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의 학업성취에 대한 강한 열망은 개인을 넘어 사회 전반에 공유된 심리적 특성으로 자리 잡아 왔다(김의철·박영신, 2008; 박영신 등, 2002). 이러한 열망은 자녀의 성취를 극대화하려는 부모의 교육적 투자로 구체화되며, 이는 한국 사회에서 사교육 참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2년 23만 6,000원에서 2025년 45만 8,000원으로 지난 10여 년 사이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국가데이터처, 2026). 이러한 증가는 단순한 교육비 지출의 확대를 넘어, 가정 내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와 학생의 학업 경험이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간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주로 두 변수 간의 정적인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사교육비가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지, 혹은 학업성취 수준이 사교육 참여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에 관한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특히 사교육비 지출이 개인 간의 배경 차이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동일 개인 내에서의 성취 변화를 이끄는 요인인지에 대한 구분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년에 걸친 종단 자료를 활용하여,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개인 내 변화를 분석하고 두 변수 간 관계의 방향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사교육의 개념화
사교육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정규 교육과정 이외에 사적인 수요에 의해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으로 정의된다(국가데이터처, 2026). 이는 국제 문헌에서 논의되는 ‘private tutoring’ 또는 ‘shadow education’과 기능적으로 대응되는 개념이다(Bray, 1999). 다만 한국의 사교육은 개인 과외뿐 아니라 학원(hagwon)과 같은 제도화된 기관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교육 서비스가 산업적 수준에서 광범위하게 운영된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와 구별되는 특징을 지닌다. 사교육은 참여 여부, 참여 시간, 지출 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 가운데 ‘사교육비(지출 비용)’에 주목한다. 사교육비는 부모가 자녀 교육에 투입하는 경제적 자원의 규모와 강도를 연속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 교육 서비스의 질적 차이와 부모의 교육적 기대를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사교육비와 학업성취의 경험적 연구
횡단 연구: 효과의 혼재와 맥락 의존성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관계에 대한 횡단 연구들은 연구 설계 및 측정 방식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그 효과의 제한적 성격과 맥락 의존성에 주목한다. 우선, 사교육비의 직접적인 성취 예측 효과는 전반적으로 미미하거나 일정 수준에 머무는 경향을 보인다. 다수의 연구에서 사교육비 지출과 학업성취 간의 유의한 상관관계가 관찰됨에도 불구하고, 그 실제적인 기여도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학생의 기본 역량에 비해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되었다(김은정, 2007; 유지연·박창순, 2015; 이광현·권용재, 2011; 정익중, 2011). 심지어 인지적 성취에 대한 직접효과가 유의하지 않거나 오히려 부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결과는 사교육비 투입이 반드시 성취 향상을 담보하는 선행 요인이 아님을 시사한다(김현진, 2007).
또한, 사교육비의 효과는 학생의 성취 수준이나 교육적 맥락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사교육비의 영향력은 모든 학생에게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으며, 특히 서울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상위권 학생일수록 사교육비 투입에 따른 성취 향상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강화적 성격이 확인되었다(김민선·백일우, 2016). 이는 사교육이 기초 보충보다는 경쟁 우위 유지를 위한 도구로 기능할 때 그 실효성이 가시화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나아가 사교육비와 학업성취의 관계는 다양한 매개 및 조절 변인에 의해 설명되는 복합적인 구조를 지닌다. 사교육비는 학생의 자기조절학습능력을 매개로 성취에 기여하기도 하지만(오숙영, 2012), 이러한 관계는 부모의 학업관리(관심과 공감)와 같은 정서적·맥락적 요인을 통제할 경우 그 유의성이 약화되거나 반전되는 양상을 보인다(신종호 등, 2010). 유사하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교육 시간이 학업성취를 정적으로 예측하였으나, 학교소속감과 부모환경 요인이 함께 고려되어 사교육 효과 역시 다양한 심리적 맥락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이 제시되었다(설경옥·정승원, 2013).
이와 같이, 기존의 횡단 연구들은 사교육이 학업성취와 정적인 관련을 보일 수는 있으나 그 효과가 전반적으로 제한적이며, 학생의 특성이나 맥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종단 연구: 누적 효과와 상호 방향성의 재검토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의 시간적 선후 관계를 고려한 종단 연구들 역시 일관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연구들은 사교육의 효과를 누적적 영향, 변화의 동태성, 그리고 방향성의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본 연구는 사교육비 지출에 초점을 두지만,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위해 다양한 사교육 지표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함께 검토한다.
먼저, 사교육 투입의 누적적·지연적 효과에 주목하는 관점이 있다. 특정 시점의 단기적 투입보다 장기적으로 축적된 지출과 시간의 영향력을 강조하는 연구들에 따르면, 중학교 3년간 누적된 사교육비는 사전 성취도와 자기주도학습 시간 등을 통제한 이후에도 중학교 3학년 시점의 성취도를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수정·임현정, 2009). 또한 고등학교 진학 초기의 사교육 투입이 시차를 두고 차년도 성취에 기여한다는 결과는 사교육이 단기적 처방을 넘어 학업 경로 전반에 걸쳐 축적되는 교육 투자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한수경 등, 2015). 이러한 결과는 사교육이 장기적 투자로서 성취에 기여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과는 달리, 사교육이 실제로 성취의 ‘변화’를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위계적 선형 성장모형을 적용한 분석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 경험은 성취도의 초기 수준과는 관련이 있으나 학년 증가에 따른 성취도의 향상도, 즉 변화율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박현정 등, 2008). 또한 사교육 시간이 이후 학업성취를 일부 교과에서 유의하게 예측하였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으며 학습동기와 학습전략이 보다 중요한 예측요인으로 확인되었다(정윤경 등, 2010). 또 다른 종단연구에서는 중학교 시기의 사교육비는 이후 고등학교 시기의 학업성취와 정적인 관련을 보였으나, 행복을 포함한 다양한 심리적·환경적 변인을 함께 고려한 이후에는 그 예측력이 크게 약화되거나 소멸하는 것으로 제시되었다(구재선·서은국, 2012). 이는 사교육이 기존의 성취 격차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할 뿐, 성장의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하여 사교육의 ‘수준’보다 ‘변화 양상’에 주목한 연구에서는 사교육 투입 자체보다 투입의 변화 궤적이 성취 변화와 정적인 관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정주, 2012).
이러한 논쟁을 보다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해, 최근 연구들은 두 변수 간 관계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전 시점의 학업성취도가 이후 사교육 참여를 예측하는 경로는 비교적 일관되게 확인되는 반면, 사교육이 이후 성취 변화를 예측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으로 보고되고 있다(전하람·심재휘, 2018). 다만 이러한 관계는 모든 학생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성취 수준에 따라 상이한 양상이 관찰된다. 예컨대 성취가 높은 학생들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사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신인철·김기헌, 2010), 성취가 낮은 학생들 역시 부족한 학업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교육에 참여하는 경향이 확인된다. 이러한 결과는 사교육 투입이 학생의 성취 변화에 대응하여 이루어지는 선택적 투자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그 기능이 단일한 방식으로 규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사교육과 학업성취의 관계는 누적 효과, 변화 효과, 그리고 변수 간 방향성 측면에서 상이한 결과가 공존한다. 이러한 결과는 두 변수 간의 관계가 단일한 방식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선행연구의 한계
이와 같이,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의 관계를 둘러싼 기존 연구들은 횡단 및 종단 연구를 막론하고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교육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일방향적 관계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는 동시에, 기존 연구 설계가 이 관계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비추어 볼 때, 기존 연구는 다음과 같은 방법론적 한계를 지닌다.
첫째, 장기적 변화 과정에 대한 통합적 고찰이 부족하다. 사교육과 학업성취의 관계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특정 시점의 자료에 기반한 횡단 분석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으며(예: 김현진, 2007), 이는 시간에 따른 동태적 변화 양상을 반영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일부 종단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나, 이 역시 특정 교육 단계나 제한된 단기 관찰 기간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이수정·임현정, 2009; 박현정 등, 2008; 한수경 등, 2015). 이로 인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교육 과정 속에서 사교육 투입과 성취가 어떻게 누적되고 변화하는지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둘째, 변수 간 상호 방향성에 대한 엄밀한 검증이 제한적이다. 사교육과 학업성취는 시간에 따라 상호 호혜적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사교육이 학업성취에 미치는 일방향적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예: 오숙영, 2012). 비록 최근 연구에서 학업성취가 이후의 사교육 참여를 유도하는 역방향의 경로가 확인되었으나(예: 전하람·심재휘, 2018), 두 변수가 서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태적 구조를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증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개인 간 차이와 개인 내 변화의 혼재로 인한 해석의 모호성이다. 기존 연구는 주로 서로 다른 학생들 간의 비교(between-person comparison)를 통해,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높은 성취를 보이는지를 검증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 간 차이에 기반한 결과는 “동일한 학생이 평소보다 사교육비를 늘렸을 때, 실제로 그 학생의 성적이 향상되는가”라는 개인 내 변화(within-person change)의 문제를 설명하지 못한다. 개인 간 차이와 개인 내 변화는 통계적, 개념적으로 엄격히 분리되어야 하며, 두 수준이 혼재될 경우 변수 간 방향성에 대한 해석이 왜곡될 위험이 있다(Curran & Bauer, 2011). 따라서 개인 간 차이와 개인 내 변화를 구분하지 않을 경우, 사교육 효과에 대한 해석은 과대 또는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를 둘러싼 기존 연구의 혼재된 결과들은 분석 기간의 제한성, 방향성 설정의 편향, 그리고 개인 간/내 수준의 혼재라는 방법론적 요인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 종단 자료를 바탕으로 두 수준을 분리하여 변수 간 상호 방향성 관계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
이러한 한계를 종합하면,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를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1) 장기 종단 자료, (2) 변수 간 상호 방향성 검증, (3) 개인 간/내 수준의 분리를 동시에 충족하는 분석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6개년 종단 자료를 활용하여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동태적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개인 간 차이를 통제하고 개인 내 변화를 분리할 수 있는 종단 모형인 무선절편 교차지연 패널모형(random intercept cross-lagged panel model; RI-CLPM; Hamaker et al., 2015)을 적용한다.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경로와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를 예측하는 경로를 동시에 추정함으로써 두 변수 간 관계의 방향성을 경험적으로 검증한다. 특히 본 연구는 어느 한 방향의 효과를 전제하기보다, 기존 연구에서 제기된 양방향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상태에서 두 변수 간 관계가 실제로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또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장기적 교육 과정 속에서 이러한 관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이러한 접근은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의 관계를 개인 간 차이에 기반한 정적 연관이 아니라 개인 내 변화에 기반한 동태적 과정으로 재해석할 수 있게 하며, 사교육 투입의 변화가 성취의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분석적 틀을 제공한다. 나아가 기존 연구에서 상반되게 나타난 결과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방 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수행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8(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2018; KCYPS 2018) 중 청소년 코호트 자료를 활용하였다. 해당 조사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에 걸쳐 동일 개인을 추적한 종단 연구로, 자료 수집은 관련 기관의 연구윤리 심의 승인을 거쳐 이루어졌으며, 모든 학생(자녀)와 그들의 부모(또는 보호자)로부터 사전 동의를 획득하였다(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4). 수집된 자료는 개인 식별 정보가 제거된 자료로 공개되어 있으며, 본 연구는 이러한 2차 자료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추가적인 윤리적 승인은 요구되지 않았다.
본 패널은 중학교 1학년(14세) 시점부터 시작하여 고등학교 3학년(19세)에 이르기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이어지는 중등교육의 핵심 단계로, 학업성취의 변화를 분석하기에 적절하다. KCYPS 2018은 전국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모집단으로 설정하고, 전국 17개 시·도를 기준으로 지역 및 도시 규모를 고려한 다단계 층화집락표집을 통해 표본을 추출하였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추가적인 층화를 실시하였으며, 학교는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확률비례추출(probability proportional to size sampling) 방식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학교 내에서 학급을 무작위로 추출하고 해당 학급 학생 전체를 조사 대상으로 포함하였다. 따라서 본 자료는 2018년 기준 국내 중학교 1학년 학생 집단을 대표하도록 설계된 국가 수준의 종단 패널자료라 할 수 있다1).
2018년 기준 최초 표본은 2,590명이었으며, 이 중 쌍둥이 11쌍(22명)은 부모2)보고 학업성취가 개별적으로 구분되지 않고 동일하게 응답된 것으로 확인되어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최종 분석 표본은 총 2,568명(남학생 54.2%)으로 구성되었다. 조사 기간 동안 일부 탈락이 발생하였으나, 전반적인 유지율은 높은 수준이었다(표 1 참조). 결측은 완전 탈락과 일시적 비응답(일부 조사 시점에서 응답이 누락되었으나 이후 다시 참여한 경우)으로 인해 발생하였다.
표 1.
측정 시점별 사교육비와 학업성취의 표본 수, 평균 및 표준편차
| 연도(학년) | 사교육비 | 학업성취 | ||||||
|---|---|---|---|---|---|---|---|---|
| n | 원자료 | 로그변환 | n | 자녀보고 | n | 부모보고 | ||
| M(SD) | 범위 | M(SD) | M(SD) | M(SD) | ||||
| 2018(중1) | 2,567 | 43.14(37.33) | 0 - 660 | 1.40(0.62) | 2,449 | 3.42(0.92) | 2,504 | 3.48(0.87) |
| 2019(중2) | 2,416 | 42.66(33.02) | 0 - 550 | 1.39(0.64) | 2,380 | 3.29(0.91) | 2,408 | 3.41(0.90) |
| 2020(중3) | 2,358 | 45.21(41.23) | 0 - 800 | 1.39(0.67) | 2,330 | 3.27(0.91) | 2,352 | 3.43(0.89) |
| 2021(고1) | 2,249 | 48.99(41.84) | 0 - 600 | 1.41(0.70) | 2,234 | 3.16(0.82) | 2,235 | 3.28(0.77) |
| 2022(고2) | 2,229 | 48.30(40.90) | 0 - 600 | 1.40(0.70) | 2,202 | 3.12(0.75) | 2,213 | 3.21(0.73) |
| 2023(고3) | 2,201 | 52.68(40.55) | 0 - 450 | 1.46(0.69) | 2,178 | 3.24(0.76) | 2,184 | 3.31(0.72) |
측정도구
사교육비
부모는 자녀의 지난 1년간 사교육 경험 여부를 예/아니오로 응답한 뒤, 사교육 경험이 있는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를 만원 단위로 보고하였다3). 사교육비는 주관식 응답으로 수집되었으며, 사교육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에는 0으로 코딩하였다4). 사교육비 분포의 왜도와 이분산성을 완화하기 위해 선행연구에 따라 자연로그 변환을 적용하였다(예: Bleidorn et al., 2023). 이때 0으로 코딩된 사교육비를 분석에 포함하기 위해, 기술적 관행에 따라 모든 사교육비 값에 1을 더한 후 변환을 수행하였다. 원자료 기준 사교육비는 높은 정적 왜도(1.49∼5.14)와 첨도(6.68∼68.25)를 보였으나, 로그변환 후에는 왜도(-1.48∼-1.28)와 첨도(0.11∼1.00)가 크게 감소하여 분포의 비정규성이 상당 부분 완화되었다(Kline, 2023).
학업성취
학업성취는 객관적 성적(예: 시험 점수)과 학생이 인식하는 주관적 학업성취로 구분될 수 있으며, 두 지표는 높은 관련성을 보이면서도 개념적으로는 구별되는 구성개념으로 간주된다(Ferla et al., 2010; Kuncel et al., 2005). 주관적 학업성취는 객관적 성적뿐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학업적 성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는지를 반영하는 심리적 지표이며(Stadler et al., 2021), 학업 관련 동기와 적응을 예측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알려져 있다(Boschloo et al., 2013). 특히 사교육에 대한 의사결정은 객관적 성적 자체보다 학생과 부모가 인식하는 학업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객관적 성취도 자체보다는 학생과 부모가 인식한 학업수준을 반영하는 인지된 학업성취에 초점을 두었다.
학업성취는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자녀는 지난 학기 전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학업성취 수준을 5점 척도(1 = 매우 못함, 5 = 매우 잘함)로 보고하였다. 자기보고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과 단일 문항 측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부모 보고를 함께 활용하였다(De Los Reyes et al., 2015). 부모 역시 동일한 문항과 척도를 사용하여 자녀의 지난 학기 전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학업성취 수준을 평가하였다. 특히 부모보고 학업성취는 학생 자기보고보다 객관적 성적과 더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경우도 보고된 바도 있다(Odermatt et al., 2024). 이에 따라 자녀보고와 부모보고 학업성취를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두 보고 간 상관은 시점별로 중간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r = .61 - .66, p < .001).
보조 변수
자녀의 성별과 가정의 주관적 사회계층을 분석에 포함하였다. 자녀의 성별은 남학생(1), 여학생(2)으로 코딩하였다. 사교육 참여는 성별에 따라 상이한 양상을 보일 뿐 아니라 그 경향 또한 발달 단계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강태중, 2009). 따라서 성별에 따라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관계가 달라지는지를 탐색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다집단 분석(multigroup analysis)을 위한 집단 구분 변수로 활용하였다.
가정의 주관적 사회계층은 부모가 인식한 가정의 경제적 형편에 대한 평가(1 = 최하, 5 = 최상)를 바탕으로 측정되었으며, 매 시점마다 반복 측정되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사회계층은 사교육 참여 및 지출뿐 아니라(박정주, 2012), 자녀의 학업성취와도 정적인 관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강유진, 2010). 이에 따라 사회계층을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를 동시에 설명할 수 있는 주요 배경 요인으로 간주하고, 시간가변 공변량(time-varying covariate)으로 분석에 포함하였다.
분석방법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종단적 연관을 검증하기 위해 RI-CLPM(Hamaker et al., 2015)을 추정하였다. RI-CLPM은 개인 간 안정적인 차이와 개인 내 변화를 분리함으로써, 한 변인의 개인 내 편차가 이후 다른 변인의 편차를 예측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게 한다. 기존의 교차지연 패널모형(CLPM)이 개인 간 변산과 개인 내 변산을 혼합하는 것과 달리, RI-CLPM은 종단적 연관에 대해 보다 편향이 적은 추정치를 제공한다(Mulder & Hamaker, 2021). 학업성취는 자녀 보고와 부모 보고를 구분하여 각각 별도의 모형으로 분석하였다. 모든 모형은 Mplus 7.4(Muthén & Muthén, 1998-2017)를 사용하여 추정하였으며, 결과는 표준화 계수를 중심으로 제시하였다. 통계적 유의수준은 p < .05로 설정하였다. 결측치는 완전정보 최대우도법(full information maximum likelihood, FIML)을 통해 처리하였으며, 이는 결측이 무선적으로 발생한다는 가정하에서 편향되지 않은 추정치를 제공한다(Enders, 2022).
결 과
기술통계
표 1은 각 시점별 사교육비와 학업성취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제시한다. 사교육비의 원자료(만원 단위) 기준 평균은 중학교 1학년 시점에서 43.14만 원에서 시작하여 고등학교 3학년 시점에는 52.68만 원으로 증가하였다. 즉,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기간 동안 사교육비는 전반적으로 약 10만 원가량 증가하는 완만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증가 양상은 특정 시점의 급격한 변화라기보다,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점진적으로 축적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수준은 국가 통계에서 보고된 학생 1인당 사교육비와도 대체로 유사한 범위에 해당하며(국가데이터처, 2026), 본 연구 표본이 사교육비 분포 측면에서 현실적인 수준을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학업성취는 자녀보고의 경우 3.42에서 3.24로, 부모보고의 경우 3.48에서 3.31로 전반적으로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시점 간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모형 제약 검증
자료가 동일한 연간 간격으로 수집되었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자기회귀(autoregressive) 및 교차지연(cross-lagged) 경로의 동일성(temporal invariance)을 검증하기 위해 해당 경로에 동등 제약을 부과한 모형과 그렇지 않은 모형을 비교하였다. 모형 적합도는 표 2에 제시하였다. 시간 불변성 제약을 부과한 결과, 자녀보고 모형(Δχ²(16) = 307.12, p < .001)과 부모보고 모형(Δχ²(16) = 317.61, p < .001) 모두에서 카이제곱 값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RMSEA의 변화는 미미하였으나, CFI는 감소하고 SRMR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시간 불변성 가정이 지지되지 않음을 시사한다(Chen, 2007; Mulder & Hamaker, 2021). 따라서 이후 분석에서는 제약을 부과하지 않은 기본모형을 최종 모형으로 채택하였다.
표 2.
시간 및 성별 불변성 검증을 위한 모형 적합도 비교
| 모형 | χ2 | df | RMSEA | CFI | SRMR | |
|---|---|---|---|---|---|---|
| 자녀보고 학업성취 모형 | ||||||
| 시간 불변성 | 기본모형 | 696.060 | 37 | .083 | .908 | .086 |
| 제약모형 | 1003.182 | 53 | .084 | .868 | .096 | |
| 성별 불변성 | 기본모형 | 781.453 | 86 | .079 | .904 | .088 |
| 제약모형 | 1109.918 | 122 | .079 | .863 | .098 | |
| 부모보고 학업성취 모형 | ||||||
| 시간 불변성 | 기본모형 | 686.955 | 37 | .083 | .921 | .086 |
| 제약모형 | 1004.567 | 53 | .084 | .885 | .097 | |
| 성별 불변성 | 기본모형 | 799.230 | 86 | .080 | .913 | .091 |
| 제약모형 | 1131.577 | 122 | .080 | .877 | .101 | |
무선절편 교차지연 패널모형(RI-CLPM)
RI-CLPM의 분석 결과는 그림 1에 제시하였다.
그림 1.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의 무선절편 교차지연패널모형(RI-CLPM)
주. (A) 자녀보고 학업성취 모형, (B) 부모보고 학업성취 모형. 제시된 값은 표준화 계수()임. 교차지연 경로에서 실선은 유의한 경로를, 점선은 비유의한 경로를 나타냄. 그림의 명확성을 위해 개인 내 구성요인만을 제시하였으며, 측정모형과 무선절편 요인은 도식하지 않음.

무선절편 분산 비율
본 연구의 주요 변수인 학업성취와 사교육비가 개인 간 수준과 개인 내 수준으로 분리될 수 있는 변산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무선절편이 설명하는 분산 비율을 검토하였다. 자녀보고 모형에서 학업성취의 무선절편 설명 비율은 시점에 따라 23.5%∼35.6%였으며, 사교육비의 무선절편 설명 비율은 30.9%∼40.5%로 나타났다. 부모보고 모형에서는 학업성취의 무선절편 설명 비율이 27.4%∼41.3%, 사교육비의 무선절편 설명 비율이 29.9%∼39.4%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학업성취와 사교육비 모두에서 안정적인 개인 간 차이와 시간에 따른 개인 내 변화가 함께 존재함을 보여준다. 즉, 두 변수의 전체 분산 중 상당 부분은 개인의 안정적인 특성을 반영하는 반면, 나머지 분산은 시간에 따른 개인 내 변화를 반영하였다. 이는 두 변수 간 관계를 검토할 때 개인 간 차이와 개인 내 변화를 구분하여 추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며, 본 연구에서 RI-CLPM을 적용하여 교차지연 효과를 추정한 접근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자녀보고 학업성취 모형
먼저 자녀보고 학업성취 모형을 살펴보면, 무선절편 간 상관은 유의한 정적 관계를 보였다(β = .35). 이는 개인 간 수준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높은 가정일수록 학업성취 수준 또한 높은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자기회귀 효과는 두 변인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학업성취: β = .09 - .31; 사교육비: β = .02 - .29). 이는 상대 변인의 영향을 고려한 후에도, 한 시점의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수준이 이후 시점의 동일 변인을 안정적으로 예측함을 의미한다. 교차지연 효과를 살펴보면,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효과는 중학교 일부 시점에서만 약하게 유의하게 나타났으나(2019 → 2020, β = .07), 그 외 시점에서는 모두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이전 시점의 학업성취와 사교육비를 통제한 후에는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의 변화와 유의하게 관련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를 예측하는 경로는 모든 시점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β = .13 - .29). 이는 이전 시점의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수준을 고려한 후에도, 자녀가 평소보다 높은 수준의 학업성취를 보인 경우 부모는 이후 시점에서 사교육비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부모보고 학업성취 모형
부모보고 학업성취 모형에서도 전반적으로 유사한 결과가 확인되었다. 무선절편 간 상관은 유의한 정적 관계를 보였으며(β = .25), 자기회귀 효과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차지연 효과에서도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를 예측하는 경로는 일관되게 유의하게 나타났다(β = .14 - .30). 이는 이전 시점의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수준을 고려한 후에도,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 증가를 예측함을 의미한다. 반면,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효과는 일부 중학교 시점에서만 약하게 나타났으며(β ≈ .09), 이후 시점에서는 모두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이전 시점의 학업성취와 사교육비를 고려한 후에는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의 변화와 유의하게 관련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종합하면, 두 모형 모두에서 학업성취는 이후 사교육비를 일관되게 예측했다. 특히 선행 연구에서 제안된 RI-CLPM 효과크기 기준에 비추어 볼 때(.02 = 작은 효과, .05 = 중간 효과, .11 = 큰 효과; Orth et al., 2024), 본 연구에서 확인된 학업성취에서 사교육비로의 교차지연 효과(β = .13 - .30)는 모두 큰 효과에 해당하며, 일부 효과는 이 기준을 뚜렷하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효과는 대부분 유의하지 않았다. 일부 시점에서 나타난 유의한 효과(β = .07 - .09) 역시 반대 방향 경로에 비해 뚜렷이 작은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두 변인 간 관계가 비대칭적으로 작동함을 시사한다.
보조 분석
성별 다집단 분석
성별에 따른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 다집단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성별 간 경로계수의 동일성 가정을 검증한 결과, 제약모형은 기본모형에 비해 적합도가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2). 이는 경로계수가 성별에 따라 동일하다는 가정이 지지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성별을 구분한 모형을 추정한 결과, 전반적인 경향은 유지되었으나 일부 차이가 관찰되었다(표 3). 즉,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를 예측하는 경로는 남학생 집단에서 보다 일관되게 유의하게 나타난 반면, 여학생의 경우 해당 효과는 일부 시점에서만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표 3.
성별에 따른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 교차지연 효과
| 연도(학년) | 자녀보고 학업성취 모형 | 부모보고 학업성취 모형 | ||||||
|---|---|---|---|---|---|---|---|---|
| 사교육비 → 학업성취 | 학업성취 → 사교육비 | 사교육비 → 학업성취 | 학업성취 → 사교육비 | |||||
| β | p | β | p | β | p | β | p | |
| 2018(중1) → 2019(중2) | ||||||||
| 남학생 | .05 | .067 | .13 | < .001 | .07 | .011 | .11 | .001 |
| 여학생 | .03 | .396 | .13 | .001 | .10 | .001 | .17 | < .001 |
| 2019(중2) → 2020(중3) | ||||||||
| 남학생 | .07 | .061 | .09 | .007 | .10 | .007 | .10 | .002 |
| 여학생 | .06 | .112 | .03 | .356 | .08 | .026 | .07 | .074 |
| 2020(중3) → 2021(고1) | ||||||||
| 남학생 | -.02 | .612 | .18 | < .001 | -.01 | .899 | .22 | < .001 |
| 여학생 | .09 | .025 | .07 | .047 | -.02 | .630 | .22 | < .001 |
| 2021(고1) → 2022(고2) | ||||||||
| 남학생 | .03 | .436 | .06 | .093 | -.00 | .924 | .12 | .002 |
| 여학생 | -.05 | .242 | .04 | .327 | -.01 | .724 | .01 | .907 |
| 2022(고2) → 2023(고3) | ||||||||
| 남학생 | -.01 | .861 | .07 | .038 | .03 | .482 | .08 | .017 |
| 여학생 | -.03 | .382 | .04 | .262 | -.03 | .389 | .08 | .042 |
사회계층 통제 모형
가정의 주관적 사회계층을 시간가변 공변량으로 포함한 모형을 추가로 추정하였다. 분석 결과, 주요 결과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표 4). 즉,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를 예측하는 경로는 사회계층을 통제한 이후에도 일관되게 유지되었으며, 사교육비가 이후 학업성취를 예측하는 효과는 여전히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표 4.
사회계층 통제 모형에서의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 교차지연 효과
| 연도(학년) | 자녀보고 학업성취 모형 | 부모보고 학업성취 모형 | ||||||
|---|---|---|---|---|---|---|---|---|
| 사교육비 → 학업성취 | 학업성취 → 사교육비 | 사교육비 → 학업성취 | 학업성취 → 사교육비 | |||||
| β | p | β | p | β | p | β | p | |
| 2018(중1) → 2019(중2) | .04 | .059 | .13 | < .001 | .09 | < .001 | .13 | < .001 |
| 2019(중2) → 2020(중3) | .07 | .014 | .07 | .007 | .09 | < .001 | .09 | < .001 |
| 2020(중3) → 2021(고1) | .04 | .194 | .14 | < .001 | .00 | .977 | .24 | < .001 |
| 2021(고1) → 2022(고2) | -.00 | .943 | .04 | .044 | .00 | .932 | .07 | .007 |
| 2022(고2) → 2023(고3) | -.02 | .3911 | .06 | .018 | .00 | .943 | .09 | .001 |
논 의
본 연구는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 관계를 개인 내 변화 수준에서 검토함으로써, 두 변인 간 영향의 방향성과 작동 방식을 재조명하였다. 분석 결과, 학업성취의 상승은 이후 사교육비 증가를 일관되게 예측한 반면, 사교육비의 증가는 이후 학업성취의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자녀가 보고한 학업성취와 부모가 인식한 학업성취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가정의 사회계층을 통제한 이후에도 유지되었다. 특히 이러한 결과가 서로 다른 보고자(자녀 및 부모)에 의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는 점은, 본 연구의 결과가 특정 보고자의 지각이나 응답 편향에만 기인한 현상이라기보다 비교적 강건한 양상일 가능성을 나타낸다. 본 결과는 부모가 자녀의 성취 변화를 하나의 신호로 해석하고, 이에 반응하여 사교육 투자를 조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즉,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는 대칭적인 상호작용이라기보다, 성취의 변화가 사교육 확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비대칭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교육의 반응적 성격: 학업성취에 따른 부모의 투자 조정
본 연구 결과는 사교육의 기능을 기존과 다르게 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선행연구에서는 사교육을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주요한 투입 요인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했으나(배상훈 등, 2010; 임천순 등, 2004),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일방향적 경로가 개인 내 변화 수준에서는 거의 지지되지 않았다. 대신, 학업성취의 상승이 이후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는 경로가 일관되게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가 자녀의 성취 변화를 하나의 신호로 해석하고, 이에 반응하여 교육 투자를 조정하는 반응적 투자(reactive investment) 전략을 취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사교육은 낮은 성취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이미 확보된 성취를 유지하거나 강화하기 위한 선택적 자원 배분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사교육 참여가 성취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종단 연구 결과와도 일관된다(신인철·김기헌, 2010; 전하람·심재휘, 2018).
그렇다면 왜 사교육의 증가는 동일 개인 내에서 성취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본 연구 결과는 사교육 효과에 대한 기존 논의를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우선,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 정적 관계는 사교육의 직접 효과라기보다, 두 변인이 공통의 배경 요인에 의해 함께 나타나는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부모의 학업관리나 자기조절학습능력 등을 통제할 경우 사교육 효과가 약화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신종호 등, 2010; 오숙영, 2012). 또한 일부 연구들은 사교육 참여가 학생의 학업 부담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어(박현정·변상민, 2021; 변상민 등, 2018), 사교육 투입이 항상 긍정적인 학습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교육은 성취의 절대적 수준과는 관련될 수 있으나, 동일 개인 내에서 사교육비 증가가 추가적인 성취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해석은 개인 간 수준과 개인 내 변화 수준을 구분할 때 더욱 명확해진다. 본 연구에서는 개인 간 수준에서는 사교육비와 학업성취 간 정적 관계가 확인된 반면, 개인 내 변화 수준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사교육비가 높은 학생일수록 전반적으로 높은 성취를 보일 수는 있으나, 동일 개인 내에서 사교육비를 늘린다고 해서 그 학생의 성취가 추가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연구들이 주로 개인 간 비교에 의존함으로써 사교육의 효과를 과대추정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개인 간 차이와 개인 내 변화를 분리할 필요성을 강조한 방법론적 논의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Curran & Bauer, 2011; Hamaker et al., 2015). 나아가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는 정적인 ‘투입-산출’ 구조라기보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성취 수준과 이에 대한 가정의 반응이 상호작용하는 동태적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발달적 맥락과 성별에 따른 학업성취-사교육 관계의 차이
본 연구는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가 발달적 맥락과 성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학교 시기(중1 → 중2, 중2 → 중3)에는 사교육비 증가가 이후 학업성취 증가를 예측하는 경로가 일부 확인된 반면, 이러한 효과는 고등학교 시기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사교육의 기능이 발달 단계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중학교 시기에는 사교육이 학습 결손을 보완하거나 성취 향상을 일부 견인할 수 있으나, 고등학교로 이행하면서는 현재의 성취 수준에 반응하여 선택적으로 이루어지는 투자로 재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해석은 사교육이 성취 수준과는 관련을 보일 수 있으나 개인의 성취 변화 과정에는 일관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기존 논의와도 맥을 같이한다(박정주, 2012; 박현정 등, 2008). 또한 이전 시점의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 참여를 예측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전하람·심재휘, 2018), 발달이 진행될수록 사교육은 성취를 ‘유발’하기보다 이미 형성된 성취 수준에 ‘반응하여 조정되는 투자’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향후 연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육환경 차이를 직접 측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양상이 학교급 전환이나 특정 교육환경 요인에 의해 나타난 결과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해석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학교급 전환 및 교육환경 변인을 함께 고려하여 추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러한 관계는 성별에 따라 일부 상이한 양상을 보였는데, 학업성취가 이후 사교육비를 예측하는 경로는 남학생에서 보다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는 부모가 자녀의 성취 변화에 반응하여 교육 투자를 조정하는 방식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강태중(2009)은 사교육비 지출의 성별 차이가 발달 단계에 따라 가변적임을 보고하며, 중학교 시기에는 남학생에게, 고등학교 시기에는 여학생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경향이 나타남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 관찰된 성별 차이 역시 고정된 특성이라기보다 발달적 맥락 속에서 나타나는 양상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이러한 성별 차이를 유발하는 구체적인 심리적·구조적 기제를 직접 검증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성별에 따른 차이는 해석에 있어 신중함이 요구되며, 향후 연구에서는 부모의 기대, 성취 해석 방식, 또는 자녀의 진로 포부와 같은 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보다 정교한 검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론적 및 실천적 함의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를 설명하는 기존의 ‘투입-산출 모델(input-output model)’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기존 관점에서는 사교육을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선행적 투입 요인으로 간주해 왔으나,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인과 관계가 개인 내 변화 수준에서는 일관되게 지지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를 단순한 투입-산출 구조를 넘어, 성취 수준의 변화에 반응하여 자원이 재배분되는 ‘동태적 반응 모델(dynamic response model)’로 재개념화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관점은 사교육 참여를 전략적 선택으로 이해하는 기존 논의와도 연결된다. Baker 등(2001)은 사교육 참여를 성취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강화 전략(enrichment strategy)’과 부족한 성취를 보완하기 위한 ‘보강 전략(remedial strategy)’으로 구분한 바 있다. 이러한 틀에서 볼 때, 사교육이 성취 수준에 반응하여 선택되는 경향은 특정 전략이 상대적으로 우세하게 나타나는 양상으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고등학교 단계로 갈수록 사교육이 보강 전략보다는 강화 전략의 성격을 띠는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시간에 따른 성취 변화와 맞물려 나타나는 역동적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나아가 본 연구 결과는 교육 정책 및 가정의 투자 전략에 대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만약 사교육이 학업성취를 직접적으로 향상시키기보다, 이미 높은 성취를 보이는 학생에게 선택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면, 사교육은 교육 격차를 완화하기보다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 정책은 사교육 참여 자체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 학교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초기 성취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예: 김정근, 2020). 또한 가정 차원에서도 단순한 지출 확대가 학업성취의 추가적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교육비를 늘리는 전략보다는 자녀의 학습 과정, 자기조절학습, 학습 전략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요소를 지원하는 접근이 중요할 수 있다(예: 김만권·이기학, 2003). 이는 교육 투자가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계 및 향후 연구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지닌다. 첫째, 사교육을 다양한 지표 가운데 비용 중심으로 측정하였다는 점이다. 사교육은 참여 여부, 참여 시간, 지출 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될 수 있으며, 본 연구는 이 가운데 부모가 투입하는 경제적 자원의 규모와 강도를 반영하는 사교육비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지표는 교육 투자 수준과 부모의 기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으나, 사교육의 실제 학습 과정이나 시간 투입, 내용적 특성과 같은 측면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된 사교육비는 교과목, 예체능, 기타 활동 등 사교육의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측정되었으므로, 결과는 특정 유형의 사교육이 아닌 전반적인 사교육 지출과 학업성취 간의 관계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사교육의 다양한 지표를 함께 고려하여 보다 정교한 분석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사교육의 유형이나 질적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였다. 사교육은 보충학습과 심화학습 등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이질성을 반영한 분석이 요구된다.
둘째, 학업성취가 단일 문항에 기반한 주관적 지표로 측정되었다는 점에서 구성 개념의 정밀성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은 객관적 성과뿐 아니라 그에 대한 주관적 해석에 따라 동기와 목표를 형성하며(Eccles & Wigfield, 2002), 학업성취와 적응 간 관계는 주관적 지표와 객관적 지표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Huang, 2015). 특히 사교육에 대한 의사결정 역시 객관적 성적 자체보다 학생과 부모가 인식하는 학업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자녀보고뿐 아니라 부모보고 학업성취를 함께 분석하였으며, 두 보고자 모형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본 연구 결과가 특정 보고자의 주관적 편향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연구에서는 표준화된 시험 점수나 다문항 척도를 포함하여 보다 정교한 측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는 관찰자료에 기반한 종단 분석으로, 변인 간 관계를 인과적으로 단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RI-CLPM은 안정적인 개인 간 차이를 통제한 상태에서 변인 간 종단적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여전히 제3의 변인이나 측정되지 않은 요인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Mulder & Hamaker, 2021).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교차지연 효과는 예측적 관계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며, 향후 연구에서는 준실험적 설계나 자연실험을 활용하여 이러한 관계를 보다 엄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2020-2021)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해당 시기에는 온라인 수업, 학원 운영 제한, 원격학습 환경의 차이 등 교육환경 전반에 걸친 변화가 있었으며(예: 권점례, 2021), 이는 학생들의 학업성취와 사교육 참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의 학교급 전환 시기가 상당 부분 중첩되어 있어, 관찰된 일부 종단적 변화를 발달적 변화와 사회·교육적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사회적·교육적 환경에서 본 연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는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가 발달적 맥락과 성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나,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는 구체적 기제는 충분히 규명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몇 가지 해석 가능성을 제시하였으나, 이는 탐색적 수준에 머무른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부모의 기대, 성취 해석 방식, 학습 동기, 또는 사회문화적 요인과 같은 변수를 함께 고려하여, 이러한 발달적 변화와 성별 차이가 어떠한 과정에서 나타나는지를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의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교육비 변화 양상이나 사교육비 증가·감소 집단 간 차이를 검토함으로써, 사교육과 학업성취 간 관계의 이질성을 보다 세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여러 시점과 보고자, 추정 방향에 걸쳐 다수의 교차지연 경로를 동시에 추정하였다. 따라서 일부 효과가 제1종 오류(Type I error)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특정 시점의 개별 경로에 국한되지 않고, 두 보고자 모형과 여러 시점에 걸쳐 반복적으로 관찰된 전반적인 양상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독립 표본이나 대안적 분석 전략을 통해 본 연구 결과의 재현 가능성을 추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1) KCYPS 2018의 표집 설계, 표본 추출 절차 및 조사 수행 과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8(KCYPS 2018) 유저 가이드를 참조하기 바란다( www.nypi.re.kr).
2) 보호자 응답자의 대부분은 부모(어머니 87.9%, 아버지 10.9%)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부 조부모 및 기타 보호자(1.2%)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이하 ‘부모’로 통칭하였다.
4) 사교육비가 0으로 코딩된 비율은 시점별로 14.5% (2018), 16.1%(2019), 17.7%(2020), 18.5%(2021), 18.9% (2022), 16.7%(2023)였다.
참고문헌
국가데이터처 (2026). 학생 1인당 사교육비. e-나라지표 국가발전지표. https://www.index.go.kr/unify/idx-info.do?idxCd=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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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hén, L. K., & Muthén, B. O. (1998-2017). Mplus user’s guide (7th ed.). https://www.statmodel.com/download/userguide/MplusUserGuideVer_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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