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칠전팔기(七顚八起)’, ‘백절불굴(百折不屈)’은 인간이 역경을 견디고 더욱 단단해지는 내면적인 힘을 함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어려움을 극복하는 수준을 넘어 불리한 환경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함으로써 더 나은 적응 상태로 발달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인간은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 실패, 상실, 질병, 관계 갈등, 경제적 위기 등 다양한 형태의 위기와 역경을 경험하지만, 동일한 역경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삶의 기능과 의미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회복을 이루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비교적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무너진다.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탄력성(resilience)이다(Luthar et al., 2000; Masten, 2001). 최근 COVID-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개인의 정신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불확실성과 통제감 상실, 장기적인 사회적 고립과 같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증가시켰다(Coulombe et al., 2020; Zang, 2022). 특히 직무 변화와 실직 위험, 소득 감소 등 직무 스트레스 요인은 정신건강 취약성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보고되었으며(Coulombe et al., 2020), 팬데믹 동안 가족 구조의 변화와 돌봄 부담의 증가, 관계적 갈등의 확대 등 가족체계 내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탄력성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Prime et al., 2020). 또한, 경제적 불안과 불확실성, 장기화된 재난 경험은 불안·우울·자살사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탄력성은 부적응 위험을 보호하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되었다(Llistosella et al., 2022). 이러한 사회적·경제적·가족적 변화는 역경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탄력성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으며, 개인이 갖는 심리적 자원과 사회적 보호요인의 역할을 재조명하게 하였다. 심리학에서도 긍정적 정서 경험, 의미 있는 관계, 성취감, 몰입(flow), 삶의 의미와 목적 등 주관적 웰빙을 구성하는 요소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정신건강 분야 역시 병리 중심 접근(deficit-oriented approach)에서 강점 중심 접근(strengths-based approach)으로 전환되고 있다(Ryan & Calabiano, 2009; Tedeschi & Kilmer, 2005). Seligman과 Csikszentmihalyi(2000)가 긍정심리학을 제안한 이후 탄력성은 정신건강 연구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았으며, 예방 및 중재 전략에서 핵심적인 요인으로 제안되고 있다(DeSimone et al., 2017).

탄력성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사회적 기능의 안정 또는 상승을 가능하게 하는 내적·외적 보호요인들의 통합적 능력으로 정의된다(Masten, 2001). 초기에는 스트레스와 역경으로부터 견뎌내는 성격 특질(trait)로 이해되었으나(Werner, 1983), 이후 연구에서는 탄력성을 단일한 고정 특성이 아니라 역경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적응을 나타내는 역동적 과정(dynamic process)으로 개념화하였다(Cowen, 2001; Luthar et al., 2000; Masten & Cicchetti, 2016). 이에 따라 탄력성 연구는 개인 내부 자원뿐 아니라 가족, 사회적 지지, 공동체 환경 등 다수의 생태학적 요인 간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있으며(Bronfenbrenner, 1979; Masten et al., 2006; Ungar, 2011), 탄력성을 정교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층적 요인들을 반영할 수 있는 척도가 요구된다. 또한, 탄력성 연구는 1970년대 고위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Werner, 1992; Garmezy, 1993)에서 시작하여 이후 만성질환 환자, 대학생, 간호사, 교사, 재난 생존자, 군인, 구조대원 등 다양한 성인 집단으로 확대되었다. 다만,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한 측정 도구의 검증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탄력성은 재난(Bonanno et al., 2007), 신체질환(Zautra et al., 2008), 학업과 직무 스트레스(Taylor et al., 2013) 등의 다양한 상황에서 긍정적 정신건강 및 신체적 결과를 유의하게 예측한다는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탄력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신뢰롭고 타당한 측정도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탄력성 측정도구는 그 개념적·측정학적 기반이 충분히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Windle 등(2011)은 탄력성 척도 15개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연구에서 단일한 ‘표준(gold standard)’ 탄력성 척도는 존재하지 않으며, 개념 정의의 모호성, 요인구조의 불안정성, 검증 변수 부족, 문화 적용의 제한, 검사-재검사 신뢰도 및 변인 반응성 부족 등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였다. Ungar(2011), Windle 등(2011)은 특히 대부분의 척도가 개인 심리 특성 요인에 편중되어 탄력성의 다차원적 자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에 탄력성이 단일 요인이 아니라 다양한 보호요인의 통합적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복합 개념임을 고려한 새로운 측정도구 개발을 제안하였다.

대표적인 탄력성 척도로 Connor-Davidson Resilience Scale(CD-RISC; Connor & Davidson, 2003)은 가장 널리 사용된 척도 중 하나이지만, 원저자가 보고한 5요인 구조는 후속 연구에서 안정적으로 재현되지 않았고(Burns & Anstey, 2010; Campbell-Sills & Stein, 2007; Waddimba et al., 2022) 특히 영성(Spirituality) 요인은 두 개 문항으로만 구성되어 요인의 안정성 및 구성타당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Green et al., 2014; González et al., 2015; Yu & Zhang, 2007). 또다른 연구에서도 독립된 요인으로 유지되지 않거나 다른 요인과 통합되는 등 반복적으로 불안정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Campbell-Sills와 Stein(2007)은 1,743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25문항 중 다수 문항을 제거하고 단일 요인 10문항으로 구성된 수정모형을 제안하였으며, Green 등(2014)은 다양한 인구집단에서 3, 4, 5요인 등 상이한 구조가 도출되는 문제를 정리하며 CD-RISC 요인의 구조적 불안정을 지적하였다. Yu 등(2011)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타당화 연구에서는 영성 요인이 낮은 신뢰도 나타내며, 우울 및 불안 등과도 유의미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다(Yu et al., 2011). 실제로 한국의 타당화 연구에서도 영성 요인의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Baek et al., 2010, 이지희 등 2012). 이는 탄력성의 구성요인이 문화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Ungar, 2011), 기존 척도를 단순 번역하여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Windle 등(2011)은 탄력성 측정 도구에 대한 검토 연구에서 기존 척도들의 개념 정의 불명확성과 요인구조의 비일관성을 주요 문제로 지적하며, 특히 문화적 맥락에 따라 요인이 다르게 구성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한국 성인의 경우, 개인의 독립적 역량을 강조하는 서구적 탄력성과 달리 타인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는 ‘관계적 자기’의 특성이 두드러진다(한민 등, 2025).

이러한 문화적 특수성은 탄력성의 하위 구성요소들이 한국 성인에게서 재구조화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첫째, 낙관성은 단순히 미래에 대한 개인적 기대를 넘어 주변 환경 및 타인과의 관계적 조화를 고려하며 대처하는 ‘조화적 대처’의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상호협조적 자기 개념이 강조되는 동아시아 문화에서 두드러지며(Markus & Kitayama, 1991), 개인이 사회적 관계의 조화를 고려하여 스트레스 대처방식이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Kim et al., 2006). 둘째, 사회적 지지 또한 명시적인 도움 요청(Explicit support)보다는 관계 속에 소속되어 있다는 감각 자체로 위안을 얻는 ‘암묵적 지지(Implicit support)’가 핵심적인 회복 자원으로 기능한다(양정은, 2019; Kim et al., 2008). 셋째, 한국 사회의 정서 억제적 문화와 체면 중시 경향(한민 등 2025)은 감정조절 및 적응력 요인이 원척도와 다른 구조로 나타나게 하는 주요 기제가 될 수 있다.

위와 같은 한계를 보완하고자 DeSimone 등(2017)은 탄력성을 ‘변화하는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으로 재정의하고, 다섯 가지 핵심 보호요인-①적응성(adaptability), ②정서조절(emotion regulation), ③낙관성(optimism), ④자기효능감(self-efficacy), ⑤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을 포함한 5×5 탄력성 척도(Five-by-Five Resilience Scale; 5×5RS)를 개발하였다. 이 척도는 개인 내적 요인뿐 아니라 대인관계 및 환경적 맥락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탄력성을 다차원적으로 측정하였다는 점에서 기존 척도와 차별성을 가진다. 또한, 문항반응이론(IRT)을 활용하여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고, 긍정·부정 문항을 혼합하여 응답 편향을 줄이며, 다차원적 탄력성 구조를 실증적으로 구현한 측정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5×5RS는 주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검증되었으며(DeSimone et al., 2017) 문화권에 따라 동일한 요인 구조가 안정적으로 재현되지 않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한국 사회문화적 맥락에서도 동일하게 기능하는지 경험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척도 번안과 과정에서의 검증은 단순한 언어적 변환을 넘어 문항의 기능, 측정도구, 요인 간 관계가 새로운 표본에서도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최근 중국 타당화 연구에서는 초기 25문항 5요인 구조의 부적합으로 일부 문항 제거 및 오차공분산 추가를 거친 수정모형이 최종 채택되었으며, 이는 원척도의 요인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Zhao et al., 2024). 또한, 인도네시아 타당화 연구에서도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원래의 5요인 구조 대신 4요인 구조가 도출되고 5개의 문항이 삭제되는 등(Rahmah et al., 2024) 탄력성 구성요인이 문화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탄력성 척도의 국제적 적용에 있어 문화적 타당화(cross-cultural validation)와 구조적 재검증(structual re-evaluation)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5×5RS의 구조적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작업은 단순히 척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한국 문화 특유의 탄력성 구조를 실증적으로 규명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한국 문화 특유의 관계적 안녕감과 조화적 대처 양상을 명확히 식별하기 위해서는 탄력성을 단일한 심리적 기제가 아닌 다차원적인 역량으로 구분하여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DeSimone 등(2017)이 개발한 5×5RS는 탄력성을 인지, 정서, 사회적 영역 등 5가지 핵심 역량으로 세분화하여 측정하므로 서구와 한국 간의 구조적 차이를 비교·검증하기에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는 5×5RS를 한국어로 번안하고, 만 19~64세 한국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탐색적 요인분석과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요인구조의 문화적 적합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또한, 우울, 불안, 삶의 만족도 및 K-CD-RISC와의 상관을 통합적으로 검토하여 수렴 및 준거 타당도를 평가하고,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통해 척도의 시간 안정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5×5RS-K가 한국 성인의 탄력성을 다차원적 관점에서 타당하게 측정할 수 있는 도구임을 확인하고, 향후 임상·상담·교육·조직 및 재난 심리지원 등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실천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방 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연구윤리 준수를 위해 해당 대학 생명윤리심의위원회로부터 승인(DKU IRB 2025-02-016-002)을 받은 후 수행되었다. 연구참여자는 만 19~64세 사이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IRB 승인 절차에 따라 표본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SNS 홍보 및 주요 대학생·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예: 에브리타임, 블라인드 등) 게시판을 통해 모집 공고를 게시하였다. 이를 통해 특정 연령대나 직업군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표본의 일반화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1차 수집에서는 총 260명이 응답하였으나, 모든 문항에 동일한 번호로 응답하는 등 응답의 변산성이 없는 ‘줄 세우기’식의 불성실한 응답자를 제외한 225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이 표본은 탐색적 요인분석(EFA)에 활용되었다. 이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2차 표본을 별도로 모집하였으며, 총 229명 중 연령 오기재, 불성실한 응답을 제외한 225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에 포함하였다. 2차 표본은 확인적 요인분석(CFA)에 활용되었다.

1차 표본의 평균 연령은 35.1세(SD=11.2)이었고, 남성 76명(33.8%), 여성 149명(66.2%)으로 구성되었다. 교육수준은 중졸 2명(0.9%), 고졸 76명(33.8%), 초대졸 35명(15.6%), 대졸 85명(37.8%), 대학원졸 27명(12%)으로 나타났고, 종교는 무교 148명(65.8%), 개신교 44명(19.6%), 천주교 15명(6.7%), 불교 18명(8%)이었다. 2차 표본의 평균 연령은 36.6세(SD=10.1)이었고, 남성 102명(45.3%), 여성 123명(54.7%)으로 구성되었다. 교육수준은 중졸 3명(1.3%), 고졸 65명(28.9%), 초대졸 37명(16.4%), 대졸 94명(41.8%), 대학원졸 26명(11.6%)으로 나타났고, 종교는 무교 154명(68.4%), 기독교 42명(18.7%), 천주교 10명(4.4%), 불교 19명(8.4%)이었다. 마지막으로 척도의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표본 50명을 대상으로 2주 간격으로 동일한 척도를 재시행하여 검사-재검사(test-retest reliability)를 산출하였다. 검사-재검사 표본의 평균 연령은 35.4세(SD=9.19)이었고, 남성 21명(42%), 여성 29명(58%)으로 구성되었다. 교육수준은 고졸 10명(20%), 초대졸 4명(8%), 대졸 28명(56%). 대학원졸 8명(16%)으로 나타났고, 종교는 무교 35명(70%), 개신교 9명(18%), 천주교 4명(8%), 불교 2명(4%)이었다.

측정도구

5×5 탄력성 척도(Five by Five Resilience Scale; 5×5RS)

5×5 탄력성 척도는 DeSimone 등(2017)에 의해 이론적 및 경험 근거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본 척도는 5가지 보호요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적응력(Adaptability), 정서조절(Emotion regulation), 낙관성(Optimism), 자기효능감(Self- efficacy),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가 포함된다. 총 25문항이며, 모든 문항에서 평소 자신의 모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따라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5점(매우 그렇다)으로 응답하는 Likert 5점 척도이다. DeSimone 등(2017)의 연구에서 5×5RS 전체 척도 및 각 하위척도 모두 내적 합치도가 .70을 초과하였다. 본 연구의 번안 절차는 국제검사위원회(ITC, 2017)의 지침에 따라 체계적인 절차를 수행하였다. 먼저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이중언어 사용자(Biligual)가 원문항을 한국어로 번역하였으며, 원척도를 접하지 않은 제3자가 이를 다시 영어로 역번역(Back-translation)하여 원문항과 개념적 동등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임상 및 상담심리 전문가 6인이 내용타당도 검증을 하였고, 분석결과 척도 전체의 내용타당도 지수(S-CVI/Ave)는 .857로 산출되었다. 다만, 수치와 별개로 전문가들의 질적 피드백(예: 한국 성인의 겸양 및 체면 문화 반영 등)을 수렴하여 문항 표현을 미세 조정함으로써 문항을 확정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87-.91이었다.

한국판 Conner-Davidson 탄력성 척도 (Korean-Conner-Davidson Resilience Scale; K-CD-RISC)

한국판 Conner-Davidson 탄력성 척도는 Conner와 Davidson(2003)이 고안하고 Back 등(2010)이 번안하고 타당화가 이루어졌다. 총 25문항이며, Likert 5점 척도이다. 각 하위요인은 ‘역경에 대한 강인함(Hardiness)’, ‘목적의식 및 자기조절(Sence of Purpose & Self-Control)’, ‘낙관성 및 긍정적 수용(Optimism & Positive Acceptance)’, ‘사회적 지지 및 유대감(Social Support & Bonding)’, ‘영적 영향 및 신념(Spiritual Influences & Beliefs)으로 구성되어 있다. Back 등(2010)의 연구에서 내적합치도는 .93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내적 합치도는 .92이었다.

한국형 우울장애 선별도구(Korean Screening Assessment for Depressive Disorder; K-DEP)

한국형 우울장애 선별도구는 최기홍, 이승환, 최윤영(2019)이 DSM-5에서 제시한 주요우울장애의 핵심 증상 ― 우울감, 흥미 및 즐거움의 상실, 피로감, 무가치감, 자살 관련 사고, 식욕·수면 변화 등 ― 을 반영하여 제작한 측정도구이다. 이 도구는 총 12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 2주 동안의 정서 상태를 기준으로 0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4점(매우 그렇다)까지 응답하도록 되어 있는 5점 Likert 척도 형식을 취한다. 개발 연구에서는 14점을 선별 기준점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최기홍 등, 2019), 윤서원 등(2018)은 매우 높은 수준의 내적 합치도(.99)를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산출된 내적 합치도는 .93이었다.

한국형 불안장애 선별도구(Korean Anxiety Screening Assessment; K-ANX)

한국형 불안장애 선별도구는 최기홍 등(2019)이 DSM-5에서 제시한 범불안장애의 핵심 증상 ― 과도한 걱정, 걱정 조절의 어려움, 안절부절함, 피로, 집중의 저하, 과민성, 근육 긴장 등 ― 을 반영하여 제작된 측정도구이다. 총 11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 2주 동안 경험한 불안 관련 증상을 0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까지 평가하는 5점 Likert 방식으로 응답한다. 개발 연구에서 권장된 절단점은 17점이며, Kim 등(2018)의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는 .96이었다. 본 연구에서도 내적 합치도는 .96으로 확인되었다.

삶의 만족도 척도(Satisfaction Withe Life Scale; SWLS)

삶의 만족도 척도는 Diner, Emmons, Larsen, Griffin(1985)이 개인이 인지하는 전반적 삶의 만족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한 자기보고식 측정도구이다. 이 척도는 5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문항에 대해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7점(매우 그렇다)까지 응답하는 7점 Likert 형식을 사용한다. 개발 연구에서 보고된 내적 합치도는 .87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조명한, 차경호(1998)가 번안하고 임진영(2012)이 타당화한 한국어판 SWLS를 활용하였다. 임진영(2012)의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는 .84-.91 범위로 나타났으며, 본 연구에서도 내적 합치도는 .90으로 확인되었다.

절차 및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번안된 5×5RS의 요인구조와 타당도,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해 SPSS와 Amos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로 자료 분석을 실시하였다. 첫째, 1차로 수집된 표본(n=225)을 대상으로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 EFA)을 실시하였다. 요인 추출 방법으로는 최대우도법(Maximun Likihood; ML)을 사용하였으며, 요인 간 상관을 허용하는 사각회전(oblique rotationl Direct Oblimin)을 적용하였다. 둘째, 독립적으로 모집한 2차 표본(n=225)을 활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수행하였다. 1차 분석에서 도출된 요인구조를 모형화하여 구조방정식모형(SEM)으로 분석하였으며, 모형 적합도 평가는 χ², Comparative Fit Index(CFI), Tuker-Lewis Index (TLI), Root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RMSEA)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셋째, 본 척도의 시간적 안정성을 확인하고자 검사-재검사 신뢰도(test-retest reliability)를 산출하였다. 동일한 참여자 50명을 대상으로 2주 간격으로 동일한 척도를 두 차례 실시하였으며, 두 시점 간의 일치 정도를 검증하기 위해 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ICC)를 사용하였다. 넷째, 수렴 및 준거 타당도 검증을 위해 관련 척도들과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결 과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5×5RS-K)의 요인구조

먼저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기에 앞서 자료의 정규성을 검토하였다. 먼저 Kolmogorov- Smirnov 검정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문항에서 유의확률이 .05미만으로 나타나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왜도(skewness)와 첨도(kurtosis)를 산출한 결과, 왜도의 절대값은 -0.96~0.42, 첨도의 절대값은 -0.88~1.63 범위로 나타나 왜도 절대값은 2미만, 첨도 절대값은 7미만으로 나타나 정규성 가정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다(West et al., 1995). 또한, 본 자료가 요인분석 수행에 타당하지 확인하기 위해 KMO 표본적합도 지수(Kaiser-Meyer-Olkin Measure of Sampling Adequacy)와 Bartlett의 구형성 검정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KMO는 .876으로 나타났으며(Kaiser, 1974) Bartlett 구형성 검증치는 χ²=2650.90 (df=300), p<.001로 요인분석을 실시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Bartett, 1950).

다음으로 5×5RS-K의 요인구조를 확인하기 위하여 25문항에 대하여 최대우도법(Maximum Likeihood Method; MLM)으로 요인을 추출하였으며, 사각회전(Direct Oblimin)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5×5RS-K에 대한 5요인을 산출하였고, 5개의 요인은 총 변량의 51%를 설명하였다(표 1). 요인 1은 ‘나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역)’, ‘나는 일이 잘 안될 것이라고 예상한다(역)’, ‘나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역)’,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능력이 부족하다(역)’, ‘나는 사회적 상황에서 종종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편이다(역)’ 등 8문항으로 구성되며, 고유값은 7.65, 설명량은 30.60%이었다. 원척도의 ‘낙관성(Optimism)’요인 외 ‘적응력(Adaptability)’,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 요인과 재구조화되어 나타났으며, 단순한 긍정적 기대가 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 문제 해결 가능성을 인지하고,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안정감과 지지를 경험함으로써 긍정적인 미래 전망을 유지하려는 심리자원으로 대처적 자원(Coping resources; Lazarus & Folkman, 1984)과 관계적 자원(Relational resources; Hobfoll, 1989)을 포함한 낙관적 태도를 나타내어 ‘적응적 낙관성(Adaptive Optimism; AO)’으로 명명하였다. 요인 2는 ‘나는 복잡한 문제도 잘 해결하는 편이다’, ‘나는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 등 4문항으로 구성되며, 고유값은 2.44, 설명량은 9.75%이었다. 원척도의 자기효능감 요인 중 한 문항이 ‘적응적 낙관성’ 요인으로 이동하였으나 전체적으로 문항의 내용적 일관성이 유지되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도 ‘자기효능감(Self-Efficacy; SE)’으로 명명하였다. 요인 3은 ‘나는 매우 예민하고 쉽게 상처를 받는다(역)’, ‘나는 내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등 5문항으로 구성되며, 고유값은 1.21, 설명량은 4.86%이었다. 부정적 정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반영하여 원척도와 동일한 문항구성으로 요인이 도출되었다. 이에 동일하게 ‘감정조절(Emotion Regulation; ER)’로 명명하였다. 요인 4는 ‘나는 새로운 상황에 쉽게 적응한다’, ‘나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린다’, ‘나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등 5문항으로 구성되며, 고유값은 0.84, 설명량은 3.35%이었다.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특성을 반영하고 있어 단순히 상황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뿐 아니라 사회적 개방성과 긍정적 정서 조망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원척도의 ‘적응력(Adaptability)’요인을 참고하되 보다 확장된 의미를 반영하여 본 요인은 ‘사회적 적응력(Social Adaptability; SA)’으로 명명하였다. 요인 5는 ‘나는 사람들과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등 3문항으로 구성되며 고유값은 0.68, 설명량은 2.74%이었다. 원척도의 사회적 지지 요인 중 일부 문항이 이동하였으나 남은 문항들은 일관되게 관계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을 나타낸다. 단순한 지지 인식보다 개인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유대감과 소속감의 수준을 반영하여 본 연구에서는 ‘관계적 안정감(Relational Security; RS)’으로 명명하였다.

표 1.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에 대한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n=225)
번호 문항내용 요인1 요인2 요인3 요인4 요인5
AO5 나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R). .780 -.252 -.424 .155 .464
AO4 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것 같아 두렵다(R). .775 -.296 -.490 .070 .368
AO2 나는 일이 잘 안될 것이라고 예상한다(R). .666 -.169 -.251 .103 .356
RS3 나는 사회적 상황에서 종종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편이다(R). .653 -.313 -.456 .172 .419
SA5 나는 낯선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R). .645 -.302 -.492 .101 .302
AO1 나는 어디서나 어려움을 경험한다(R). .577 -.091 -.265 .092 .301
SE3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능력이 부족하다(R). .527 -.453 -.278 .050 .475
SA3 나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R). .495 -.209 -.222 .335 .250
SE2 나는 복잡한 문제도 잘 해결하는 편이다. .227 -.879 -.346 .436 .115
SE1 나는 문제를 분석하는 데 능숙한 편이다. .095 -.799 -.244 .385 .116
SE4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은 능숙하게 처리한다. .174 -.692 -.200 .321 .231
SE5 나는 무엇이든지 해결할 수 있다. .454 -.640 -.311 .418 .403
ER5 나는 감정에 쉽게 압도된다. .444 -.223 -.836 .048 .300
ER2 나는 내 감정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257 -.360 -.651 .323 -.025
ER4 나는 매우 예민하고 쉽게 상처를 받는다(R). .582 -.276 -.628 .121 .336
ER3 나는 감정조절이 잘 되는 편이다. .249 -.462 -.605 .337 .192
ER1 나는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편이다(R). .351 -.047 -.510 -.134 .204
SA2 나는 변화에 대해 개방적이다. .231 -.451 -.141 .761 .078
SA4 나는 새로운 상황에 쉽게 적응한다. .432 -.547 -.362 .645 .201
ES1 나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린다. .158 -.309 -.185 .586 .308
AO3 나는 일상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는 편이다. .413 -.386 -.345 .489 .349
SA1 나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174 -.434 -.292 .446 .176
RS5 나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R). .587 -.298 -.340 .167 .831
RS2 나는 대인관계에서 공허함을 느낄 때가 있다(R). .471 -.156 -.278 -.015 .707
RS4 나는 사람들과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251 -.312 -.103 .418 .480
고유값 7.65 2.44 1.21 .84 .68
설명량(%) 30.60 9.77 4.85 3.35 2.74
내적 일치도 .853 .837 .775 .776 .717
[i]

주. N = 225. AO = 적응적 낙관성(Adaptive Optimism); SE = 자기효능감(Self-Efficacy); ER = 감정조절(Emotional Regulation); SA = 사회적 적응력(Social Adaptability); RS = 관계적 안정감(Relational Security).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5×5RS-K)의 요인구조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앞서 확인된 5×5RS-K의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도출된 5요인 구조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원척도의 이론적 구조와 요인 간 독립성을 엄격하게 검증하고자 CFA를 적용하였으며, 모형의 적합도 살펴보기 위해 카이자승(χ²), TLI (Tucker Lewis Index), CFI(Comparative Fit Index), RMSEA(Root-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를 제시하였다(표 2). 카이자승은 모형의 절대적 적합도 지수로 표본크키에 영향을 받으므로, TLI, CFI, RMSEA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홍세희, 2000).

표 2.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의 적합도 지수(n=225)
모형 χ2(p) df TLI CFI RMSEA (90% CI)
5×5RS-K 5요인
(초기모형)
674.221 265 .778 .804 .083(.075-.091)
5요인
(최종모형)
167.336 80 .905 .928 .070(.055-.085)
[i]

주. TLI=Tucker Lewis Index, CFI=Comparative Fit Index, RMSEA=Roor Mean Square Error of Approximation

그림 1.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KJP_2026_v45n3_299_f001.jpg

분석 결과, 5×5RS-K의 초기 25문항 5요인 모형의 합치도 지수는 χ²=684.221(p<.001), TLI=.778, CFI=.804, RMSEA=.083(90% 신뢰구간 .075-.091)으로 나타나 모형 적합도가 수용 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모형 수정을 실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단순히 통계적 지수(표준화된 요인적재량 0.5미만, SMC .40미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본 조사 실시 전 임상 또는 상담심리 전문가 6인을 대상으로 산출한 내용타당도 지수(CVI)결과와 질적 합의 절차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전문가 6인의 평정 결과, 척도 전체의 내용타당도 지수(S-CVI/Ave)는 .857로 산출되어 개념적 적절성을 확보하였다(Lynn, 1985; Yusof, 2019). 다만, 전문가 서술형 피드백을 통해 한국 성인의 정서적 맥락에 비추어 표현이 모호하거나 의미가 중첩되는 문항들에 대한 수정 권고가 제기되었다. 구체적으로 적응적 낙관성(AO)의 AO1, AO2, AO3 문항은 주도적 신념보다는 겸양의 미덕이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신중한 태도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으며, 사회적 적응력(SA) 및 관계적 안정감(RS)의 문항들은 체면 문화나 사회적 바람직성에 따른 응답 편향의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이론적·질적 판단과 통계분석(CFA) 과정에서 나타난 부적합 수치가 일치하는 10개 문항을 최종적으로 삭제하였다. 최종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χ²=167.336(p<.001), TLI=.905, CFI=.928, RMSEA=.070(90% 신뢰구간 .055-.085)으로 나타나 만족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5×5RS-K)의 신뢰도 및 측정표준오차

본 연구에서 최종 확정된 5×5RS-K(15문항)의 내적 일치도(Cronbach’s α)를 산출한 결과, 전체 문항에 대하여 .87로 나타나 매우 양호한 신뢰도를 보였다. 하위요인별로 신뢰도는 적응적 낙관성(AO) .79, 감정조절(ER) .67, 자기효능감(SE) .75, 사회적 적응력(SA) .75, 관계적 안정감(RS) .71로 나타났다. 또한, 척도의 측정 정밀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측정표준오차(Standard Erro of Measurement; SEM)를 산출하였다. 분석 결과, 본 척도의 SEM은 3.45였으며, 이는 개별 수검자의 점수를 해석 시 약 ±6.76(95% 신뢰구간)의 오차 범위를 상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한국 성인 집단의 평균(M=83.72, SD=14.07)과 백분위 점수를 바탕으로 실무적 활용을 위한 잠정적 기준점을 도출하였다. 분석결과, 전체 점수의 하위 25% 지점은 75점, 중앙값은 84점, 상위 25% 지점은 94점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본 연구에서는 75점 이하를 ‘탄력성 취약 집단’으로, 94점 이상을 ‘고탄력성 집단’으로 분류하는 잠정적 규준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척도의 시간적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문항을 삭제하여 구성한 최종모델을 기준으로 2주 간격으로 동일한 집단에게(n=50) 재검사를 실시하여 급내상관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를 산출하였다. 그 결과, 최종문항으로 구성된 요인의 점수는 ICC=.958(95% Cl .926,-.976)로 나타나, 매우 우수한 수준의 검사-재검사 신뢰도를 보였다(Cicchetti, 1994). 이는 본 척도의 총점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보여준다.

한국판 5×5 탄력성 척도(5×5RS-K)의 수렴 및 준거 타당도

5×5RS-K의 수렴 및 준거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K-CD-RISC, 삶의 만족도,(SWLS) 우울(K-DEP), 불안(K-ANX) 변인들과의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표 3). 그 결과, 5×5RS-K는 전체 점수 및 각 하위요인 모두에서 K-CD-RISC와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였다(r=.683, p<.01). 이는 두 척도가 모두 개인의 회복 역량, 자기조절, 적응적 대처 등 핵심 보호요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 일치된 결과이며, 5×5RS-K가 동일한 구인을 측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 할 수 있다.

표 3.
요인들 간의 상관계수 (n=225)
요인 AO SE ER SA RS 5×5RS-K 강인성 인내 낙관성 지지 영성 K-CD-RISD K-DEP K-ANX SWLS
AO - .442** .625** .377** .543** .835** .492** .341** .369** .279** -.076 .436** -.576** -.579** .438**
SE - .537** .570** .322** .776** .738** .558** .525** .293** .137* .677** -.361** -.405** .382**
ER - .309** .421** .755** .434** .274** .328** .205** -.114 .365** -.390** -.458** .256**
SA - .252** .690** .607** .415** .409** .265** .184** .547** -.146* -.170* .357**
RS - .646** .354** .376** .352** .438** -.063 .405** -.563** -.493** .490**
5×5RS-K - .716** .528** .534** .388** .025 .658** -.546** -.567** .518**
강인성 - .745** .712** .402** .241** .920** -.406** -.405** .432**
인내 - .687** .451** .193** .899** -.399** -.335** .512**
낙관성 - .374** .311** .841** -.427** -.405** .397**
지지 - .178** .549** -.461** -.369** .425**
영성 - .368** .010 .029 .074
K-CD-RISC - -.460** -.419** .511**
K-DEP - .823** -.523**
K-ANX - -.514**
SWLS -
[i]

주. AO = 적응적 낙관성(Adaptive Optimism); SE = 자기효능감(Self-Efficacy); ER = 감정조절(Emotional Regulation); SA = 사회적 적응력(Social Adaptability); RS = 관계적 안정감(Relational Security).

[ii]

**p<.01, *p<.05

반면, 우울(K-DEP) 및 불안(K-ANX)과는 각각 유의한 부적상관을 나타냈다(우울 r=-.546, p<.01; 불안r=-.567, p<.01). 이러한 결과는 탄력성이 부정적 정서경험을 감소시키고 심리적 증상 취약성을 낮춘다는 기존 연구들(Luthar et al., 2000; Masten, 2001)의 이론적 관점을 지지하며, 5×5RS-K가 부정적 정서 지표와 구별되는 구성개념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삶의 만족도(SWLS)와의 정적 상관 역시 유의하게 나타났다(r=.518, p<.01). 이는 탄력성이 단순히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에 국한되지 않고, 정서적 안녕감과 주관적인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반영한다. 따라서 5×5RS-K는 주관적 웰빙과 의미 있는 관련성을 보이며, 긍정적 결과와 연관된 심리적 자원을 평가하는 도구로서의 공인타당도(동시타당도) 역시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종합하면, 5×5RS-K는 탄력성과 개념적으로 유사한 척도(K-CD-RISC)와의 높은 정적상관, 부정적 정서지표와의 부적 상관, 주관적 안녕감과의 정적상관을 통해 수렴 및 준거 타당도가 모두 양호한 수준임이 확인되었다. 이는 최종모델로 구성된 5×5RS-K가 한국 성인의 탄력성을 타당하게 측정하는 척도로 기능함을 뒷받침한다.

논 의

본 연구는 만 19세부터 64세까지의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DeSimone 등(2017)이 개발한 5×5 탄력성 척도(Five-by-Five Resilience Scale; 5×5RS)를 번안하고, 그 요인구조 및 타당성을 검증하여 본 탄력성 척도의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5요인이 도출되었다. 이는 원척도의 5요인 구조와 개념적으로 유사하나 일부 문항이 재배치되면서 요인 간 구성에 변화를 보였다. ‘자기효능감’과 ‘감정조절’ 요인은 원척도와 동일하게 구성되어 탄력성의 내적 자원으로서 구조적 안정성을 보였다. 이는 탄력성이 개인의 자기효능감과 정서조절에 기초함을 재확인하는 결과로, Masten과 Reed(2002)가 제시한 탄력성의 핵심 보호요인(protective factor)으로서의 자기조절력과 일치한다. 반면, ‘낙관성’, ‘적응력’, ‘사회적 지지’ 요인에서는 재구조화가 나타났다. 이는 탄력성의 핵심 요인이 개인의 심리적·환경적 특성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형태로 구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동일한 척도라도 집단에 따라 그 내부 구조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Windle et al., 2011). 본 연구에서 원척도의 낙관성 요인은 낙관적 기대뿐 아니라 적응력, 자기효능감, 사회적 안정감이 통합된 형태를 보였다. 이는 개인이 단순히 미래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유지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적응적 낙관성’은 비관적 사고의 억제와 관계적 조화 속 긍정 유지라는 한국 성인의 낙관성 표현양식을 반영한다. 서구 문화에서 낙관성이 개인의 자기주도적 확신에 근거한다면(Scheier & Carver, 2018) 한국 문화 맥락에서는 관계적 균형과 상호의존적 자기조절이 긍정적 기대의 핵심 기제가 된다. 이는 동양적 가치 체계에서 행복과 낙관이 개인의 독립적 성취보다 관계적 맥락 속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구성됨을 시사한다(김의철, 박영신, 2006; Kitayama, Park, Sevincer, Karasawa, Uskul, 2009; Heine et al., 1999). 최근 한국 문화심리학 연구에서도 한국인의 낙관적 기대는 개인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보다 주변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안정적일 때 비로소 활성화되는 ‘상호의존적’특성을 지님이 확인되었다(한민 등, 2025). 즉 한국 성인에게 적응적 낙관성은 관계 속에서 얻는 안심(reassurance)을 바탕으로 미래를 긍정하는 조화적 대처의 결과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는 본 연구에서 낙관성 요인이 관계적 요소와 통합되어 재구조화된 결과를 이론적으로 지지한다. ‘자기효능감’ 요인은 원척도와 유사한 구조를 유지하였다. 일부 문항이 낙관성 요인으로 이동하였으나, 이는 개인의 효능감이 긍정적 기대와 심리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Bandura(1997)는 자기효능감을 특정 상황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정의하였으며, 이는 낙관적 사고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탄력성의 인지적 기반으로서 자기효능감이 여전히 핵심적 역할로 수행함을 확인하였다. ‘감정조절’ 요인은 원척도와 동일하게 구성되었으며, 부정적 정서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인식·조절하고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반영하였다. 이는 탄력성의 핵심적 보호기제로서, 개인이 역경 상황에서 내적 평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Luthar와 Cicchetti(2000)는 탄력성을 단순한 긍정 정서가 아닌 정서적 자기조절 과정으로 보았으며,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개념적 맥락과 일치한다. 원척도의 적응력 요인은 본 연구에서 변화에 대한 개방성, 새로운 상황에서의 적응, 타인과의 관계적 개방성, 긍정적 시각 유지 등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개인의 내적 유연성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이 통합된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도 조화와 긍정성을 유지하는 사회적·정서적 적응력으로 해석된다. Bronfenbrenner(1979)의 생태학적 인간발달 모델과 Ungar(2011)의 사회생태적 탄력성 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적응은 내적 특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현된다. 따라서 본 연구의 ‘사회적 적응력’ 요인은 한국 사회의 관계 중심적 특성과 조화적 대처 양식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 성인에게 적응이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기보다 타인 및 환경과 균형을 이루는 조화적 대처의 성격을 띤다(양정은, 2019; 한민 등 2025; Kim, Sherman, & Taylor, 2008; Kim et al., 2006; Markus & Kitayama, 1991). 이는 개인의 적응이 독립적으로 발생하기보다 사회적 맥락 안에서 관계적 유연성과 개방성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적 환경은 개인의 탄력성을 촉진하는 핵심적인 기제로 작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 도출된 사회적 적응력 요인은 한국인의 체면 중시나 정서 억제적 미덕이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맥락적 유연성으로 승화된 결과임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원척도와 다르게 구조적 재배치 되면서 세 문항만이 함께 묶이며, 개인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유대감과 소속감, 그리고 관계로부터 얻는 심리적 안정감을 반영한다. 즉 단순히 외적 도움을 받는 사회적 지지의 수준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안정감의 내면적 경험을 측정하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원척도의 사회적 지지 요인 문항 중 일부는 사회적 적응력 요인, 적응적 낙관성 요인으로 이동하였다. 이러한 문항 이동은 사회적 지지 요인이 한국 성인에게 사회적 관계에 능동적으로 접근하고 낯선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태도인 외적 관계 접근성과 관계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편안함과 소속감, 혹은 고립감과 같은 내적 정서적 안정감 두 가지 차원으로 분화되어 인식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Kim, Sherman, & Taylor(2008)의 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아시아 문화권에서 사회적 지지가 ‘도움을 요청·제공받는 행위’보다는 ‘관계 속에서 정서적 조화와 심리적 안정을 경험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는 점과 일치한다. 즉, 한국 성인에게 사회적 지지는 관계의 양보다 관계 속 정서적 질이 더 큰 회복 자원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원척도의 사회적 지지 요인을 재구성하여 사회적 관계 내에서의 정서적 안정감과 소속감을 중심으로 하는 요인을 ‘관계적 안정감’으로 명명하였다. 또한, 이는 탄력성의 사회생태학적 관점(Masten, 2014; Ungar, 2011)에서 사회적 자원이 단순히 외적 자원이 아니라 관계적 정서 안정감의 체계적 보호요인으로 기능함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재구조화 결과는 앞서 서론에서 논의한 한국 성인의 ‘암묵적 지지(Implicit suppor)’ 기제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상호의존적 자기 구조를 지닌 한국 성인에게 명시적인 도움요청은 타인에게 부담을 준다는 심리적 부채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Kim, Sherman, & Taylor, 2008), 이는 오히려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외적인 관계 접근성이나 가시적인 자원보다 자신이 관계 속에서 정서적으로 안전하게 소속되어 있다는 안녕감이 한국 성인에게는 더욱 실질적이고 강력한 회복 자원으로 기능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 지지’가 ‘관계적 안녕감’이라는 질적 차원의 요인으로 수렴된 것은 한국 문화 특유의 정서적 유대 중심적 회복 기제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인도네시아에서 수행된 5×5RS 타당화 연구와 비교한 결과 문화적 차이를 보였다(Rahmah et al., 2024). Rahmah 등(2024)의 연구에서는 총 4요인 구조가 도출되었고, 낙관성과 일부 사회적 지지, 자기효능감 문항이 하나의 요인으로 통합되며 원척도 구조가 축소된 형태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적 지지는 도움인식과 관계 접근성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기능적·행동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었다. 감정조절과 자기효능감 요인을 유지되는 구조를 보였다. 이는 탄력성이 보편적 요인을 공유하면서도 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Ungar, 2011). 특히 한국 성인의 탄력성은 관계·정서·인지가 통합된 사회생태적 특성을 띠는 반면, 인도네시아 표본에서는 보다 기능적·행동 중심의 구조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문화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5요인이 도출된 것은 원저자의 구조와 유사한 결과였으나, 이러한 분석에 앞서 본 연구는 이중언어자의 역번역 및 전문가 6인의 내용타당도 검증을 통해 번안 문항의 언어적·개념적 동등성을 사전에 확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인적 요인분석에서는 초기모형의 적합도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TLI=.778, CFI=.804, RMSEA= .083). 초기 5요인 구조가 충분한 적합도를 보이지 않은 점은 5×5RS의 구성요소가 한국 성인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분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낙관성, 적응력과 같은 개인 내부 자원은 서구 개인주의 문화권에서 보다 독립적인 변인으로 측정되는 반면,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통합적이고 관계 맥락에 따라 함께 활성화하는 자원으로 기능한다는 것이 문화심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김의철, 박영신, 2006; Markus & Kitayama, 1991; Heine et al., 1999).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통계적 수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본조사 전 실시한 전문가 6인의 내용 타당도 평정 결과(S-CVI/Ave .857)와 질적 개선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다. 이러한 수치는 학술적 권장 기준인 .80(Lynn, 1986; Yusof, 2019)을 상회하는 것으로 척도의 내용 타당성이 충분히 확보되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삭제된 적응적 낙관성(AO)의 경우 ‘나는 어디서나 어려움을 경험한다’, ‘일이 잘 안될 것이라고 예상한다’와 같은 역채점 문항들이 한국 성인에게는 탄력성의 결여보다 겸양이나 신중함으로 인식될 소지가 컸으며, 사회적 적응력(SA)의 ‘유연한 대처(SA1)’와 ‘변화기피(SA3)’ 문항은 사회적 바람직성이나 안정 지향적 가치관과 혼재되어 변별력이 낮다고 판단하였다. 감정조절(ER)요인의 ER1, ER2, ER3 문항 역시 한국인의 정서 억제 미덕과 충돌하여 실제 조절 역량보다 도덕적 절제로 응답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또한, 자기효능감(SE3)의 타인과의 능력 비교나 관계적 안정감(RS4)의 막연한 편안함 문항은 한국 성인의 관계 중심적 자기 개념이나 조화적 대처 양식을 정교하게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전문가들의 이러한 이론적·질적 판단(Expert judgment)과 통계적 부적합성이 일치하는 10개 문항을 최종 삭제함으로써 척도의 내용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초기모형에서 표준화된 적재량 .50미만의 문항을 제거하였을 때 TLI=.824, CFI=.852, RMSEA=.085로 다소 상승하였고, 확인된 SMC .40미만의 문항을 제거하였을 때 유의한 수준의 적합도를 보이며(Kline, 2016) 수정된 측정모형이 한국 성인 표본에서의 탄력성 구조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함을 확인하였다. 최종모형은 원저자의 5요인 구조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탄력성의 심리적 자원이 실제로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살펴본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문화 간 비교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구권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던 심리자원들이 한국 성인에서는 통합적으로 작동하며, 그 과정에서 특정 문항이 측정 타당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탄력성 연구에서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척도 구조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요인 구조 차이는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중요한 학문적 기여를 의미한다. 심리척도를 다른 문화권에 적용할 때 개념적 등가성이 완전히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며(Kitayama & Markus, 1999), 특히 ‘탄력성’과 같은 복합적·맥락적 개념은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조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선행연구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Ungar, 2011; Masten, 2014). 이는 단순한 번안 연구를 넘어 한국 성인기 탄력성의 구조적 특성을 규명한 중요한 경험적 근거를 제시한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구조 변화는 중국에서 수행된 5×5RS-C 연구에서도 초기 25문항, 5요인 구조(Model 1)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적재량 .40미만 문항을 삭제한 Model 2에서도 적합도가 불충분하여 모델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고되었다. 특히 감정조절 요인에서 낮은 적재량으로 인해 감정조절 2개의 문항이 삭제되었고 이후에도 적합도를 확보하기 위해 동일 요인 내 잔차 간 공분산을 추가하는 수정 단계(Model 3)을 거쳐 최종모형이 확정되었다. 관계 중심적 자기(self) 구성, 정서 절제 문화, 맥락의존적 대처방식 등 사회문화적 맥락의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구조적 현상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본 연구에서 관찰된 구조적 차이는 5×5RS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기존 탄력성 척도의 타당화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문화적 패턴과 일치한다. 대표적으로 Connor-Davidson의 탄력성 척도(CD-RISC)의 원저자 연구에서는 영성 요인이 독립적 하위요인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타당화 연구에서는 영성 요인이 유의한 요인으로 재현되지 않거나 설명력이 낮게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역시 영성 요인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성 개념이 서구 문화권에서는 개인의 회복 과정에서 독립적이고 중요한 심리적 자원으로 기능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영성이 상대적으로 개인적 신념 체계보다는 다른 심리적 자원 속에 통합되어 경험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탄력성의 문화적 구성 방식이 문화권별로 상이함을 시사하는 결과이며, 향후 영성 요인을 배제하거나 의미 재해석 능력 혹은 실존적 의미(existential meaning)와 같이 맥락을 재조정하여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수렴 및 준거 타당도 결과는 5×5RS-K가 탄력성의 요인을 적절하게 측정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먼저, 5×5RS-K가 K-CD-RISC와 높은 정적 상관을 보인 것은 두 척도가 공통적으로 자기효능감, 정서조절, 적응적 대처와 같은 핵심 자원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수렴타당도의 근거가 된다. 특히 본 연구의 최종모델이 원저자 구조에서 일부 문항이 제거되고 재구성된 형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대표적 탄력성 척도와 관련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수정된 한국판 구조가 실질적인 탄력성 개념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우울 및 불안과의 부적 상관을 탄력성이 스트레스 취약성을 낮추고 심리적 증상의 발현을 완충한다는 기존 연구의 이론적 틀과 일치한다(Luthar et al., 2000; Masten, 2001). 특히 한국 문화권에서 탄력성을 정서적 자기통제와 사회적 관계 조절을 통해 부정적 정서를 완화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므로, 이러한 부적 상관은 한국 문화적 맥락에서 탄력성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삶의 만족도와의 정적 상관 역시 탄력성이 단순히 역경 극복이라는 부정적 상황에서의 기능뿐 아니라, 주관적 웰빙과 긍정적 삶의 경험을 증진시키는 요인임을 확인한 결과이며 5×5RS-K가 긍정심리학적 관점에서의 탄력성 개념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 척도의 측정 정밀성을 검증하기 위해 산출한 측정표준오차(SEM)는 3.45였으며, 내적 일치도(ɑ=.87) 역시 우수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개별 점수 해석 시 약±6.76(95% 신뢰구간)의 오차 범위를 상정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본 척도가 임상 및 상담 현장에서 수검자의 탄력성을 신뢰롭게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개입에 따른 실제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는 원척도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실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성인 집단의 잠정적 기준점을 제안하였다. 전체점수의 하위 25%지점인 75점이하를 ‘탄력성 취약 집단’으로, 상위 25% 지점은 94점 이상을 ‘고탄력성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기준점 제시는 임상 및 상담 실무자가 수검자의 상대적 탄력성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정하고, 취약 집단에 대한 맞춤형 개입 전략을 수립하는 데 구체적인 준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흥미롭게도, K-CD-RISC의 영성 요인이 본 연구에서도 상관이 유의하지 않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문화적 차이에 따른 구성개념의 변형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경험적 근거라 할 수 있다. 검사-재검사 신뢰도 역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내어 5×5RS-K가 시간 간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측정값을 제공함을 확인하였다. 즉 본 척도가 다양한 실천적 맥락에서 반복 측정 도구로 활용 가능함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 나타난 수렴 및 준거타당도, 검사-재검사 신뢰도 결과는 한국판 5×5RS-K의 수정된 최종모델이 한국 성인기의 탄력성 구조를 타당하고 안정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탄력성 구성요인의 문화적 맥락의 중요성과 함께 향후 문화권별 비교 연구 및 성인기 발달 특수성을 반영한 탄력성 척도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본 연구는 DeSimone 등(2017)이 개발한 5×5RS을 한국의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적용하여 구조적 타당성을 검증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원저자 모델이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되지 않고 문항 조정 및 구조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탄력성이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조직되는 구성개념임을 경험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타당화 선행연구와의 유사한 패턴(문항제거·모델수정)과 CD-RISC 영성 요인의 비유의성 결과와 함께 시사점을 제공한다. 둘째, 우울 및 불안, 삶의 만족도와의 상관을 통합적으로 검증하여, 본 척도가 부정적 정서를 완충하고 긍정적 기능을 촉진하는 보호요인으로서의 탄력성 개념을 타당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5×5RS-K가 임상 및 상담 장면에서도 활용 가능한 실질적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셋째, 2주 간격의 검사-재검사 신뢰도가 높게 나타나 본 척도가 시간 경과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신뢰로운 측정도구임을 확인하였다. 이는 개인의 변화 추적, 개입 효과 평가 등 실천적 영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여준다.

한편, 본 연구는 한국 성인기에서 5×5RS의 구조적 타당성을 검증함으로써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지닌다. 이러한 제한점들은 동시에 향후 연구에서 보완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연구대상을 통해 모집된 일반성인 표본으로 표집이 완전한 무선추출(random sampling)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특정 연령대나 교육수준에 편중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척도 점수의 일반화에 제한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연령·직업군 등을 고려한 층화표집이나 표본을 확장하여 보다 일반화 가능한 탄력성 구조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본 연구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전국 단위의 표본 모집을 유도하였으나, 거주 지역 정보를 수집하지 못해 특정 지역 편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지역별 할당 표집이 필요하다. 둘째, 문화적 차이에 대한 논의를 다루었으나 보다 체계적인 다문화 비교 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므로, 동아시아 전체의 문화적 특성을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우울 및 불안, 삶의 만족도와 같은 주요 심리지표와의 상관으로 준거타당도를 확인했지만 실제 생활 스트레스, 사회적 지지망, 대처전력 등 탄력성과 이론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다양한 외부 준거 변인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는 탄력성의 다차원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을 남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외부 준거 변인을 확장하여 탄력성이 실제 생활적 스트레스 상황, 사회적 관계, 직무·가정·건강 영역 등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통합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원척도의 5요인 구조가 한국성인에서도 엄격하게 유지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CFA)을 실시하였으며, 최종 모델에서 일부 요인 내 오차공분산을 허용하여 적합도를 확보하였다. 이는 통계적으로 합리적이나 구조 해석의 명확성 측면에서 한계를 지닐 수 있다. 특히 탄력성의 요인들은 개념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문항들이 다중 요인에 걸쳐 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이순묵, 윤창영, 이민형, 정선호, 2016).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각 문항이 하나의 요인에만 속해야 한다는 확인적 요인분석(CFA)의 엄격한 제약을 완화하고, 요인 간 교차 적재를 허용하여 보다 유연하고 정교하게 구조적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는 탐색적 구조방정식 모형(Exploratory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ESEM)의 적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향후에는 IRT 기반 문항분석이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추가 문항 개발 등을 통해 보다 이론적·구조적으로 안정된 한국형 탄력성 모델을 구축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검사-재검사 신뢰도가 우수하게 나타났으나, 향후 연구에서는 더 큰 표본을 대상으로 측정 간격을 더 확장하거나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하여 본 척도의 안정성과 실제적 활용 가능성을 정교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보완을 통해 한국 성인기 탄력성의 구조적·문화적 이해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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