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내재화 증상으로서, 섭식행동은 이러한 정서를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Peterson et al., 2012). 이러한 이론적 관점은 자존감 저하, 우울, 불안 등 심리적 문제가 섭식장애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함을 시사하며, 이는 다양한 경험적 연구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Puccio et al., 2016; Swinbourne & Touyz, 2007).
섭식장애는 신체 합병증을 흔하게 동반하고 쉽게 만성화되는 탓에 빠른 진단과 개입이 치료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러한 필요성 하에서 Morgan 외(1999)는 섭식장애 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기보고식 검사인 SCOFF 척도를 개발하였다. SCOFF 척도는 전문가의 해석이 요구되는 기존의 검사와는 달리 비임상 장면에서도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구토 경험(Sick-S), 식이 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Control-C), 급격한 체중 감량(One-O), 뚱뚱하다는 인식(Fat-F), 음식에 대한 집착(Food-F)의 다섯 개 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은 이분형 응답(예/아니오)으로 측정한다. 각 문항은 섭식장애의 주요 행동과 태도를 반영하며, 2개 이상의 문항에 해당하면 섭식장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게 된다. Morgan 외(1999)에서 SCOFF 척도는 섭식장애 위험군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대조군의 87.5%를 정확하게 배제하여 섭식장애 위험군 선별의 유용성을 보여주었다.
SCOFF 척도는 이분형(예/아니오)으로 응답하는 5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간단하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임상 및 비임상 환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개발 이후 프랑스(Garcia et al., 2010), 말레이시아(Wahida et al., 2017), 멕시코(Sanchez-Armass, 2017), 아랍(Aoun et al., 2015)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여러 언어로 타당화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다민족 일반 성인 1,669명을 대상으로 한 Solmi 외(2015)의 연구에서 SCOFF 척도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53.7%와 93.5%로, 위음성이 다소 높지만, 여전히 좋은 수준의 특이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연구에 관한 메타분석 연구에서 SCOFF 척도는 섭식장애 위험군 선별에 있어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 여러 언어로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선별도구임이 입증되었다(Botella et al., 2013). 이후 최근 Kutz 외(2020)가 25개의 타당화 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SCOFF 척도가 식욕부진 신경증과 폭식 신경증을 앓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간단하고 유용한 선별도구임이 입증되었다.
세계 여러 국가 및 문화권에서 사용 가능성이 입증되어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는 한국어판 SCOFF 척도의 신뢰도를 검증한 정도식 외(2005)가 해당 척도가 섭식장애 선별도구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에서는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가 기준치인 .70을 크게 밑도는 .40 수준으로 보고되어, 낮은 신뢰도를 근거로 척도의 사용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몇 가지 측면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다.
첫째, SCOFF 척도는 심리측정학적으로 형성적 측정모형(formaitve measurement model)에 해당한다. 형성적 측정모형은 구성개념이 측정변수의 선형 결합으로 형성되며, 각 측정변수는 독립적인 원인변수로 구성개념을 형성한다(Fornell & Bookstein, 1982). 이때 구성개념은 실체적으로 실재하지 않으며, 개별 문항의 조합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반영적 측정모형과 달리 문항 간 높은 상관 또는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가 필수로 요구되지 않는다(Coltman et al., 2008). SCOFF 척도는 구토 유도, 식사 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 체중 감량, 체중에 대한 집착 등 서로 상이한 증상군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각각 섭식장애라는 구성개념을 형성하는 원인변수로 작용한다. 따라서 SCOFF 척도는 이론적 구조상 형성적 측정모형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타당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한국판 SCOFF 척도의 유용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타당성과 측정모형의 특성을 고려한 올바른 절차에 따라 타당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정도식 외(2005)는 요인분석, 문항반응이론과 같은 분석을 통해 타당도를 검증하지 않고,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와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산출하여 신뢰도만을 검증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제한된 분석만으로 해당 척도가 부적절함을 결론짓고 한국에서의 사용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은 방법론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해석이다.
최근 국내에서 10-20대 여성들의 섭식장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간단하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선별도구의 필요성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SCOFF 척도는 높은 활용 가능성을 지닌 도구이지만, 국내에서는 낮은 내적 신뢰도를 이유로 사용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는 형성적 측정모형의 특성과 타당화 절차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결론의 가능성이 있으며, 올바른 방법론적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선행연구의 제한점을 보완하고, 형성적 측정으로서의 SCOFF 척도의 구조를 고려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판 SCOFF 척도의 신뢰도 및 타당도를 재검토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섭식장애 유병률이 가장 높은 20대 초반의 여성 집단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요인구조를 검증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항반응이론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후 다른 표본을 대상으로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고, SCOFF 척도와 이론적으로 관련되는 개념을 기반으로 수렴 및 변별타당도를 추가로 검증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연구는 기존의 타당화 과정에서 간과되었던 이론적․방법론적 요소들을 반영하여 SCOFF 척도의 국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연구 1
방 법
연구대상
연구 1은 20대 초반(20세 ~ 25세) 여자 대학생을 모집단으로 하여 1차 표본을 수집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3년 9월 27일부터 10월 4일까지 온라인 설문 전문기관(엠브레인)의 연구참여자 모집 풀을 통해 전국 단위로 20대 초반 여자 대학생 300명을 모집하였다. 연구 안내문을 읽은 후 연구 참여에 동의하는 참가자에 한하여 설문을 실시하였다. 자료 수집에 대하여 연구자 소속 대학의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DUIRB202304-21).
측정 도구
한국판 SCOFF 척도(Korean Version of SCOFF; K-SCOFF)
Morgan 외(1999)가 섭식장애를 측정하고 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한 SCOFF 척도는 5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자기 보고식 척도이다. 국내에서는 정도식 외(2005)가 역번역 과정을 통해 한국어로 번안한 바 있어 해당 번안본을 사용하였다. 문항의 내용은 구토 경험(Sick-S), 식이 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Control-C), 급격한 체중감량(One-O), 뚱뚱하다는 인식(Fat-F), 음식에 대한 집착(Food-F)으로 구성된다. 각 문항은 이분형 척도(1=예, 0=아니오)로 측정하며, 총점은 0점부터 5점까지의 범위를 가진다. 점수가 높을수록 섭식장애 위험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연구 절차 및 분석 방법
SCOFF 척도 타당화를 위한 연구1은 아래와 같은 절차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먼저 교차분석을 통해 문항 간 상관(φ)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SCOFF 척도의 요인구조를 확인하였다. 평행성 검사, 스크리 도표, 고유치를 종합적으로 확인하여 SCOFF 척도의 요인 수효를 확인하였다. 이분형 문항이므로 WLSMV로 요인을 추출하였으며, Geomin으로 추출된 요인을 회전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으로 추정된 모형의 합치도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모형에 대한 χ2 검정 결과와 대안적 합치도 지수인 CFI(Comparative Fit Index), TLI(Tucker-Lewis Index), RMSEA (Root-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SRMR(standardized root mean square residual)을 사용하였다. χ2는 5% 유의수준에서 영가설 기각에 실패하는 경우를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지만, 사례수에 민감하다는 특성으로 인하여 대안적 합치도 지수를 함께 고려하였다. CFI(Bentler, 1992)와 TLI(Tucker & Lewis, 1973)는 .95 이상, RMSEA(Browne & Cudeck, 1993)과 SRMR(Hu & Bentler, 1999)은 .08 이하일 때 모형이 자료에 합치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평행성 검사에는 통계프로그램 R과 psych 패키지(Revelle & Revelle, 2015)를 사용하였으며, 탐색적 요인분석에는 Mplus ver.8을 사용하였다.
스크리닝 도구로서 SCOFF 척도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2모수 로지스틱 문항반응이론(2-Parameter Logistic Model, 2PL) 분석을 실시하였다. 2PL 모형은 피험자의 잠재 능력 수준에 따른 응답 확률을 로지스틱 함수로 모델링하는 방식으로, 로지스틱 모형은 계산의 용이성과 추정의 안정성으로 오자이브 모형보다 널리 활용된다(Emberston & Reise, 2000). 2모수 로지스틱 문항반응이론 분석에서는 난이도(difficulty)와 변별도(discrimination) 두 개의 모수를 추정하며, 이를 통해 각 문항이 섭식장애 위험을 얼마나 정밀하게 측정하는지 평가한다. 난이도는 문항의 답을 맞히는 데 필요한 피험자의 능력 수준으로, 높은 난이도의 문항은 해당 문항이 섭식장애의 심각한 징후를 포착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 난이도가 양수이면 높은 능력을 가진 사람만, 반면에 음수는 낮은 능력을 가진 사람만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0.5 미만을 쉬운 난이도, 0.5 이상을 어려운 난이도로 해석할 수 있다(성태제, 2022). 변별도는 문항이 피험자의 능력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 나타내는 모수로, 섭식장애와 관련된 피험자의 특성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를 나타낸다. 이 연구에서는 로지스틱 스케일(D=1)을 기준으로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이는 mirt 패키지의 기본값을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변별도 값이 1인 경우 보통 수준, 1.7 이상인 경우 높은 변별도로 해석할 수 있다(성태제, 2022).
SCOFF 척도의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2요인 모델 기반의 2모수 로지스틱 다차원 문항반응이론(2-Parameter Multidimensional Item Response Theory, 2PL-MIRT)을 적용하였다. MIRT는 응답자가 복수의 잠재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가정하며, 각 문항이 특정 차원에 기여하는 정도를 분석할 수 있다(Reckase, 2009).
이 연구는 비임상군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므로, SCOFF 척도 컷오프(2점)의 적절성을 직접 검증하는 것이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하였다. 이에 따라 개인의 잠재능력(θ)을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컷오프의 적절성을 간접적으로 평가하였다. θ는 문항의 난이도와 변별도를 반영한 확률적 추정값으로, 응답자의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Baker, 2001). θ는 평균이 0, 표준편차가 1인 정규분포를 따르며, 각 문항에 대한 반응 확률은 θ에 따라 변화하는 S-자 형태의 문항반응곡선으로 설명된다(Emberston & Reise, 2000; Hambleton et al., 1991). Embretson과 Hershberger(1999)는 θ가 평균(θ=.5)보다 높은 수준을 진단적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는 위험군 식별을 위한 실용적 기준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두 준거 간의 분류 일치도를 비교하기 위하여 Cohen의 κ 계수와 ROC 분석을 실시하였다. 2모수 로지스틱 다차원 문항반응이론은 통계프로그램 R과 mirt 패키지(Chalmers et al., 2015)를 사용하였다. κ 계수와 ROC 분석은 irr 패키지(Gamer et al., 2012)와 pROC 패키지(Robin et al., 2021)를 사용하였다.
결 과
인구통계학적 특성
연구참여자는 모두 만 25세 이하의 여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평균 연령은 21.62세(SD=1.66)였다. 평균 신장과 체중은 161.56cm (SD=5.08), 54.96kg(SD=9.06)이었다. 체질량지수는 정상체중(n=195, 65.0%)이 가장 많았으며 저체중(n=64, 21.3%), 과체중(n=33, 11.0%), 비만(n=8, 2.7%)이 뒤를 이었다.
SCOFF의 문항 간 상관분석
SCOFF 척도에 대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에 앞서 문항의 분포와 문항 간 관계를 살펴보았다(표 1 참조). 가장 응답 비율이 높은 문항은 문항2(식이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였으며 가장 낮은 비율은 문항3(급격한 체중 감량)이었다.
표 1.
SCOFF 문항 간 상관계수
| 문항 | 1 | 2 | 3 | 4 | 5 |
|---|---|---|---|---|---|
| 1. 구토 경험(S) | 1 | ||||
| 2. 식이 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C) | .09 | 1 | |||
| 3. 급격한 체중 감량(O) | .46*** | .11 | 1 | ||
| 4. 자신이 뚱뚱하다는 인식(F) | .13* | .27*** | .15** | 1 | |
| 5. 음식에 대한 집착(F) | .18** | .38*** | .16** | .20** | 1 |
| M | 0.12 | 0.44 | 0.11 | 0.30 | 0.37 |
| SD | 0.33 | 0.50 | 0.31 | 0.46 | 0.48 |
문항 간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문항1과 문항2, 문항2와 문항3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문항 간에는 비교적 작은 크기 상관이었다(φs=|.13, .46|, p<.05). 대게 반영적 측정모형을 가정하는 다른 척도와 달리, 형성적 측정모형은 반드시 같은 영역을 공유하지는 않기 때문에 상호연관성에 대한 가정이 요구되지 않는다(Coltman et al., 2008). 이러한 측정 특성은 SCOFF 척도가 단일 증상이 아닌 다양한 섭식장애 증상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과도 부합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SCOFF 척도의 형성적 특성을 고려한 분석틀을 적용함으로써 척도의 구조적 적합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SCOFF 척도의 요인구조를 살펴보기 위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요인수효를 확인하기 위하여 평행성검사, 스크리검사 및 요인별 고유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분석 결과, 2요인 모형이 도출되어 2요인 5문항의 요인구조를 확인하였다.
2요인 모형에 대한 χ2 검정 결과, 유의수준 5%에서 영가설 기각에 실패하였다(χ2(1)=0.19, p=.661). 그러나χ22는 사례수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대안적으로 합치도 지수를 살펴보았다. 모든 합치도 지수가 기준 이상으로 이는 2요인 구조가 자료에 합치함을 시사한다(CFI=1.00, TLI=1.04, RMSEA[90% CI]=.00[.00, .17], SRMR=.01).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요인1은 2문항(문항 1, 3), 요인2(문항2, 4, 5)은 3문항으로 구성되었다(표 2 참조). SCOFF 척도의 2요인 구조는 이란(Bazzazian et al., 2022)과 스페인(Muro-Sans et al., 2008)의 타당화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따라서 선행연구와 문항의 내용을 고려하여 요인1(문항 1, 3)을 토하거나 체중 감량의 보상행동과 관련되는 ‘보상행동(purging behavior)’, 요인2(문항 2, 4, 5)를 ‘신체․음식 인지왜곡(Body Image and Eating Cognitions)’으로 명명하였다. 두 요인은 전체 분산의 73.1%를 설명하였으며, 이중 보상행동(요인1)은 49.8%, 신체․음식 인지왜곡(요인2)은 23.4%를 설명하였다.
2모수 로지스틱 다차원 문항반응이론 분석
2PL IRT 분석 결과 2요인 모형에 대한 χ2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χ2(2)=4.10, p= .129). 그러나 모형에 대한 합치도가 모두 기준 이상으로 나타나 2요인 모형이 자료에 합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CFI=.987, TLI=.936, RMESA [90% CI]=.059[.000, .142], SRMR=.036).
또한 SCOFF 척도 문항의 변별도와 난이도를 표 3에 제시하였다. 문항의 변별도는 문항4가 1.00으로 가장 낮았으며, 문항3이 3.16으로 가장 높았다. 문항4를 제외한 네 개 문항이 모두 매우 높은 변별도로, 섭식장애에 대한 변별력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문항4를 제외한 네 개의 문항으로 섭식장애 위험 여부를 효과적으로 구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난이도의 경우 –0.87부터 –4.57까지의 범위를 가져 모든 문항이 쉬운 수준으로, 대부분의 문항이 섭식장애 위험이 경미하거나 잠재적인 경우에도 민감하게 반응함을 시사한다. 즉, 일반인 대상에서도 비교적 쉽게 해당 문항에 긍정 반응을 보일 수 있어, 잠재적 위험군을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는 스크리닝 도구로서의 유용성을 확인하였다.
표 3.
SCOFF 척도의 문항별 변별도 및 난이도
문항반응이론 분석 결과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기 위하여 가장 높은 변별도와 가장 낮은 난이도를 보인 문항 3의 문항특성곡선과 문항정보곡선을 예시로 제시하였다(그림 1 참조; 나머지 문항에 대한 곡선은 부록 참조). 문항특성곡선에서 잠재능력(θ1)이 증가할수록 문항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확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이는 해당 문항이 섭식장애 위험 수준을 효과적으로 변별함을 보여준다. 특히 곡선의 기울기가 가파르게 형성되어 있어, 문항 3이 높은 변별도를 가지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문항 3의 문항특성곡선과 문항정보곡선
Note. X축은 잠재특성(θ)을, 문항특성곡선의 Y축은 문항반응확률, 문항정보곡선의 Y축은 문항 정보량을 나타냄; θ1은 보상행동, θ2는 신체․음식 인지왜곡에 대한 잠재능력(θ)을 의미함.

한편 문항정보곡선에서 잠재능력(θ1)≈0 근처에서 가장 높은 정보를 제공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해당 문항이 평균 또는 약간 높은 수준의 섭식장애 위험군을 가장 정밀하게 측정하는 핵심 문항으로서의 역할을 시사한다.
원척도에서 섭식장애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컷오프인 2점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문항반응이론을 통해 추정된 능력 모수(θ)와 컷오프를 비교하였다(표 4 참조). 원점수 컷오프 기준으로 분류된 위험군의 비율은 40.7%(n=122), θ 값이 0.5 이상인 비율은 22.0%(n=66)였다. 두 컷오프 간 분류는 중간 수준의 일치도를 보였다(κ=.58, p<.001). 민감도는 .76으로 고위험군을 우수하게 식별하였으며, 특이도는 1.00으로 비위험군을 완벽하게 분류하였다. 또한 ROC 분석 결과 AUC는 .88로 좋은 수준의 예측 성능을 보였다. κ 계수와 ROC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SCOFF 척도의 2점 컷오프는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적합한 기준임을 시사한다.
연구 2
방 법
연구 대상
연구 2는 20대 초반(20~25세) 여자 대학생을 모집단으로하여 연구대상자들을 표집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3년 12월 18일에서 12월 21일 동안 온라인 설문 전문기관을 통해 전국 단위로 25세 이하 여자 대학생 120명을 모집하였다. 표집의 독립성을 위하여 연구1과 다른 설문업체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측정 도구
한국판 식사 태도 검사(The Korean version of Eating Attitudes Test-26; KEAT-26)
식사 태도 검사 도구는 이상 식사 행동 평가 및 식사장애 환자의 진단을 목적으로 Garner와 Garfinkel(1979)이 개발하였다. 초기 40문항으로 개발되었으나 Garner 외(1982)가 26문항의 단축판을 개발하였으며, 이민규 외(1998)가 이를 한국판으로 타당화하였다. ‘살이 찌는 것이 두렵다’, ‘먹고 난 다음에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체중조절을 위해 다이어트용 음식을 먹는다’ 등의 26개 문항으로 구성되며, 6점 리커트 척도(0=전혀 그렇지 않다, 5=항상 그렇다)로 측정한다. 타당화 연구에서 보고된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는 .81이었으며, 이 연구에서는 .94였다.
한국판 체중 걱정 척도(Weight Concern Scale-Korean Version; WCS-K)
한국판 체중 걱정 척도는 Killen 외(1994)가 개발하고 서원진 외(2018)가 한국판으로 타당화한 자기보고식 척도이다. 섭식장애의 위험성을 가진 여성을 선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여성의 체중에 관한 걱정, 체중 증가의 두려움, 다이어트 경험, 체중의 중요성 및 비만에 대한 느낌을 묻는 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4~7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며 총점은 0점에서 100점의 범위를 갖는다. 총점이 높을수록 체중에 대한 걱정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타당화 연구의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는 .73이었으며, 이 연구에서는 .75였다.
일반화된 불안장애 척도-7(Generalized Anxiety Disorder-7; GAD-7)
불안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Spitzer 외(2006)가 개발한 일반화된 불안장애 척도를 사용하였다. ‘초조하거나 불안하거나 조마조마하게 느낀다’, ‘편하게 있기가 어렵다’ 등 7개의 문항으로 구성된다. 4점 리커트 척도(0=전혀 방해받지 않았다, 3=거의 매일 방해 받았다)로 측정하며 총점은 0점부터 21점까지의 범위를 갖는다. 총점이 높을수록 불안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보고된 척도의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는 .93이었다.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Korean version of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
우울을 측정하기 위하여 Kroenke 외(2001)가 개발하고 Park 외(2010)가 한국판으로 타당화한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를 사용하였다. ‘평소보다 식욕이 줄었다/혹은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 ‘피곤하거나 기운이 없었다’ 등의 9개 문항으로 구성된다. 문항은 4점 리커트 척도(1=없음, 4=6-7일)로 측정한다. 총점은 9점부터 36점의 범위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보고된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는 .90이었다.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Ronsenberg Self-Esteem Scale; RSES)
Rosenberg(1965)가 개발하고 강미정(2014)이 수정․번안한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를 통해 자아존중감 수준을 측정하였다. RSES는 ‘내게는 자랑으로 여길만한 것이 별로 없다’ 등 부정적 자아감을 측정하는 문항과 ‘대체로 나는 나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등 긍정적 자아감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구성된다. 전체 10개 문항으로 구성되나 이 연구에서는 이자영 외(2009)를 고려하여 전체 신뢰도를 저해하는 8번 문항을 제외한 9개 문항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5점 리커트 척도(1=매우 그렇지 않다, 5=항상 그렇다)로 측정하며 총점은 10점부터 45점까지의 범위를 갖는다. 총점이 높을수록 자아존중감 수준이 높은 것을 나타낸다. Rosenberg(1965)의 연구에서 보고된 내적 일관성 계수(Cronbach’s α)는 .85였으며 이 연구에서는 .93이었다.
연구 절차 및 분석 방법
탐색적 요인분석에서 도출된 요인구조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Mplus ver.8을 사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과 마찬가지로 이분형 문항임을 고려하여 WLSMV 추정법을 사용하였다. 모형의 합치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χ2 통계량과 합치도 지수(CFI, TLI, RMSEA, WRMR)를 확인하였다. 모형에 대한 χ2 는 5% 유의수준에서 영가설 기각에 실패할 때 모형이 자료에 합치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사례수에 민감하다는 제한점이 있다. CFI(Bentler, 1992)와 TLI(Tucker & Lewis, 1973)는 .95 이상, RMSEA(Browne & Cudeck, 1993)는 .8 이하, WRMR은 1.0 이하(Yu, 2002)일 때 모형이 자료에 합치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다음으로 SCOFF 척도의 수렴 및 변별타당도를 확인하였다. 한국판 체중 걱정 척도(서원진 외, 2018)와 한국판 식사 태도 검사(이민규 외, 1998), 일반화된 불안장애 척도(Spitzer et al., 2006), 한국판 우울증 선별도구와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수렴타당도를 확인했으며,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이자영 외, 2009)와의 상관분석으로 변별타당도를 확인하였다.
결 과
인구통계학적 특성
연구 1과 마찬가지로 표본은 모두 20-25세 사이의 여자 대학생으로, 평균 연령은 22.5세(SD=1.55)였다. 평균 신장과 몸무게는 161.8cm(SD=5.1), 55.6kg(SD=7.9)였다. 평균 BMI는 21.2(SD=2.8)이었으며, 이중 저체중은 14.5%(n=24), 비만은 9.7%(n=16)이었다.
확인적 요인분석
SCOFF 척도의 탐색적 요인분석 및 IRT 분석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그림 2 참조).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모형에 대한 χ2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χ2(4)=3.22, p=.523). 모형의 합치도 지수 또한 모두 기준 이상으로 나타나 SCOFF 척도의 2요인 모형이 자료에 합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CFI=1.00, TLI=1.01, RMSEA[90% CI]=.00[.00, .11], WRMR=.32).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는 SCOFF 척도의 2요인 구조에 대한 일반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수렴 및 변별타당도 분석
SCOFF 척도의 수렴타당도와 변별타당도를 검증하였다(표 5 참조). 수렴타당도 검증을 위하여 유사한 섭식장애 관련 태도를 측정하는 한국판 식사 태도 검사, 한국판 체중 걱정 척도가 포함되었다. 또한 섭식장애의 부정적인 심리상태와의 관계를 함께 살펴보기 위하여 PHQ-9, GAD-7을 포함하였다. 변별타당도 검증에는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가 사용되었다. 상관분석 결과, SCOFF 척도의 총점은 수렴타당도를 측정하기 위한 모든 척도와 정적으로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r=|.47, .63|, p<.001), 변별타당도를 측정하는 RSES와 부적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r=-24, p=.008). 따라서 SCOFF 척도의 수렴타당도와 변별타당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논 의
이 연구는 섭식장애 위험군을 빠르고 간단하게 선별하기 위한 SCOFF 척도를 한국판으로 타당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SCOFF 척도는 해외 여러 국가 및 문화권에서 타당화 및 사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 SCOFF 척도는 거의 사용되지 못하였다. 이는 한국판 SCOFF 척도의 신뢰도를 조사한 정도식 외(2005)가 낮은 신뢰도를 근거로 한국에서 SCOFF 척도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형성적 측정변수에 해당하는 SCOFF 척도는 문항 간에 높은 수준의 신뢰도가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행연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연구는 선행연구의 제한점을 보완하고 올바른 방법론 절차를 사용하여 한국판 SCOFF 척도의 타당도 검증을 목적으로 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1에서 탐색적 요인분석으로 한국판 SCOFF 척도의 요인구조를 검증한 결과, 2요인 구조가 자료에 합치하였다. 첫 번째 요인인 보상 행동은 구토 경험(S), 급격한 체중 감량(O) 두 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 섭식장애의 행동적 특성을 평가하는 내용과 관련된다. 두 번째 요인인 신체․음식 인지왜곡(요인2)은 식이 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C), 뚱뚱하다는 인식(F), 음식에 대한 집착(F) 세 개의 문항으로 구성되며, 섭식장애의 인지 및 정서적 왜곡을 반영한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판 SCOFF 척도가 섭식장애의 행동적 특성뿐만 아니라 인지․정서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임을 시사한다. 비록 원척도는 단일 차원을 기반으로 하지만, 스페인(Muro-Sans et al., 2008)과 이란(Bazzazian et al., 2022) 등 타국가의 타당화 연구에서 유사한 결과가 보고된 것을 고려할 때 SCOFF 척도의 2요인 구조가 문화권을 초월하여 일반화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SCOFF 척도의 스크리닝 도구로서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2모수 로지스틱 다차원 문항반응이론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SCOFF 척도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변별도를 보여 섭식장애 위험군을 잘 변별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문항 난이도는 –0.87에서 –4.57의 범위로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대부분의 문항이 섭식장애의 비교적 경미한 특성 또는 초기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구성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중증의 증상이 아니어도 쉽게 반응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섭식장애 위험군 선별을 목적으로 하는 스크리닝 도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또한 원척도 컷오프(2점)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문항반응점수를 통해 추정한 잠재 능력(θ)과 비교한 결과, 두 분류 간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이는 한국판 SCOFF 척도에서도 원척도의 컷오프 기준이 실질적으로 유효하게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셋째, 2요인 구조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새로운 표본을 표집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SCOFF 척도의 2요인 구조는 자료에 합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SCOFF 척도의 2요인 구조에 대하여 일반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수렴 및 변별타당도를 검증한 결과, 섭식장애와 관련된 심리적 특성과의 정적 상관, 그리고 자아존중감과의 부적 상관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수렴타당도 분석에는 섭식장애의 태도․행동적 특성을 측정하는 한국판 식사 태도 검사(K-EAT-26), 한국판 체중 걱정 척도(K-WCS), 그리고 섭식장애와 높은 공병률을 보이는 심리적 문제인 우울(PHQ-9)과 불안(GAD-7)을 포함하였다. 이들 척도 모두 SCOFF 총점과 중간 크기의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특히 체중 걱정(K-WCS)과 식사 태도(K-EAT-26)는 선행연구에서 섭식장애 선별도구로서 높은 민감도와 예측력을 보인 바 있다는 점에서(이민규 외, 2001), SCOFF 척도가 섭식장애 위험군의 핵심적 행동 및 정서 특성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시사한다. 또한, 변별타당도 검증을 위해 사용된 로젠버그 자아존중감 척도(RSES)와의 부적 상관관계가 유의하여, 낮은 자존감의 개인들이 높은 SCOFF 점수를 보고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자존감의 취약성이 섭식장애의 형성과 유지에 있어 주요 심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선행 이론 및 경험적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결과는 SCOFF 척도가 체형 및 체중에 대한 인지적 왜곡, 정서적 반응, 자아존중감 저하와 같은 심리적 기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선별도구임을 시사한다.
이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그동안 한국에서 사용이 권장되지 않던 SCOFF 척도를 재타당화하여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해외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낮은 신뢰도를 이유로 사용이 권장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선행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를 보완하고 섭식장애 스크리닝 도구로서 SCOFF 척도의 타당성을 재검토하였다. 연구를 통해 섭식장애의 행동 및 인지․정서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평가함과 동시에 잠재적 섭식장애 위험군 선별에 효과적임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SCOFF 척도는 임상 및 연구 장면에서 섭식장애 위험군 선별 또는 위험 수준의 정량적 측정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기존의 섭식장애 관련 선별․진단 척도는 우수한 예측력에도 불구하고, 문항 수가 많거나 실시하기 복잡하다는 점이 활용상의 제약으로 지적되어 왔다. 반면, SCOFF 척도는 5문항의 이분형 구조로 간단하고 신속하게 실시할 수 있다. 이 연구는 SCOFF 척도가 구조적 간편성과 동시에 심리측정적 타당도를 확보하였음을 검증하였다.
이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이 연구의 대상은 20대 초반 여자 대학생으로, 섭식장애 진단을 받은 임상군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섭식장애 정상군과 임상군을 선별하기 위한 컷오프의 실증적 검증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추후 연구에서는 섭식장애 임상군을 연구대상에 포함하고 ROC 분석을 통해 컷오프를 측정하여 섭식장애 선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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