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문제(Common Mental Disorders, CMDs)는 우울 및 불안장애(범불안장애, 공황, 각종 공포증,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로 대표되는, 흔하게 발견되며 누구에게나 촉발할 수 있는 마음건강의 문제이다(WHO, 2022). 2021년 기준 대한민국 18세 이상 79세 이하 일반 인구 집단 가운데 9.3%가 불안장애, 7.7%가 우울장애를 경험하였고(국립정신건강센터, 2024a),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심한 스트레스나 지속적인 우울감을 경험한 응답자의 수가 2022년 대비 10%p 이상 급증하는 등 일반 인구 집단의 심리적인 어려움은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국립정신건강센터, 2024b).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기에 자칫 간과하기 쉬우나, 정신건강 문제는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키고(Penner-Goeke et al., 2015), 자해 및 자살 위험을 높이는(Veisani et al., 2017)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고립과 노동 생산성 저하를 야기함으로써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다(Nicholson, 2018).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공적인 차원에서의 효과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심리적 개입(psychological intervention)은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자리잡은, 시민의 정신건강문제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선호도 높은 치료적 개입이다. 심리적 개입은 내담자(client)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한 심리치료사(psychotherapist)의 활동으로, 문제의 종류, 상담자의 학문적 배경, 개입 환경, 동기와 능력에 의해 다양한 양상으로 제공되나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심리학적 지식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전문적인 지원이다(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2023). 특히, 연구로 입증된 효과적인 개입법을 숙련된 임상가(상담사)가 내담자의 상황(가치, 선호)에 맞춰 적용하는 심리학에서의 근거-기반 실천(evidence-based practice) 원칙은 효과적이고 내담자 중심적인 심리적 개입을 명확하게 정의하며 촉진한다(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2006; 임민경 외, 2013). 각종 연구 및 보건기관은 근거-기반의 심리적 개입이 우울, 불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완화와 회복에 있어 1차적 치료임을 지지해 왔으며(Cuijpers et al., 2011; Smits & Hofmann, 2009, NICE, 2004a, NICE, 2004b) 일부 연구에 따르면 내담자들 역시 약물치료 등 다른 정신건강 개입에 비해 상담 중심의 전문적인 개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cHugh et al., 2013; Van Schaik et al., 2004). 최근 전세계적인 정신건강 정책 기조 역시 의학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회복 지향적이고 이용자 중심적인 통합적 심리사회적 모델로 확장되며(WHO, 2001; WHO, 2025), 심리적 개입을 포함한 포괄적 차원의 돌봄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정신건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항우울제 처방과 같은 약물치료의 확대에 국한되어 왔다(Jorm et al., 2017). 이러한 접근은 우울과 같은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이나 전세계적 질병 부담의 감소에 제한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정신건강서비스의 근원적인 한계인 접근성과 전문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였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GBD 2019 Mental Health Collaborators, 2022).
이에 대응하여 최근 영국의 Talking Therapies for Depression and Anxiety(과거의 IAPT; Improving Access to Psychological Therapies)를, 호주의 Better Access, 노르웨이의 PMHC(Prompt Mental Health Care)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선도적으로 정신건강 문제에 효과적인 심리지원을 공공건강서비스에 포함시키는 국가 차원의 공공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Clark, 2018; Littlefield, 2017; NAPHA, 2022). 각 사업들은 공통적으로 전문 심리지원에 대한 낮은 접근성 및 그 원인이 되는 개인/사회/정책적 한계를 타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결과 (호주 2006년, 영국 2008년, 노르웨이 2012년 시작) 해당 국가들은 일반 시민들이 심리 및 상담 전문가에게 질 높은 심리지원을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였다. 전문 심리지원 보편화를 위한 노력은 심리지원 이용률 증가뿐 아니라 시민들의 정신건강 회복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실제로 이용자의 절반 가량은 우울 및 불안증상의 회복을 경험하였으며 (노르웨이: 63.5%, 호주: 43 ~ 55%, 영국 45.8%), 삶의 질 개선, 직업복귀율 증가 등 실질적인 지표 개선 역시 이루어졌다(Pirkis et al., 2022; Knapstad et al., 2020; NHS, 2026).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심리전문가를 비롯한 정신건강 인력의 부족과 지역사회 정신건강 인프라 및 제도적 기반 미비가 보편적 정신건강서비스로의 도약을 저해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Kim & Yang, 2013; OECD, 2021).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은 우울, 불안, 스트레스 같은 일반 시민의 마음건강 문제에 대한 예방 및 관리 실천을 국가 정신건강 사업의 주요 영역으로 포함하였다(전진아 외, 2019). 더불어 최근 2024년 하반기부터는 보편적인 심리지원 정책이라 불릴 수 있는 사업(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이 발족되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 및 정부 부처 차원의 단편적인 사업을 제외하면, 보편적 심리지원을 뒷받침할 실효성 있는 제도적 기반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유득권, 2023). 국민들은 여전히 높은 심리지원 이용 격차 및 이용불평등을 경험하고 있으며(전진아 외, 2022; 김석웅, 2023),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 역시 실행 초기 단계로서 서비스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 지역간 인프라 불균형 및 낮은 접근성이 지적되고 있다(e.g. 김잔디, 2024).
현재 우리나라의 맥락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지역사회 인구가 심리지원을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 어떠한 인구집단에서 제한적인 심리지원 이용률이 나타나는지, 이용 격차(service gap)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상황 분석(situational analysis) (WHO, 2025)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에 있어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개인의 도움추구 태도(help-seeking attitude), 즉 심리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에 대한 개인의 신념이다(Fisher & Farina, 1995). 이러한 도움추구 태도는 개인이 지닌 내적 특성뿐 아니라 인구사회학적 및 경제적 수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Benuto et al., 2020), 상황 분석에 있어서 도움추구 태도가 구조적 격차에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탐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심리지원 도움추구태도의 양상에 대해 다루는 여러 선행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으나(e.g. 김규린, 박수빈, 2023; 이민지, 손은정, 2007), 개인의 태도가 실제 심리지원 이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실증적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리지원 이용 및 도움추구태도를 예측하는 구조적 및 심리적 요인을 분석하여 확인하는 국내 인구 대상의 양적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서울시는 국내에서 공공 정신건강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전개하는 지자체이다. 2023년 기준 전국 최다 규모인 786개소의 정신건강 관련 기관을 운영 중이며(보건복지부, 2024a), 심리지원센터, 마음안심버스,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등 심리지원의 접근성을 높이는 사업을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의향과 실제 전문기관 이용률 간에는 여전히 상당한 괴리가 보고된다 (송한나, 정해나, 2023). 더불어 서울은 전국에서 소득 및 거주지에 따른 사회경제적 격차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지자체이기도 하다(신휴석, 2021). 이러한 구조적 격차가 실제 시민의 건강 및 의료불평등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서울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단, 2025)을 고려할 때, 서울은 개인의 사회경제적 요인이 심리지원 이용 격차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표본이다. 전국 단위의 보편적 심리지원 정책이 실현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 심리지원 인프라가 가장 먼저 활성화된 동시에 건강불평등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서울의 심리지원 이용 양상을 분석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의 보편적 심리지원 실현을 위한 핵심적인 탐색적 분석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정신건강 문제(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를 호소하는 만 18세 이상 서울 시민의 비율을 파악한 후, 그중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 및 심리지원 이용까지 연계된 인구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여 전반적인 서비스 이용 격차를 확인하고자 한다. 뒤이어 심리지원 이용 및 도움추구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심리적 특성이 무엇인지 분석함으로써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 격차를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을 확인하고자 한다. 연구 결과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전국 단위 심리지원 사업에서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이용 격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성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탐구하고자 하는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 중 최근 1년간 얼마나 많은 시민이 심리지원(심리상담/치료)을 이용했는가?
[연구문제 2]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하는 시민의 어떠한 인구학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 도움추구태도 및 정신건강 문제 유형이 심리지원 이용 여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연구문제 3] 정신건강문제를 경험하는 시민의 어떠한 인구학적 요인 및 사회경제적 요인이 시민의 심리지원 도움추구 태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방 법
분석 자료 및 분석 대상
본 연구에서는 2023년 서울특별시의 재원으로 「PTSD 선제적 대응방안 수립을 위한 학술연구용역」의 일환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표본 모집의 경우, 온라인 패널 조사업체를 통해 연구참여자 모집공고를 게시하였으며, 참여 의사를 밝힌 패널에게 조사업체 소유의 소프트웨어인 V3를 통해 온라인 설문조사 링크를 개별적으로 발송하였다. 설문조사를 시작하기 전 연구참여설명서를 제시하였으며, 이것을 읽고 연구참여동의서에 서면으로 동의한 경우에만 설문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온라인 설문을 모두 마친 후 현금 5000원 상당의 리워드 형태로 된 보상을 패널업체 사이트를 통해 지급하였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성인 1,000명을 성별, 연령, 거주지역으로 표본층화표집하였으며 기준 인원 충족시 모집을 종료하였다. 본 연구는 저자가 속한 기관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였다(KUIRB-2023-0316-01).
도구
PHQ-9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환자건강설문지는 우울장애 선별도구인 PHQ-9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Kroenke et al., 2001)를 최홍석 외(2007)가 국내에서 번안한 것으로, 지난 2주 동안의 정서상태에 대해 질문한다. 해당 척도는 총 9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문항당 0~3점의 4점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있다. 총점을 기준으로 0~4점 (우울 아님), 5~9점 (가벼운 우울), 10점~19점 (중간 정도 우울), 20점 이상 (심한 우울)으로 우울 수준을 분류한다. 본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으로 분류된 인구를 정신건강 문제 경험 인구에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PHQ-9의 내적 일치도는 높은 편이다(Cronbach’s α = 0.90).
GAD-7 (Generalized Anxiety Disorder-7)
GAD-7 (Generalized Anxiety Disorder-7)(Spitzer et al., 2006)은 범불안장애에 대한 선별도구로, 지난 2주 동안의 정서적 상태에 대해 묻는 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어로 번안된 문항을 활용하였다(Seo et al., 2014). 각 문항당 0~3점의 4점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도록 되어있고 총점을 기준으로 0~4점(불안하지 않음), 5~9점 (경미한 수준), 10~14점 (중간 수준), 15점 이상 (심한 수준)으로 불안 수준을 분류한다. 본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으로 분류된 인구를 정신건강 문제 경험 인구에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GAD-7의 내적 일치도는 높은 편이다(Cronbach’s α = 0.93).
국제외상질문지 한국판 (International Trauma Questionnaire Korean version, ITQ-K)
본 연구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척도로는 국제외상질문지 한국판 (International Trauma Questionnaire Korean version) (Cloitre et al., 2021)을 Choi 외(2021)가 국내에서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증상 점수를 기준으로 임상적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및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분류된 인구를 정신건강 문제 경험 인구에 포함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ITQ-K의 내적 일치도는 높은 편이다(Cronbach’s α = 0.97).
전문적 도움 추구 태도 단축형 척도 (Attitudes Toward Seeking Professional Psychological Help Scale-Short Form; ATSPPH-SF)
본 척도는 상담 및 치료 등 전문 정신건강서비스를 받는 것에 대한 태도를 측정하기 위해 Fisher와 Farina(1995)가 고안한 척도로, 본 연구에서는 남숙경과 이상민(2012)이 한국어로 번안 및 타당화한 것을 사용하였다.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0~3점의 4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긍정 태도와 필요성, 부정 태도와 불필요성이라는 두 가지 하위요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요인에 해당하는 문항들의 점수를 합산하여 총점을 도출한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ATSPPH-SF의 내적 일치도는 수용 가능한 수준이다(Cronbach’s α = 0.73).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
본 연구에서는 평생 정신건강 문제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받은 정신건강서비스 유형 및 해당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한 기관을 조사하였다. 서비스 유형은 ‘집단 심리상담(치료)’, ‘개인 심리상담(치료)’, ‘심리평가 및 해석’, ‘약물치료’, ‘단순진료 및 면담’, ‘비대면 상담’의 총 6가지 항목으로 수집되었으며, 지역사회에서 제공되는 심리적 개입이 심리상담/치료 위주라는 것을 고려하여 ‘집단 심리상담’ 및 ‘개인 심리상담’만을 ‘심리지원’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서비스 제공 기관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일반 병의원(정신건강의학과 제외)’, ‘공공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 복지관, 보건소 등)’, ‘심리지원센터’, ‘민간상담기관’, ‘기타’의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는 인구통계학적 정보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빈도, 사회경제적 집단간 서비스 이용률 차이에 대한 기술통계분석을 실시하였다. 사회경제적 집단간 서비스 이용률 차이에 대해서는 카이제곱검정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2023년 조사시기를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심리지원 이용여부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binominal logistic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지난 1년간 심리지원 서비스 이용 여부를 이항 종속변수로 설정하였으며, 각 변인을 독립변인으로 투입하여 조절되지 않은(unadjusted) 오즈비(OR, odds ratio)를 산출한 후 인구 및 사회경제적 변인, 정신건강 변인, 도움추구태도 변인을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조절된(adjusted) 최종 오즈비를 산출하였다. 또한, 인구학적 요인과 사회경제적 요인이 긍정적 도움추구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항 로지스틱 및 다중회귀분석에 투입한 모든 변수의 VIF(Variance Inflation Factors) 값이 2.5 미만으로, 여러 변수를 동시에 투입했을 시 독립변인 간 높은 상관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중공선성 문제(Kim, 2019; Midi et al., 2010)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통계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9.0을 활용하여 진행하였다.
결 과
전체 및 정신건강 문제 경험 인구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응답자(1,000명) 및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집단(398명)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표 1에 표시하였다.
표 1.
인구통계학적 정보 기술통계
| 특성 | 변인명 | 전체집단 (N = 1,000) | 우울/불안/외상 후 스트레스 경험집단 (n = 398) |
|---|---|---|---|
| 빈도 (%) | 빈도 (%) | ||
| 성별 | 남 | 478(47.8) | 187(47.0) |
| 여 | 522(52.2) | 211(53.0) | |
| 연령대 | 20-29세 | 190(19.0) | 77(19.3) |
| 30-39세 | 172(17.2) | 70(17.6) | |
| 40-49세 | 175(17.5) | 79(19.8) | |
| 50-59세 | 175(17.5) | 73(18.3) | |
| 60세 이상 | 288(28.8) | 99(24.9) | |
| 교육 수준 | 고등학교 이하 | 144(14.4) | 54(15.78) |
| 전문대학교 | 109(10.9) | 46(13.45) | |
| 대학교 | 636(63.6) | 205(59.94) | |
| 대학원 이상 | 111(11.1) | 37(10.81) | |
| 가구 구성 | 1인 가구(독거) | 167(16.7) | 73(18.3) |
| 2인 이상 가구(동거) | 833(83.3) | 325(81.7) | |
| 취업 상태 | 재직(풀타임) | 614(61.4) | 257(64.6) |
| 재직(파트타임) | 122(12.2) | 47(11.8) | |
| 실직/무직 | 61(6.1) | 33(8.3) | |
| 학생 | 46(4.6) | 17(4.3) | |
| 은퇴 | 52(5.2) | 12(3.0) | |
| 전업주부 | 105(10.5) | 32(8.0) | |
| 사회적 취약계층1) | 해당 | 127(12.7) | 73(18.3) |
| 비해당 | 873(87.3) | 325(81.7) | |
| 가구소득2) | 1분위 | 153(15.3) | 72(18.1) |
| 2분위 | 214(21.4) | 82(20.6) | |
| 3분위 | 227(22.7) | 88(22.1) | |
| 4분위 | 220(22.0) | 87(21.9) | |
| 5분위 | 186(18.6) | 69(17.3) | |
| 우울 수준 | 우울 없음(0~4) | 468(46.8) | 50(12.6) |
| 가벼운 우울(5~9) | 264(26.4) | 80(20.1) | |
| 중간 정도 우울(10~19) | 229(22.9) | 229(57.5) | |
| 심한 우울(≥20) | 39(3.9) | 39(9.8) | |
| 우울 증상 해당(≥10) | 268(26.8) | 268(67.3) | |
| 점수 평균(표준편차) | 6.66(5.90) | 11.78(5.79) | |
| 불안 수준 | 불안 없음(0~4) | 618(61.8) | 106(26.6) |
| 가벼운 불안(5~9) | 226(22.6) | 136(34.2) | |
| 중간 정도 불안(10~14) | 105(10.5) | 105(26.4) | |
| 심한 불안(≥15) | 51(5.1) | 51(12.8) | |
| 불안 증상 해당(≥10) | 156(15.6) | 156(39.2) | |
| 점수 평균(표준편차) | 4.43(4.89) | 8.24(5.31) | |
|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 해당 없음 | 764(76.4) | 162(40.7) |
|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해당 | 236(23.6) | 236(59.3) | |
|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해당 | 161(16.1) | 161(40.5) | |
| 전문적 도움추구 태도 | 점수 평균(표준편차) | 14.56(10.87) | 24.15(8.95) |
| 긍정(점수 평균(표준편차)) | 9.38(2.72) | 8.94(2.93) | |
| 부정(점수 평균(표준편차)) | 7.02(2.69) | 7.56(2.71) | |
| 총점(점수 평균(표준편차)) | 17.36(4.12) | 16.38(4.04) |
1) 취약계층 여부의 경우, 서울시가 규정하는 취약계층의 기준에 따라 ‘신체 또는 정신적 장애 판정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한부모가족지원법에 의한 보호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하는 경우’, ‘결혼을 계기로 한국으로 이민을 온 경우’, ‘갱생보호 대상에 해당하여 서비스를 받은 경우’, ‘본인 혹은 직계가족이 범죄 피해를 입은 경우’ 총 6개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경우
2) 가구소득의 경우 대상자의 실질적인 사회경제적지위를 반영하기 위해 불평등 연구에서 자주 활용하는 균등화된 소득(가구소득을 가구원수의 근제곱값으로 나눈 값)(OECD, 2013)을 사용하였다. 소득 변인을 범주형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중산층 미만 계층이 경험하는 심리지원 이용 격차를 확인하기 위하여 2023년 소득기준에 근거하여 5분위로 분류한 후 3분위부터 5분위 집단을 소득 중상위 집단, 1분위 및 2분위에 해당하는 집단을 소득 하위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우울, 불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자기보고식 도구 점수가 임상적 절단점(중등도) 이상인 경우에 한하여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정하였다.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 경험 인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경도 (mild) 이상의 증상을 기준점으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나, 본 연구에서 활용한 문항들은 자기보고식 선별도구 (screener) 로서, 면담 도구를 통한 정확한 진단보다 더 민감하게 증상을 측정해내는 과대추정적 특성을 가질 수 있기에(Levis et al., 2020; Plummer et al., 2016) 임상적 절단점 이상의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만을 정신건강 문제 경험 인구로 설정하였다. 전체 응답자 중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선별된 인구는 398명(39.8%)이며, 이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의 경우 전체 참여자 집단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전체 참여자 집단 1,000명 중 주요우울장애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선별된 인원은 268명(26.8%), 범불안장애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선별된 인원은 156명(15.6%),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선별된 인원은 236명(23.6%)이며, 복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선별된 인원은 161명(16.1%)이다. 전체 참여자 중 39.8%에 해당하는 서울 시민(398명)이 임상적 절단점을 상회하는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의 전반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추이와 그 심리적 여파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본 집단을 대상으로 한 Son 외(2025)의 연구를 참고할 수 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의 최근 1년 정신건강서비스 및 심리지원 이용 현황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398명의 서울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심리치료나 상담, 심리평가나 해석, 약물치료, 일반 교육이나 면담, 비대면 면담 중 한 가지 이상 이용한 적이 있는 경우는 19.6%(78명)에 해당하였다.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들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심리치료/상담(16.3%, 65명)이었으며, 뒤이어 약물치료, 일반 교육 및 면담 진료, 심리평가 및 해석, 비대면 면담 및 전화 순으로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받은 기관별로 세분화한 결과, 심리치료 및 상담 이용자 중 66.2%(43명)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30.8% (20명)이 정신건강의학과 외 일반 병의원에서, 27.7%(18명)가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보건소와 같은 공공기관, 24.6%(16명)가 민간상담기관, 21.5%(14명)가 심리지원센터에서 심리상담 및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전체 및 기관별 서비스 이용빈도 및 비율은 표 2와 같다.
표 2.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현황
| 서비스유형1) | 전체 이용자 (%) | 해당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받은 기관(서비스 전체 이용자 수 대비 %)2) | |||||
|---|---|---|---|---|---|---|---|
| 정신과 | 일반병의원3) | 공공기관4) | 심리지원센터 | 민간상담소 | 기타 | ||
| 심리치료/상담 | 65(16.3) | 43(66.2) | 20(30.8) | 18(27.7) | 14(21.5) | 16(24.6) | 7(10.8) |
| 심리평가/해석 | 30(7.5) | 14(46.7) | 3(10) | 13(43.3) | 5(16.7) | 11(36.7) | 1(3.3) |
| 약물치료 | 42(10.6) | 28(66.7) | 24(57.1) | 2(4.8) | - | - | - |
| 일반교육/면담 | 40(10.1) | 28(70) | 13(32.5) | 12(30.0) | 9(22.5) | 4(10) | 4(10) |
| 비대면면담/전화 | 17(4.3) | 4(23.5) | 5(29.4) | 5(29.4) | 2(11.8) | 1(5.9) | 2(11.8) |
| 전체 | 78(19.6) | 72(92.3) | 37(47.4) | 37(47.4) | 22(28.2) | 21(26.9) | 11(14.1) |
정신건강서비스 중 심리지원(심리상담/치료)의 경우, 성별, 연령별, 소득수준별, 취약계층별, 직업유무별, 교육수준별, 주거유형별 이용률을 그림 1과 같이 제시하였다. 인구통계학적 집단 간 심리지원 이용 빈도 차이에 대한 카이 제곱 검정 결과, 40대 미만과 40대 이상 집단 간 (x2 = 7.88, p <. 01), 소득 중상위와 하위 집단 간 (x2 = 3.96, p < .05), 취약계층 해당과 비해당 집단 간 (x2 = 10.12, p < .01) 유의한 차이가 보고되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심리지원 이용 여부를 종속변인으로, 사회경제적 변인, 정신건강 문제, 도움추구태도를 독립변인으로 단계별 투입하여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을 예측하는 이항 로지스틱 회귀모형을 구성하였다 (표 3).
표 3.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의 심리지원 예측 요인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
| 예측 변인1) | 심리지원 이용 | ||
|---|---|---|---|
| 조절되지 않은 분석 | 조절된 분석 | ||
| 오즈비 (95% 신뢰구간) | 오즈비 (95% 신뢰구간) | ||
| 1단계: 인구 및 사회경제적 | 여성 | 1.21(0.71 – 2.06) | 1.29(0.70 – 2.40) |
| 40세 이상 | 0.47(0.27 – 0.80)** | 0.43(0.23 – 0.78)** | |
| 전문대 이하 | 0.70(0.38 – 1.30) | 0.65(0.31 – 1.33) | |
| 무직 | 1.18(0.64 – 2.17) | 1.67(0.79 – 3.52) | |
| 독거 | 1.58(0.84 – 2.98) | 2.10(1.03 – 4.30)* | |
| 취약계층 | 2.58(1.42 – 4.69)** | 2.24(1.10 – 4.53)* | |
| 로그화된 균등화 소득 | 1.46(1.04 – 2.05)* | 1.61(1.10 – 2.35)* | |
| 2단계: 정신건강문제 | 우울 증상 | 2.17(1.13 – 4.14)* | 2.38(1.07 – 5.30)* |
| 불안 증상 | 2.56(1.49 – 4.41)*** | 1.63(0.85 – 3.12) | |
| PTSD 증상 | 1.42(0.81 – 2.48) | 2.10(1.07 – 4.10)* | |
| 3단계: 도움추구태도 | 긍정적 | 1.22(1.10 – 1.36)*** | 1.21(1.08 – 1.36)** |
| 부정적 | 0.97(0.88 – 1.07) | 0.95(0.85 – 1.06) | |
| -2 Log likelihood | 311.134 | ||
| x2/df | 56.301/12** | ||
각 독립변인을 단독으로 투입하여 조절되지 않은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 낮은 연령, 취약계층, 높은 소득, 절단점 이상 우울, 절단점 이상 불안, 높은 심리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높은 심리지원 이용을 유의하게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독립변인을 인구 및 사회경제적 변인, 정신건강 문제, 도움추구태도의 순서대로 동시에 투입하여 조절된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 40세 이상 연령인 경우 40대 미만에 비해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OR = 0.43, p = .005), 독거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OR = 2.10, p = .04), 취약계층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OR = 2.24, p = .025) 나타났다. 로그화된 균등화소득이 증가할수록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이 증가하며(OR = 1.61, p = .014),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OR = 2.38, p = .033),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있는 경우(OR = 2.10, p = .031) 증상이 절단점 미만인 경우보다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심리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높을수록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OR = 1.21, p = .001) 나타났다.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시민의 심리지원 긍정적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심리지원 이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변인인 긍정적 도움추구 태도를 종속 변인으로, 그리고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구통계학적 변인(성, 연령, 직업, 교육, 소득, 동거여부, 취약계층 여부, 정신건강 문제 유형)을 독립변인으로 투입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표 4). 인구 및 사회경제적 변인 중 높은 소득수준은 심리지원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정적으로 예측하였고(β = .19, p < .01), 성별(여성)은 심리지원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정적으로 예측하며(β = .11, p < .05), 직업(무직)은 심리지원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부적으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β = -.11, p < .05). 정신건강 문제(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유무는 심리지원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유의하게 예측히지 않았다.
논 의
본 연구는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서울 시민의 지난 1년간 심리지원 이용 현황 및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적, 사회경제적, 심리적 요인을 탐색하고자 수행되었으며, 조사한 시민 1,000명 중 임상적 수준의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398명을 타당화된 자기보고식 도구로 선별한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정신건강 문제 인구의 정신건강서비스 및 심리지원 이용 양상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인구 398명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분석한 결과, 19.6%(78명)의 인구가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우울,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로 진단을 받은 적 있는 인구의 1년 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7.7%)(국립정신건강센터, 2024a) 보다 높은 편이다. 또한 서비스 유형 중 가장 많이 이용한 서비스는 심리지원으로(65명, 16.3%), 국내 우울증 경험 집단의 상담서비스 이용률(2.39%)(양소남 외, 2016)보다 높으며 미국 (12.2%)(Olfson et al., 2024) 및 영국 (18.4%) (McManus et al., 2016)과 유사한 수준이다. 본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정신건강서비스 및 심리지원 이용률이 보고된 이유로는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서울은 타 지역에 비해 정신건강서비스 및 심리상담/치료 서비스가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2010년대 중반부터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과 같은 다양한 심리지원 바우처를 비롯해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4권역의 심리지원센터 및 각 자치구의 마음상담소가 설치된 바 있다. 또한, 접근성 확대 및 질 관리를 위한 광역심리지원센터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심리지원센터를 통해 연 2만여 명(서울시, 2021),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을 통해 연 1만여 명의 청년(엄소용, 최혜윤, 2024)이 심리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본 연구결과에서도 민간 상담기관(24.6%)에 비해 공공기관(27.7%) 및 심리지원센터(21.7%)에서 심리지원을 받은 시민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다수의 시민들이 공공영역에서 심리지원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심리지원을 이용한 시민의 상당수가 정신건강의학과(66.2%) 및 일반병의원(30.8%)을 통해 심리지원을 제공받았다고 응답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구조의 특성상 심리적 개입을 희망하는 경우 대다수가 가깝고 친숙한 지역 병의원을 방문하여 서비스를 받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응답자 전부가 심리전문가로부터 전문적인 심리적 개입을 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병의원 진료 과정에서 의사와 나눈 일반적인 면담을 심리전문가가 제공하는 심리지원과 혼동하였을(김석웅, 2023; Patel et al., 2023)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므로 실제 심리지원을 제공받은 비율은 연구 결과보다 낮을 수 있음을 해석 시 유의해야 한다.
심리지원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요인
낮은 소득 및 실업은 전반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집단의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 및 긍정적 도움추구 태도와 부적인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낮은 소득 및 실업과 같은 경제적 취약성이 심리지원 접근성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기존 선행연구(Barnett et al., 2023; Juntunen et al., 2022)와 일치하는 맥락이다. 숙련된 심리 전문가가 제공하는 심리지원은 높은 비용이 요구될 뿐 아니라, 일반적인 의료지원과 달리 보험 적용이 어려워 의료적 정신건강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인 비용부담이 크다(Bartram & Stewart, 2019; Walker et al., 2015). 또한 심리지원을 위해서는 금전적 비용뿐만 아니라 회기당 1시간 남짓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휴가를 내거나 돌봄 및 가사노동을 대체할 인력을 구해야 하는 경우, 사회경제적으로 자원이 부족할 때 심리지원을 받는 것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Goodman et al., 2013). 해외 사례이긴 하나, 심리지원 이용에 있어 소득불평등은 의료서비스나 복지서비스 등 타 정신건강서비스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보고(Bartram, 2019)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하위집단별 이용률 비교에서 취약계층에 속한 경우(28.8%) 그렇지 않은 경우(13.8%)보다 유의하게 심리지원 이용률이 높았으며, 조절된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는 독거하는 경우 및 취약계층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리지원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집단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Epping et al., 2017; 천재영, 최영, 2014) 상충된다. 이러한 차이는 본 연구에서 취약집단으로 분류한 탈북민, 범죄피해자 등에 대한 심리지원사업(법무부의 스마일센터, 여성가족부의 해바라기센터, 통일부의 마음쉼터 등)이 보편 대상 사업보다 선도적으로 활성화된 정책적 배경(유득권, 2023)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집단에 대한 심리지원 접근성 향상은 보편적인 건강권 실현을 위한 최우선목표이다. 향후 취약집단의 심리지원 이용요인을 다각도로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심리지원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통계학적 요인
성별은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과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으나, 심리지원 도움추구에 대한 긍정적 태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남자답지' 않다는 생각은 남성의 도움추구 경향성을 낮추며(Addis & Hoffman, 2017), 도움을 필요로 할 때에도 남성은 공식적인 전문기관부다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경로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Wendt & Shafer, 2016).
한편,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인구의 연령이 높을수록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이는 심리지원 이용 및 이용의사가 청년층보다 고연령층에서 낮게 나타나는 기존 연구결과(Gellert et al., 2021; 양소남 외, 2016)와 유사하다. 다만 도움추구 태도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연령이 긍정적 도움추구 태도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연령층 역시 심리지원 도움추구에 대한 충분히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연령층 집단이 공유하는 다른 방해요인이 실제 서비스 이용을 저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예컨대 고연령층의 경우 정신건강 문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불편감이나 무기력함을 순한단 신체건강의 문제로 오인하기 쉬우며(Byers et al., 2012),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걱정이 많아지고 외로워진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고연령층의 잘못된 인식(Kessler et al., 2015)이 실제 심리지원 접근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울감을 경험한 고연령층에게서 나타나는, 비교적 생소하며 주변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접근을 기피하는 태도(어유경 외, 2016) 역시 고연령층의 심리지원 이용의 주요 방해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심리지원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
전반적으로 중등도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 수준(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은 심리지원 이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조절되지 않은 회귀분석에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조절된 회귀분석에서는 불안 증상이 심리지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안과 PTSD 모두 우울장애와 공병하기 쉬우며 (Ginzburg et al., 2010; Saha et al., 2021), 불안 및 PTSD 증상을 단독으로 경험할 때보다 우울과 같은 다른 정신건강 문제를 동시에 경험할 때 정신건강서비스 도움추구 경향이 높아지는 현상 (Kantor et al., 2017; Mackenzie et al., 2012)을 반영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불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에 대한 심리적 개입은 관행적인 약물치료 위주의 접근과 도움 추구에 수반되는 심리적 부담감 등으로 인해, 우울 등 일상적 문제에 비해 그 활용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왔다(Mott et al., 2014; Roberge et al., 2014). 따라서 향후 이들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심리적 개입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심리지원 도움추구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심리지원 이용 가능성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적 정신건강 도움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Bonabi et al., 2016; ten Have et al., 2010). 이는 비용 문제와 같은 구조적 장벽을 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적 개입의 효과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등 태도적 요인을 촉진하는 것도 서비스 이용의 촉진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Andrade et al., 2014)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전문적 도움추구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더 낮은 심리지원 이용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정신건강 및 서비스에 대한 낙인 해소는 이용 촉진을 위해 활용되는 주요 전략이나,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 태도와 서비스 이용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혼재된 결과가 보고되며(Mojtabai et al., 2016; Rosen et al., 2011; Urbanoski et al., 2008), 정신질환이 중증인 경우에만 낙인이 정신건강서비스 도움추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Fox et al., 2018). 결론적으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낙인 및 도움추구의 부정적 태도가 실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에 미치는 영향 경로에 대해서는 본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은 바, 향후 보다 심층적인 탐색이 요구된다.
보편적 공공 심리지원 정책으로의 도약을 위
정리하자면, 본 연구는 일반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일반 시민의 심리지원의 이용 격차 및 이용 촉진/방해 요인을 탐색적으로 확인하였다. 표본층화표집된 만 18세 이상 서울 시민 중 39.8%가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나, 그중 최근 1년간 심리지원을 이용한 적이 있는 시민은 16.3%에 불과하여 높은 심리지원 이용 격차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수의 시민이 심리적 개입을 희망하고 그 효과성 역시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역사회 내 서비스 접근성이 제한적인 국내의 실정은 전 세계적인 심리지원 전문성 및 접근성 부족 현상과 일맥상통한다(Olfson & Marcus, 2010; Jorm et al., 2017; Cujipers et al., 2026). 현재의 정신건강서비스 체계 내에서는 대중이 전문 심리 인력을 접할 기회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손난희, 김은정, 2005; 이한나, 이정윤, 2023), 일반인이 혼자 어떤 서비스가 충분한 훈련을 받은 전문가의 ‘심리지원’인지 정확히 알고 상담을 받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Patel et al., 2023). 일반 대중이 서비스 체계에 대한 복잡한 지식 없이도, 심리적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언제든 원활하게 근거-기반의 심리지원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시민의 심리지원 이용을 방해하는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요인은 다름 아닌 구조적인 불평등이다. 현재 정부 및 지자체는 사회경제적 장벽을 완화하고자 다양한 형태의 공공 심리지원 바우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해당 정책들이 심리지원의 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 결과, 저소득은 여전히 심리지원 이용을 가로막는 핵심 장애물일 뿐 아니라 심리지원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 형성마저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4-8회의 단기 상담, 제한된 예산 책정으로 인한 사업의 조기 소진 및 선착순 마감 등의 현실 역시, 현행 정책의 질적, 양적 규모만으로는 보편적 심리지원을 실현하는 데에 구조적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이는 보조금이 지원되는 환경에서도 개인이 체감하는 경제적 부담이 심리지원 이용 의도를 낯준다는 기존 연구(박지혜, 이선혜, 2022; Samuel & Kamenetsky, 2022)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절대적으로 심리지원사업에 투입되는 자원이 증대되어야 할 뿐 아니라, 경제적 취약계층에게 가중될 수밖에 없는 노동 및 양육 부담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 전략, 예컨대 야간 공공심리지원 및 유아를 양육하는 부모를 위한 비대면 상담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구조적인 불평등 요인과 더불어, 본 연구에서는 높은 연령, 성별(남성), 특정 정신건강 문제(불안 및 외상 후 스트레스)가 심리지원 이용 및 긍정적인 도움추구 태도를 저해하는 주요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각 인구집단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접근 전략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지역사회 주민의 복합적 욕구를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지역사회 기반 기관(종합사회복지관, 주민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보건소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가령, 고연령층의 경우 노인 및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위험군 노인을 선제적으로 발굴하여 광역심리지원센터나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공공 심리상담 바우처로 연계하는 통합적 전달 체계를 모색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보편적 심리지원제도가 안착된다면, 개별 기관이 산재된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 없이, 검증된 공공 전문 심리지원 인프라로 수요자를 통합 연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심리지원에 대한 도움추구 태도를 근본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리터러시 및 인식 개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와 같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기에서 심리지원을 이용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가장 실효성 있는 대처방안임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심리적 개입을 비용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현행 바우처 정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특화된 대국민 홍보 전략이 요구된다.
앞서 제언한 구조적인 불평등 해소 및 표적집단을 고려한 연계, 심리지원사업 확대, 대국민 인식개선 등 다각적인 실행 전략들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행 심리지원사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영국, 호주, 노르웨이의 선례와 같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환류 체계를 통해 고도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심리서비스 및 제공 주체인 심리 및 상담전문가의 자격을 규정하고 보호하는 법령의 제정이다. 심리 및 상담전문가 법제화는 심리지원을 지속 가능한 공공 보건의료 서비스의 핵심 영역으로 제도화하는 필수 과정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심리지원 이용 불평등을 해소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계 및 의의
이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닌다. 첫째, 본 연구 데이터는 응답자의 심리지원 이용여부만을 확인하였으며, 제공 기간 및 참여 회기 수를 명확하게 포함하지 않았다. 심리지원이 유의미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4-8회기 이상의 전문적 지원, 즉 최소적정치료(Minimally adequate treatment)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제안된 바 있다(Puyat et al., 2016). 실제 심리상담 및 치료 현장에서 중도탈락 비중은 상당히 높은데,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경우, 열악한 공공지원은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면서 최소적정치료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을 높인다(Cummings et al., 2019; Khazaie et al., 2016). 추후 연구에서는 이용한 회기 수 및 제공자의 전문성을 변인에 포함하여 최소적정치료 충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및 사회경제적 요인을 탐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본 연구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만을 활용하여, 서울과 타 지역 간의 심리지원 이용 불균형을 확인하지 못하였다. 추후 전국 차원의 심리지원 이용요인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정신건강 및 심리서비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탐색하고, 이것이 전국민의 심리지원 이용 및 이용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설문조사 기반의 횡단조사설계로, 태도 요인과 서비스 이용 간의 선후관계를 파악하지 못하였다. 심리지원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가 심리지원 이용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고, 긍정적인 심리지원 이용경험으로 인해 심리지원 이용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되었을 수도 있기에 추후 선행요인과 심리지원 이용 간의 선후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종단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본 연구 문제에서 설정한 기간(최근 1년)과 측정 도구(PHQ-9, GAD-7, ITQ-K)의 증상 측정기간 (최근 2주~1개월) 간의 불일치 역시 한계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즉, 최근 1년 이내에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뒤 그 개입의 효과로 현재 증상이 임상적 절단점 미만으로 완화된 집단이 본 연구의 정신건강 문제 표본에서 누락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표준화된 척도를 활용한 이유는, 과거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대상자의 주관적 회상에 의존하는 방식에 비해 증상 수준을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방법론적 이점이 있을 뿐 아니라,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 만성화 및 재발이 잦은 경향(Bruce et al., 2005; Kessler et al., 2003; Kessler et al., 2013)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본 연구 표본에서도 최근 1년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으나 임상적 수준의 증상을 보고하지 않은 인원은 소수(27명, 2.7%)에 불과하였다. 이는 회상 편향(recall bias)을 감수하기보다 표준화된 자기보고식 도구를 선별에 활용하는 접근이 본 연구 결과의 엄밀성을 담보하는 데 타당한 방식이었음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단면 조사의 특성 및 표집 과정의 내재적 한계를 고려하여 본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유의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패널 특성상 중장년층 중에서도 인지기능이 양호하고 디지털 이용이 용이한 인구가 패널에 등록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노인 중 많을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 소외계층(김학실, 심준섭, 2020)의 심리지원 미이용 실태가 과소보고 혹은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중장년층 이상의 심리지원 이용률이 낮게 보고된 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추후 고령층 및 디지털 소외계층의 심리지원 격차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투입된 여러 변인에 대한 해석의 명료성을 위하여 회귀분석 시 연령 및 증상 수준을 이진변수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는데, 이는 각 변인이 가진 정보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추후 연구에서는 증상 수준 및 연령을 연속변인으로 활용하여 각 변인이 심리지원 이용 및 도움추구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세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자기보고식 설문조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응답자가 진료 등 타 정신건강서비스와 심리지원 간의 혼동으로 인해 심리지원 이용률을 과대 추정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추후 심리지원의 정의(공인된 심리/상담 전문가가 진행하는 회기당 50분 이상의 개인 혹은 집단 상담)를 명확하게 지시문에 표기하거나, ‘정신과 의사’, ‘심리 또는 상담전문가’, ‘사회복지사’, ‘한의사’ 등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한 직역을 엄밀하게 구분하도록 하는 (국립정신건강센터, 2024b) 방법론, 응답자의 왜곡을 줄일 수 있는 면접 방법론, 혹은 사업기관 이용내역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심리지원 이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는 인구의 심리지원 이용 현황에 대해, 병원 및 복지기관뿐 아니라 민간/공공 상담센터 등 심리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지역사회 기관을 통틀어 살펴본 국내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무엇보다 본 연구는 심리지원 사업이 보편화되고 있는, 한편으론 건강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서울의 심리지원 이용 실태를 파악하는 선제적 상황분석 연구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심리지원 사업이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될 시 발생할 수 있을 이용 격차를 예측하고 이에 예방적으로 대응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보편적 건강 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은 모든 사람이 사회경제적 어려움 없이 필요한 시기와 장소에서 모든 종류의, 그리고 가장 양질의 건강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다(WHO, 2013). 전문가에 의해 제공되는 심리지원은 대다수의 시민이 선호하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전략이다. 그렇기에 보편적 마음건강 보장을 위해, 누구나 원할 때 다양한 수준의 심리지원(즉, 저강도 심리지원-가벼운 지지 차원의 상담-에서 고강도 심리지원-중등도 이상의 정신건강문제에 대한 집중심리서비스-까지)을 각 수준에 특화된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도 살펴보았듯,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전문 심리지원에 대한 보편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정신건강서비스 영역 내의 정책적 공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심리적 개입을 수행하는 심리/상담 전문가를 규정하는 통합적인 제도(정신건강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와 같이 일부 영역만을 규정하는 자격을 제외)와 전적인 서비스 운영/제공 체계(심리상담바우처와 같은 보조적인 지원정책 제외)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 복지, 간호 등 다른 정신건강 영역에 자격 제도 및 보험/복지 체계가 확립한 것과 대비되는 실정이다.
최근 전국 차원의 심리지원 바우처 사업 및 공식적인 심리서비스 자격제도 법제화(전진아 외, 2022) 등 심리지원의 보편적 접근성과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전례 없는 정책적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본 연구는 전문가의 심리지원을 보편적 건강 보장이라는 공공보건 목표에 맞게 모든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여러 사회경제적 및 제도적 격차를 정책을 통해 해소하는 일의 중요성을 뒷받침한다. 모든 정신건강 정책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들은 시민의 보편적 정신건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와 기존 정책의 타성을 초월하여 ‘심리지원 보편적 건강 보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야 할 공적 책임 앞에 서 있다. 오직 시민의 마음건강을 위해, 10여년 간 정체되어 있던 심리서비스 법제화 및 보편적 심리지원 제도화를 이뤄내야 하는 시점이다.
참고문헌
김잔디. (2024년, 9월 22일). 마음투자 지원사업지역 불균형 심각… ‘강남 37곳 vs. 보령 0곳’.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40922034900530
서울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단. (2025). 2024 서울시 건강격차 모니터링 [통계집]. http://seoulphri.seoulhealth.kr/view.do?no=150&idx=1268&pgMode=show&pageIndex=1&sv=&sw=#n
송한나, 정해나. (2023). 2023 정신건강에 관한 서울시민 인식 조사 보고서.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https://seoulmentalhealth.kr/library/reports/403
엄소용, 최혜윤. (2024).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성과지표 개선 및 성과평가 고도화 연구 2023 보고서. 서울특별시. https://youth.seoul.go.kr/bbs/view.do?key=2303300002&pstSn=2401050003
Andrade, L. H., Alonso, J., Mneimneh, Z., Wells, J. E., Al-Hamzawi, A., Borges, G., Bromet, E., Bruffaerts, R., de Girolamo, G., de Graaf, R., Florescu, S., Gureje, O., Hinkov, H. R., Hu, C., Huang, Y., Hwang, I., Jin, R., Karam, E. G., Kovess-Masfety, V.,…Kessler, R. C. (2014). Barriers to mental health treatment: results from the WHO World Mental Health surveys. Psychological Medicine, 44(6), 1303-1317.
APA Dictionary of Psychology. (2023). Intervention.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2025년 3월 31일: https://dictionary.apa.org/intervention
Bonabi, H., Müller, M., Ajdacic-Gross, V., Eisele, J., Rodgers, S., Seifritz, E., Rössler, W., & Rüsch, N. (2016). Mental Health Literacy, Attitudes to Help Seeking, and Perceived Need as Predictors of Mental Health Service Use: A Longitudinal Study. The Journal of Nervous and Mental Disease, 204(4), 321-324.
Bruce, S. E., Yonkers, K. A., Otto, M. W., Eisen, J. L., Weisberg, R. B., Pagano, M., ... & Keller, M. B. (2005). Influence of psychiatric comorbidity on recovery and recurrence in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social phobia, and panic disorder: a 12-year prospective study.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162(6), 1179-1187.
Kessler, R. C., Sonnega, A., Bromet, E., Hughes, M., & Nelson, C. B. (2013).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in the National Comorbidity Survey. In Fear and anxiety (pp. 22-34). Routledge. https://www.taylorfrancis.com/chapters/edit/10.4324/9780203825266-4/posttraumatic-stress-disorder-national-comorbidity-survey-ronald-kessler-amanda-sonnega-evelyn-bromet-michael-hughes-christopher-nelson
Levis, B., Benedetti, A., Ioannidis, J. P. A., Sun, Y., Negeri, Z., He, C., Wu, Y., Krishnan, A., Bhandari, P. M., Neupane, D., Imran, M., Rice, D. B., Riehm, K. E., Saadat, N., Azar, M., Boruff, J., Cuijpers, P., Gilbody, S., Kloda, L. A., McMillan, D., … Thombs, B. D. (2020). 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scores do not accurately estimate depression prevalence: individual participant data meta-analysis. Journal of clinical epidemiology, 122, 115-128.e1.
Littlefield, L. (2017). Ten years of better access. InPsych, 39(1), 7-10. https://psychology.org.au/inpsych/2017/february/littlefield
McManus, S., Bebbington, P., Jenkins, R., & Brugha, T. (2016). Mental health and wellbeing in England: Adult Psychiatric Morbidity Survey 2014. A survey carried out for NHS Digital by NatCen Social Research and the Department of Health Sciences, University of Leicester. https://digital.nhs.uk/data-and-information/publications/statistical/adult-psychiatric-morbidity-survey/adult-psychiatric-morbidity-survey-survey-ofmental-health-and-wellbeing-england-2014
NAPHA. (2022). RPH-håndboka: anbefalinger basert pånasjonale retningslinjer og ti års erfaringer medrask psykisk helsehjelp. Retrieved Nov 22, 2023, from https://napha.no/content/26045/rph-handboka.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2004a). Depression: management of depression in primary and secondary care, Clinical Guideline 23. NICE. https://www.nice.org.uk/guidance/cg23
National Institute for Clinical Excellence. (2004b). Anxiety: Management of Anxiety (panic disorder, with or without agoraphobia, and Generalised Anxiety Disorder) in Adults in Primary, Secondary and Community Care-Quick Reference Guide, Clinical Guideline 22. NICE. https://www.nice.org.uk/guidance/cg22
NHS England. (2026.2.26). NHS Talking Therapies, for anxiety and depression. https://www.england.nhs.uk/mental-health/adults/nhs-talking-therapies/
Pirkis, J., Currier, D., Harris, M., Mihalopoulos, C., Arya, V,, Banfield, M,, Bassilios, B,, Buchanan, B,, Butterworth, P,, Brophy, L,, Burgess, P,, Chatterton, M. L., Chilver, M., Eagar, K., Faller, J., Fossey, E., Ftanou, M., Gunn, J., Kruger, A., Le, L., Newton, D., Roberts, L., Scurrah, K., Scheurer, R., Spittal, M., Tapp, C., van Gelder, T., and Williamson, M. (2022). Evaluation of the Better Access initiative – final report. Canberra, ACT, Australia: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https://www.health.gov.au/resources/collections/evaluation-of-the-better-access-initiative-final-report
Roberge, P., Fournier, L., Menear, M., & Duhoux, A. (2014). Access to psychotherapy for primary care patients with anxiety disorders. Canadian Psychology/Psychologie canadienne, 55(2), 60. https://psycnet.apa.org/doi/10.1037/a0036317
World Health Organisation (2001) World Health Report 2001: New Understanding, New Hope. Geneva: WHO. http://www.who.int/whr/2001/en/
World Health Organization. (2005. Dec. 1.). Promoting health. http://www.int/healthpromotion/en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3). The World Health Report 2013: research for universal health coverage.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orld-health-report-2013-research-for-universal-health-coverage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2). World mental health report: Transforming mental health for all. World Health Organization. https://iris.who.int/server/api/core/bitstreams/40e5a13a-fe50-4efa-b56d-6e8cf00d5bfa/content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5). Guidance on mental health policy and strategic action plans. Module 3. Process for developing, implementing, and evaluating mental health policy and strategic action plans. World Health Organization. https://iris.who.int/bitstream/handle/10665/380467/9789240106833-eng.pdf?sequence=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