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로, 더 이상 미래의 위협이 아닌 현재 진행형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2023년 UN 사무총장이 “‘지구온난화’의 시대는 끝나고 ‘지구열대화’의 시대가 도래했다.”라고 경고한 것처럼(United Nations, 2023),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5°C 상승하며 관측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WMO, 2024).
이러한 기후변화는 물리적 환경 변화를 넘어 인간의 정신건강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현상이 신체 건강뿐 아니라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으며(WHO, 2023), 이 과정에서 ‘기후불안(climate anxiety)’이라는 새로운 심리적 현상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불안은 기후변화에 대한 단순한 걱정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미래, 존재 자체에 대한 근본적 위협을 느끼는 복합적 심리상태를 의미한다(Clayton, 2020; Pihkala, 2020). 특히 Hickman 등(2021)의 국제 연구에서는 청소년과 청년층이 기후변화로 인해 심각한 불안을 경험하며, 정부 대응에 대해서도 회의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논의는 기후위기가 실제적이고 진행 중인 위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후불안을 무조건 줄여야 하는 병리적 반응으로만 보지 않으며, 기후위기에 대한 합당한 걱정과 정서적 경보 신호를 포함하는 현상으로 이해한다(Clayton, 2020; Pihkala, 2020). 즉, 기후불안은 일정 수준에서는 위험 인식을 유지하고 정보 탐색과 친환경 및 친사회적 행동을 촉진할 수 있으나, 과도해질 경우 무력감, 회피, 기능 손상으로 이어져 오히려 행동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Stanley et al., 2021). 따라서 중요한 점은 기후불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불안이 행동과 적응을 돕는 방향으로 잘 다루어지도록 하는 심리적 조건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연구들은 기후불안이 단순한 정서적 반응을 넘어 개인의 일상 기능과 사회적 행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독자적 심리적 현상임을 밝히고 있다(Clayton, 2020; Stanley et al., 2021). 기후불안이 심화될 경우 식욕 부진, 수면 장애, 공황 발작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Hajek와 König(2023)의 연구에서는 기후불안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 및 불안 수준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Heeren과 McNally(2022)의 네트워크 분석 연구는 기후불안의 인지 및 정서적 특성이 일상 기능장애, 친환경 행동, 일반적 걱정 등 다양한 변인들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기후불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련 심리적 요인들 간의 복합적 상호작용을 고려한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기후불안이 기능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로와, 행동 동기화로 이어지는 경로를 결정하는 요인을 밝히는 것은 기후불안 개입의 목표를 감소하는 것이 아닌 적응적 활용으로 재정립하는 데 핵심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가 주목하는 첫 번째 요인은 기후변화에 대해 개인이 기후변화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즉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는 개인이 기후변화를 얼마나 가깝게 인식하는지를 의미한다. 이는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가상적 차원으로 구분된다(Liberman & Trope, 2008). Maiella 등(2020)의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심리적으로 더 가깝고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친환경적 행동 및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회복탄력적 행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리적 거리가 기후변화를 개인에게 얼마나 현실적이고 관련성 높은 문제로 받아들이는지와 관련된 중요한 인지적 요인임을 보여준다. 한편, 기후변화를 가까운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은 행동적 반응뿐 아니라 정서적 반응과도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Acharibasam와 Anuga(2018)는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개인이 불안, 정신적 고통, 우울, 장기적 정서적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정서 반응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였다. 나아가 Collery와 Niedzwiedz (2025)의 11개 유럽국가 종단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이후 시점의 불안 위험 증가와 유의하게 연관됨을 보고하였으며 이는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최근 종단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이후 인지·정서적 손상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손상이 다시 기능적 어려움으로 연결되는 시간적 경로가 보고되었으며, 동시에 기후 관련 정서와 일반화된 불안 간에는 시간에 따른 양방향적 관련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an et al., 2024). 이러한 결과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단순한 일시적 반응을 넘어 보다 광범위한 심리적 어려움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기후변화는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개인이 이를 현실적이고 가까운 위협으로 인식할수록 두려움, 불안, 슬픔과 같은 정서 반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u & Yang, 2019). 최근 연구에서도 기후변화를 심리적으로 더 가까운 문제로 지각할수록 위협 평가와 기후 관련 고통 정서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Sudila Zilinska & Urban, 2025). 특히 기후변화를 개인 및 사회와 밀접하게 관련된 위협으로 인식할수록 기후변화 위험지각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심리적 거리가 감소할수록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와 위험지각 수준이 증가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Spence et al., 2012).
이러한 정서 반응은 개인이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고 지각할 경우 스트레스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적응 자원이 부족한 경우 불안 및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Clayton et al., 2017; Neria & Shultz, 2012). 실제 실험 연구에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시간적·지리적·사회적으로 가깝고 보다 확실하게 제시한 경우 심리적 거리가 감소하였으며,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 증가와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Jones et al., 2017).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은 위협 인식과 정서적 반응을 강화하고, 이러한 과정은 일반적인 우울 및 불안과도 밀접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는 기후불안이 우울 및 일반화된 불안과 유의한 정적 관련을 보이며, 정신건강 변인의 일부 분산을 설명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Ahmed et al., 2025). 이러한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기후변화를 심리적으로 가까운 위협으로 인식할수록 우울과 불안과 같은 일반적인 부정적 정서 상태가 높아지고, 이렇게 증가한 부정적 정서가 다시 기후변화에 대한 몰두와 위협 민감성을 강화하여 기후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우울과 불안은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이 기후불안으로 연결되는 심리적 과정을 설명하는 매개변인으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편,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은 부정적 정서 반응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위험 인식을 높여 친환경 행동 및 기후 대응 행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Spence et al., 2012). 즉, 기후변화에 대한 가까운 심리적 거리는 위험을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행동을 촉진할 수 있지만, 우울과 불안 및 역기능적 정서처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후불안 기능 손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정서도식과 기후불안
기후불안의 심리적 기제를 탐색하는 데 있어 정서도식(emotional schema)은 중요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정서도식은 개인이 정서를 이해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인지적 틀로,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Leahy, 2003; Sirota et al., 2018). 특히 Leahy (2003)는 부적응적 정서도식, 즉 정서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우울 및 불안과 강하게 연관된다고 강조하며, 이는 기후불안과 정신건강 문제를 연결하는 핵심 요인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서도식은 우울 및 불안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도, 정서 경험을 해석하고 조절하는 상위 수준의 인지적 구조로서 구분되는 개념으로 이해된다(Leahy, 2003).
기후불안은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 고통, 우려의 유동적인 감정으로 특징지어지는 사회심리적 상태로(Boivin et al., 2025) 정서조절의 어려움 및 일반화된 불안 증상의 특성을 공유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가까운 심리적 거리가 부정적 정서와 관련 있으나, 부정 정서를 어떻게 인식하고 다루는지가 우울, 불안 등의 정신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후불안의 발생과 강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자신의 정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Orrù 등(2024)의 연구는 정서조절 곤란이 기후불안을 포함한 생태불안(eco-anxiety)을 매개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개인의 정서처리 방식이 기후변화 및 관련 불안 반응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후불안은 일반화된 불안장애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나, 정서도식이 기후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검증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정서도식은 정서 자체라기보다 개인이 자신의 정서를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하며 조절하는지를 결정하는 인지적 특성으로, 동일한 기후변화 위협을 인식하더라도 심리적 거리로 인해 경험하는 우울과 불안의 정도가 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Leahy, 2003). 따라서 정서도식은 심리적 거리와 우울·불안 간 관계의 강도를 변화시키는 조절변인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정서도식이 심리적 거리와 우울·불안 간 관계를 조절하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기후불안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기후불안의 경험은 연령, 성별, 교육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국제적 연구에서는 여성과 젊은 세대가 더 높은 기후불안을 보고한 반면(Hajek & König, 2022; Hickman et al., 2021), 한국에서는 그 양상이 다소 상이하게 나타난다. 채수미 등(2024)의 전국 조사에서는 20대가 가장 높고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성별 차이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기후불안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국외 연구와 상이한 패턴을 보이는 결과는 한국적 문화 맥락에서 기후불안 경험이 차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에서는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형 기후불안 단축 척도(Brief Anxiety Scale for Climate Change, BACC)가 개발 및 검증되었으며(Kim et al., 2025), 연령, 성별, 교육수준 차이를 반영한 기후불안 측정과 해석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한편, 기후불안의 성별 차이에 관한 선행연구에서는 일관되지 않은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성별에 따른 기후불안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Clayton & Karazsia, 2020), 다른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수준의 기후불안을 보고하였다(Wullenkord et al., 2021; Pinho, 2025). 이러한 결과는 기후불안의 성별 차이가 표본 및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기후불안을 구성하는 요인들을 개별적으로 탐구하는 데 그쳤으며, 기후불안의 심리적 기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서 202개의 논문을 분석하여 기후불안 연구의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연구에서도 여전히 매개 및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Boivin et al., 2025). 본 연구진의 실태조사를 통해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가 확인되었으나, 심리적 거리, 우울·불안, 정서도식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경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후불안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 및 타당화된 BACC 척도를 사용하였다(Kim et al., 2025). BACC는 대처 행동과 불안 증상이 혼재되었던 기존 척도의 한계를 보완하여 기후불안의 인지·정서적 몰두와 기능 손상을 중심으로 기후불안 증상을 평가한다. 또한 성인만을 주로 대상으로 했던 기존 척도들과 달리 청소년의 주요 발달적 특성인 과민성을 반영하여 개발되었으므로,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본 연구의 대상적 특성을 반영하기에 적합하여 해당 도구를 채택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심리적 거리를 독립변인으로, 우울 및 불안을 매개변인으로, 정서도식을 조절변인으로 설정하여 기후불안의 심리적 경로를 탐색하고자 한다. 특히 성별과 연령을 통제변수로 포함함으로써, 본 연구의 한국 청소년 및 성인 표본에서 기후불안의 심리적 기제를 더욱 정교하게 이해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기후위기를 사회적·환경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위협으로 전제하고, 이러한 위협이 개인의 정서적 경험과 정신건강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되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기존 연구에서 사용된 주요 변인들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나, 개념적으로는 구분되는 역할을 가진다. 심리적 거리는 기후변화를 개인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가까운 위협으로 인식하는지를 나타내는 인지적 평가이며, 우울과 불안은 이러한 위협 인식에 대한 정서적 반응 상태를 반영한다. 반면 정서도식은 개인이 정서를 해석하고 조절하는 방식에 대한 상위 수준의 인지적 구조로, 동일한 정서적 자극에 대해서도 개인 간 반응의 차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들 변인은 상호 관련성을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는 구성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우울과 불안은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 이후 나타나는 일반적인 부정적 정서 상태로서,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정서도식은 정서 상태 자체가 아니라 개인이 이러한 정서를 해석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관한 상위 수준의 인지적 구조이므로, 심리적 근접성이 우울과 불안으로 연결되는 정도를 강화하거나 완화하는 조절요인으로 기능할 수 있다. 즉, 본 연구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사이의 심리적 과정을 설명하는 매개변인으로, 정서도식을 그 매개경로의 강도에 개인차를 발생시키는 조절변인으로 설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는 각 변인을 개별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강하며, 이들 간의 통합적 경로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심리적 거리, 우울 및 불안, 기후불안, 정서도식이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의 관계에서 우울과 불안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정서도식이 심리적 거리에서 우울과 불안으로 이어지는 경로의 강도를 조절하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변인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기후불안의 심리적 경로를 탐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궁극적으로 기후불안을 단순히 감소시킬 대상으로 간주하기보다, 기후위기 인식이 우울과 불안 및 역기능적 정서도식과 결합할 때 기후불안이 기능 손상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경로를 규명한다. 이를 통해 기후불안을 적응적으로 다루는 개입(예: 정서처리의 유연성, 무기력과 회피의 예방, 실행 가능한 행동을 통한 통제감 회복) 설계에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 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심리적 거리가 기후불안에 미치는 영향에서 우울과 불안은 각각 매개효과를 가질 것이다. 둘째,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간 관계에서 우울의 매개효과는 정서도식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조절된 매개효과). 셋째,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간 관계에서 불안의 매개효과는 정서도식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조절된 매개효과).
방 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13~18세 청소년 350명과 19~77세 성인 3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700명의 응답을 포함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0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성인과 청소년 참여자 모두 온라인 패널조사 전문 기관을 통해 해당 연령대의 패널을 모집하였으며, 연구의 목적과 절차를 설명한 후 참여에 동의한 패널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참여자의 연령, 성별, 교육연한, 재해 경험 여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는 고려대학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승인번호: KUIRB-2025-0543-01). 본 연구의 데이터는 결측치 없이 완전한 응답으로 구성되었다.
측정도구
기후불안
한국형 기후불안 척도(BACC)는 기후불안의 임상적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5점 리커트로 구성된 13문항의 자기보고식 도구이다. 탐색적 및 확인적 요인분석 결과, 2요인 구조(기능 손상 8문항, 인지·정서적 몰두 5문항)가 확인되었으며, 모형 적합도는 CFI=.966, RMSEA=.075로 양호하였다. 전체 척도의 내적 합치도는 Cronbach’s α=.93(하위요인 α≥ .92)였다. 범불안 선별도구(MHS:A)와의 잠재상관은 r=.49로, BACC가 일반 불안과 구별되는 기후불안 특화 척도임을 시사한다(Kim 등, 2025).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930으로 보고되었다.
한국형 정신건강 선별도구: 우울(MHS:D)
한국형 정신건강 선별도구: 우울(MHS:D)은 주요 우울장애 환자를 일차 의료장면에서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조기에 선별하여 개입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내에서 개발되고 타당화된 자기보고식 검사이다. 지난 2주간 우울장애 환자들의 진단적 특징과 관련된 증상들을 얼마나 많이 경험하였는지를 묻는 총 12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한다. 총점은 문항별 가중치를 반영하여 산출된다. 본 척도의 절단점(cut-off score)은 9점으로, 9점 이상은 경도 이상의 우울 증상으로 해석되며, 17점 이상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주요우울장애 수준의 우울 증상으로 간주된다(최기홍 등, 2022). 온/오프라인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되었으며 오프라인 검사의 Cronbach’s α는 .943이며, 온라인 검사의 Cronbach’s α는 .945로 두 버전 모두 매우 우수한 내적 합치도를 보였다(윤서원 등, 2018). 본 연구에서 나타난 신뢰도는 .947로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형 정신건강 선별도구: 불안(MHS:A)
한국형 정신건강 선별도구: 불안(MHS:A)은 범불안장애 환자를 일차 의료장면에서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조기 선별하여 개입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되고 타당화된 자기보고식 검사이다. 지난 2주간 불안장애 환자들의 진단적 특징과 관련된 증상을 얼마나 자주 경험하였는지를 묻는 총 11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한다. 총점은 문항별 가중치를 반영하여 산출된다. 본 척도의 절단점(cut-off score)은 10점으로, 10점 이상은 경도 이상의 불안 증상으로 해석되며, 15점 이상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범불안장애 수준의 불안 증상으로 간주된다(최기홍 등, 2022). 온/오프라인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되었으며, 오프라인 검사의 Cronbach’s α는 .957이며, 온라인 검사의 Cronbach’s α는 .956으로 두 버전 모두 매우 우수한 내적 합치도를 나타냈다(Kim 등, 2021).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949로 나타났다.
정서도식
기후불안, 정서 상태,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 등과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Leahy 정서도식 단축형(LESS-10)을 사용하였다. LESS-10은 Leahy 정서도식척도 2판(LESS Ⅱ; Leahy, 2012)을 10문항으로 축약·번안한 자기보고식 척도이다(Suh 등, 2019). 개인이 지니는 역기능적 정서도식(emotional schema)을 평가하여 정서적 어려움의 인지적 기반을 파악하도록 고안되었다. 국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타당화 연구에서 높은 내적 합치도(Cronbach’s α= .893)를 보였으며, 원척도(28문항)와도 매우 높은 상관(r= .93, p< .01)을 나타내어 축약 이후에도 측정 타당성을 유지함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 보고된 신뢰도는 .922로 우수한 수준이었다. 모든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도식 왜곡 경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 척도
Spence 등(2012)이 제시한 기후변화 심리적 거리 개념(지리적, 사회적, 시간적 거리 및 불확실성/회의감) 4차원을 측정하는 10문항의 자기보고식 척도인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 척도를 활용하였다. 지리적(2문항), 사회적(2문항) 거리는 5점 리커트 척도, 시간적 거리는 7점 리커트 척도(1문항), 불확실성/회의감 차원은 5점 리커트(4문항)와 6점 리커트(1문항)로 구성된다. 원저 연구에서 내적 신뢰도(Cronbach’s α= .83)가 확인되었으며,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는 .698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임상심리전문가 1인과 임상심리 석·박사 통합과정 연구원 2인이 공동으로 문화적·언어적 적합성을 고려하여 번안·수정하였다. 특히 국내 참여자가 문항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 표현을 수정하였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근접성(공간적·사회적·시간적 거리 및 불확실성)을 평가한다는 원래의 측정 목적과 구성개념은 유지하였다. 총점이 높을수록 기후변화를 심리적으로 더 가까이 지각함을 의미한다.
분석 방법
본 연구의 모든 데이터 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ver. 29), R의 lavaan 패키지(ver. 0.6-18; Rosseel, 2012), Hayes의 PROCESS 매크로(ver. 4.2; Hayes, 2022)를 사용하였다. 먼저 기술통계를 산출한 뒤 기후불안, 심리적 거리, 우울, 불안, 역기능적 정서도식 간 상관관계를 검토하였다. 또한, 연령과 성별에 따른 기후불안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가설 1인 우울과 불안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R의 “lavaan” 패키지(ver. 0.6 18; Rosseel, 2012)를 이용하여 매개효과 분석을 실시하였다. 심리적 거리가 우울 및 불안으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역기능적 정서도식의 조절효과를 포함하는 조절된 매개효과를(가설 2, 3) 확인하기 위해 Hayes의 PROCESS 모형 7을 병행하여 분석하였다.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에서는 주요 변수를 분석에 앞서 Z점수로 표준화하였으며, 5,000회 부트스트래핑을 적용하여 95% 신뢰구간을 산출하였다.
매개분석
가설 1을 검증하기 위해 심리적 거리가 기후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우울과 불안 각각에 대한 매개모형을 설정하였다. 우울 및 불안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R의 “lavaan” 패키지(ver. 0.6 18; Rosseel, 2012)를 사용하였고, 분석 시 최대우도(Maximum Likelihood) 추정과 5,000회 부트스트래핑(95% 신뢰구간)을 적용하였다. 우울과 불안 각각에 대한 개별 매개 모형을 설정하였고, 성별, 연령, 교육수준은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조절된 매개 분석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심리적 거리(독립변수)와 기후불안(종속변수) 간의 관계에서 우울과 불안(매개변수)의 매개효과가 정서도식(조절변수)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Hayes의 PROCESS 매크로 (Model 7; ver. 4.2)를 사용하였으며, 변수 간의 표준화를 위해 모든 주요 변수를 분석에 앞서 Z점수로 변환하였다. 또한 성별, 연령, 교육수준은 통제변수로 포함하였으며, 신뢰도 높은 추정을 위해 5,000회 부트스트래핑(bootstrap resampling)을 적용하여 조건부 간접효과와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의 95% 신뢰구간을 산출하였다.
결 과
인구통계학적 특성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정보는 표 1에 제시하였다. 남성과 여성의 숫자 비율은 남성 45.4%, 여성 54.6%로 유사하게 구성되었다. 평균 연령은 30.76세(SD=17.39)로, 연령대는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로 구분하였을 때 10대가 51.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 40대, 30대, 60대, 50대, 20대, 70대 순이었다.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졸업이 38.3%로 가장 많았으며, 2~4년제 대학 졸업 37.7%, 중학교 졸업 20.4%, 대학원 이상 3.0%, 초등학교 이하 0.6% 순으로 나타났다.
표 1.
인구통계학적 특성
| 구분 | N | 비율(%) | |
|---|---|---|---|
| 성별 | 남성 | 318 | 45.4% |
| 여성 | 382 | 54.6% | |
| 연령 | 10-19 | 362 | 51.7% |
| 20-29 | 32 | 4.6% | |
| 30-39 | 88 | 12.6% | |
| 40-49 | 92 | 13.1% | |
| 50-59 | 46 | 6.6% | |
| 60-69 | 76 | 10.9% | |
| 70-79 | 4 | 0.6% | |
| 교육 수준 |
초등학교 이하 | 4 | 0.6% |
| 중학교 | 143 | 20.4% | |
| 고등학교 | 268 | 38.3% | |
| 2-4년제 대학 | 264 | 37.7% | |
| 대학원 이상 | 21 | 3.0% |
상관분석
주요 변인들의 상관분석 결과는 표 2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우울(M = 16.42, SD = 13.36)과 불안(M = 14.42, SD = 11.69)의 평균은 각각 경도 이상의 증상을 의미하는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관분석 결과, 우울, 불안, 기후불안, 역기능적 정서도식 변인들 간 모두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기후불안은 우울 (r= .490, p< .01), 불안 (r= .514, p< .01), 역기능적 정서도식 (r= .466, p< .01)과 모두 중간 수준의 정적 상관을 보였고, 우울과 불안 변인 간에는 큰 크기의 정적 상관이 존재하였다 (r= .896, p< .01). 우울과 불안 간 높은 상관(r=.896)에 대한 추가 확인을 위해 절단점(cutoff)을 기준으로 집단별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울과 불안이 모두 정상 범위인 집단에서는 상관이 .467로 나타난 반면, 두 척도 모두 절단점 이상인 집단에서는 .797로 나타났다.
독립표본 t-검정
연령과 성별 및 교육수준에 따른 기후불안 수준의 차이를 탐색하기 위해 연령과 성별에 대해서 독립표본 t-검정을, 교육수준에 대해서는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표 3). 성인(M=23.51, SD=11.89)은 청소년(M=19.82, SD=10.81)보다 기후불안이 유의미하게 더 높았으며(t=-4.30, p < .001), 남성(M=23.07, SD=11.85)이 여성(M=20.50, SD=11.09)보다 기후불안이 유의미하게 더 높았다(t= 2.96, p= .003). 반면, 교육수준에 따른 기후불안 수준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F(4,695)= 1.28, p=.275).
매개효과 분석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관계에 대한 우울의 매개모형(그림 1)에서, 성별, 연령 및 교육수준을 통제한 후에도 기후불안을 예측하는 심리적 거리의 직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β=.522, p<.001),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기후불안 수준이 높아졌다. 심리적 거리는 우울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고(β= .389, p<.001), 우울은 기후불안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β=.298, p<.001).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의 관계에 대한 우울의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β=.116, 95% Boot CI [.083, .154]), 이는 심리적 거리가 우울을 매개하여 기후불안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림 1의 매개모형은 기후불안 분산의 49.4%(R²=.494)를 설명하며, 표 4에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표 4.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관계에 대한 우울의 매개효과 분석 결과
| 경로 | β | SE | 95% CI | p | R² | |
|---|---|---|---|---|---|---|
| LLCI | ULCI | |||||
| 심리적 거리 → 우울 (a) | .389 | .035 | .320 | .458 | < .001*** | .494 |
| 우울 → 기후불안 (b) | .298 | .029 | .241 | .356 | < .001*** | |
| 심리적 거리 → 기후불안 (직접효과, c‘) | .522 | .030 | .464 | .580 | < .001*** | |
| 간접 효과 (axb) | .116 | .019(Boot SE) | .083 | .154 | < .001*** | |
| 총효과 (c) | .638 | .029 | .581 | .695 | < .001*** | |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관계에 대한 불안의 매개모형(그림 2)에서, 성별, 연령 및 교육수준을 통제한 후에도 기후불안을 예측하는 심리적 거리의 직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β= .509, p< .001),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기후불안 수준이 높아졌다. 심리적 거리는 불안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고(β= .408, p< .001), 불안은 기후불안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β= .317, p< .001).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의 관계에 대한 불안의 간접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β= .129, 95% Boot CI [.094, .171]), 이는 심리적 거리가 불안을 매개하여 기후불안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림 2의 매개모형은 기후불안 분산의 50.3%(R²= .503)를 설명하며, 분석 결과는 표 5에 제시하였다.
표 5.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관계에 대한 불안의 매개효과 분석 결과
| 경로 | β | SE | 95% CI | p | R² | |
|---|---|---|---|---|---|---|
| LLCI | ULCI | |||||
| 심리적 거리 → 불안 (a) | .408 | .035 | .339 | .476 | < .001*** | .503 |
| 불안 → 기후불안 (b) | .317 | .029 | .260 | .375 | < .001*** | |
| 심리적 거리 → 기후불안 (직접효과, c‘) | .509 | .030 | .451 | .567 | < .001*** | |
| 간접 효과 (axb) | .129 | .019(Boot SE) | .094 | .171 | - | |
| 총효과 (c) | .638 | .029 | .581 | .695 | < .001*** | |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
본 연구에서는 모든 주요 변수를 분석에 앞서 Z점수로 표준화하여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토하였다. 심리적 거리(독립변수)가 기후불안(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에서 우울과 불안(매개변수)의 매개효과가 정서도식(조절변수)에 의해 조절되는지를 확인하였다. 성별, 연령, 교육수준은 통제변수로 포함하였으며, PROCESS macro(version 4.2, Model 7; Hayes, 2022)를 이용하여 5,000회 부트스트래핑을 통해 신뢰구간을 산출하였다.
먼저, 심리적 거리와 부적응적 정서도식 간 상호작용항은 우울(β= .053, SE= .023, t= 2.29, p= .022, 95% CI [.008, .098])과 불안(β=.065, SE=.023, t=2.87, p=.004, 95% CI [.021, .110]) 모두에 대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심리적 거리와 우울 및 불안 간 관계의 조건부 간접효과를 살펴본 결과, 우울과 불안 모두에서 정서도식이 평균보다 낮은 수준(–1 SD)에서는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평균 수준에서는 유의미한 양의 효과가 나타났으며, 정서도식이 평균보다 높은 수준(+1 SD)에서는 더욱 강한 양의 효과가 관찰되었다.
또한, 우울(β= .298, SE= .029, t= 10.16, p< .001, 95% CI [.241, .356])과 불안(β=.317, SE=.029, t=10.81, p<.001, 95% CI [.260, .375])은 모두 기후불안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 심리적 거리 역시 우울 모형(β= .522, SE= .030, t= 17.69, p< .001, 95% CI [.464, .580])과 불안 모형(β=.509, SE=.030, t=17.22, p<.001, 95% CI [.451, .567]) 모두 기후불안에 대해 직접효과를 나타냈다. 우울 모형의 분석 결과는 표 6에, 불안 모형의 분석 결과는 표 7에 제시하였다.
표 6.
심리적 거리, 우울, 기후불안 간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 결과
| 단계 | 예측변수 | 결과변수 | 효과 (B, β) |
SE | t | p | 95% CI |
|---|---|---|---|---|---|---|---|
| 1단계 (우울 예측) |
심리적 거리 | 우울 | .081 | .030 | 2.72 | .007 | [.022, .139] |
| 정서도식 | 우울 | .677 | .029 | 23.08 | <.001 | [.619, .734] | |
| 심리적 거리 × 정서도식 | 우울 | .053 | .023 | 2.29 | .022 | [.008, .098] | |
| 2단계 (기후불안 예측) |
심리적 거리 | 기후불안 | .522 | .030 | 17.69 | <.001 | [.464, .580] |
| 우울 | 기후불안 | .298 | .029 | 10.16 | <.001 | [.241, .356] | |
| 간접효과 (우울 매개) |
(심리적 거리 → 우울 → 기후불안) (정서도식 평균 –1 SD) |
.008 | .010 (Boot SE) | - | - | [-.012, .028] | |
| (정서도식 평균) | .024 | .010 (Boot SE) | - | - | [.005, .044] | ||
| (정서도식 평균 +1 SD) | .040 | .015 (Boot SE) | - | - | [.011, .070] | ||
|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 |
.016 | .008 (Boot SE) | - | - | [.001, .032] |
표 7.
심리적 거리, 불안, 기후불안 간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 결과
| 단계 | 예측변수 | 결과변수 | 효과(B, β) | SE | t | p | 95% CI |
|---|---|---|---|---|---|---|---|
| 1단계 (불안 예측) |
심리적 거리 | 불안 | .101 | .029 | 3.42 | .001 | [.043, .158] |
| 정서도식 | 불안 | .669 | .029 | 23.02 | <.001 | [.612, .726] | |
| 심리적 거리 × 정서도식 | 불안 | .065 | .023 | 2.87 | .004 | [.021, .110] | |
| 2단계 (기후불안 예측) |
심리적 거리 | 기후불안 | .509 | .030 | 17.22 | <.001 | [.451, .567] |
| 불안 | 기후불안 | .317 | .029 | 10.81 | <.001 | [.260, .375] | |
| 간접효과 (불안 매개) |
(심리적 거리 → 불안 → 기후불안) (정서도식 평균 –1 SD) |
.011 | .010 (Boot SE) | – | – | [−.008, .033] | |
| (정서도식 평균) | .032 | .010 (Boot SE) | – | – | [.013, .054] | ||
| (정서도식 평균 +1 SD) | .053 | .016 (Boot SE) | – | – | [.024, .087] | ||
|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 |
.021 | .009 (Boot SE) | – | – | [.004, .038] |
심리적 거리에서 우울과 불안을 거쳐 기후불안으로 이어지는 간접효과는 모두 정서도식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부트스트랩을 통한 조건부 간접효과 분석 결과, 정서도식이 평균보다 낮은 수준(–1 SD)에서는 간접효과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평균 수준과 평균보다 높은 수준(+1 SD)에서는 유의한 간접효과가 확인되었다. 아울러, 조절된 매개효과의 지수 역시 우울 (Index= .016, BootSE= .008, 95% CI [.001, .032])과 불안(Index=.021, BootSE=.009, 95% CI [.004, .038]) 모두에서 유의하였다. 이러한 조절된 매개모형은 그림 3과 그림 4에 제시하였으며, 우울과 불안의 조건부 간접효과 및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는 표 8에 제시하였다.
표 8.
정서도식 수준에 따른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간의 우울, 불안의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 결과
| 정서도식 | 우울 매개효과 | 불안 매개효과 | ||||||
|---|---|---|---|---|---|---|---|---|
| 간접효과 계수 | Boot SE |
Boot LLCI |
Boot ULCI |
간접효과 계수 | Boot SE |
Boot LLCI |
Boot ULCI |
|
| Mean - 1SD (-1.0000) | .008 | .010 | -.012 | .028 | .011 | .010 | -.008 | .033 |
| Mean | .024 | .010 | .005 | .044 | .032 | .010 | .013 | .054 |
| Mean +1SD (+1.0000) | .040 | .015 | .011 | .070 | .053 | .016 | .024 | .087 |
|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 |
.016 | .008 | .001 | .032 | .021 | .009 | .004 | .038 |
논 의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기후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우울과 불안의 매개 과정을 통해 검증하고, 정서도식이 이러한 경로에 미치는 조절 효과를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기후불안 수준이 유의하게 높았으며(p<.001), 우울과 불안은 각각 기후불안에 대한 매개효과를 보였다(우울: 간접효과=.116, 95% CI [.083, .154]; 불안: 간접효과=.129, 95% CI [.094, .171]). 또한 정서도식은 심리적 거리와 우울 및 불안 간의 관계를 각각 조절하였으며, 부적응적 정서도식 수준이 높을수록 우울과 불안을 통한 간접효과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울: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016, 95% Boot CI [.001, .032]; 불안: 조절된 매개효과 지수=.021, 95% Boot CI [.004, .038]).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따른 비교에서는 성인이 청소년보다,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기후불안을 보고하였다. 다만 성별과 연령은 본 연구의 주요 분석에서 통제변수로 포함되었으므로, 이러한 결과는 보조적 결과로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핵심 결과는 기후불안이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 우울·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 그리고 정서를 해석하고 처리하는 정서도식이 함께 관련되는 복합적 심리 현상임을 보여준다.
아울러 본 결과는 기후불안을 개인 내부의 병리적 현상으로만 보기보다, 사회적·환경적 맥락에서 발생한 기후위기를 실제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서적 반응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반응은 합당한 걱정으로 기능할 수 있으나, 특정 조건에서는 우울과 불안 및 역기능적 정서처리와 결합해 기능 손상으로 증폭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개입의 초점은 기후불안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기후불안이 무기력과 회피로 고착되거나 친사회적 및 친환경적 행동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잘 다루는 것에 둘 필요가 있다(Stanley et al., 2021).
가설별로 살펴보면, 첫째,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우울과 불안 수준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정서적 상태는 기후불안과 유의한 정적 관련을 보였다. 또한 매개분석 결과, 우울과 불안은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매개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기후변화를 ‘심리적으로 가까운 위협’으로 인식할수록 개인이 보다 강한 정서적 반응을 경험한다는 선행연구와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로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공포, 슬픔, 죄책감과 같은 구체적인 부정 정서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Chu & Yang, 2019),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 인식과 정서적 반응 역시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Maiella et al., 2020; Spence et al., 2012). 또한 기후 관련 정서는 일반적인 심리적 고통 및 불안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layton, 2020; Ogunbode et al., 2022). 실제로 최근 대규모 횡단연구에서도 기후불안은 우울 및 일반화된 불안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으며, 회귀분석에서도 기후불안이 이러한 정신건강 변인과 유의하게 관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Ahmed et al., 2025). 이러한 정서가 기후 관련 몰두, 무력감, 회피 경향과 함께 나타나 기후불안이 지속되는 과정과 관련될 수 있다는 기존 해석과 맥락을 같이한다(Clayton, 2020; Gifford & Gifford, 2016; Heeren & McNally, 2022). 이는 부정적 정서가 기후 관련 사고에 대한 몰두와 위협 민감성을 증가시켜, 기후변화와 관련된 불안 반응을 강화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종단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이후 인지·정서적 손상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손상이 다시 기능적 어려움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확인되었으며, 동시에 기후 관련 정서와 일반화된 불안 간에는 시간에 따른 양방향적 관련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an et al., 2024). 이러한 선행연구들을 종합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은 정서적 반응을 강화하고, 이러한 정서적 반응은 이후의 인지·정서적 어려움 및 일반적 불안과 시간적으로 연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보다 광범위한 심리적 어려움과 연결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정서적 반응은 단순한 감정 경험에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 관련 사고에 대한 과도한 몰두, 위협에 대한 민감성 증가, 그리고 회피 및 무기력과 같은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Clayton, 2020; Gifford & Gifford, 2016). 이러한 과정은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을 일시적 정서 반응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강화되는 심리적 상태로 고착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일상 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는 횡단적 설계를 사용하였으므로, 이러한 경로는 인과적 관계라기보다 변인 간의 연관 구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즉, 심리적 근접성이 직접적으로 우울과 불안을 증가시킨다기보다, 기후위기를 보다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정서와 결합하여 기후불안과 관련되는 복합적 심리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의 근접성 자체는 행동 동기화를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므로, 문제의 핵심은 심리적 근접성과 불안의 단선적 관계라기보다, 심리적 근접성이 우울 및 불안과 결합하면서 통제감 상실과 무기력으로 이어지는 심리 과정에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기후불안이 친사회적 및 친환경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로(예: 실행 가능성 인식, 자기효능감, 사회적 지지)와 기능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로(예: 반추, 회피, 무력감)를 구분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서도식은 심리적 거리와 우울 및 불안 간의 관계를 모두 증폭시키는 기제로 기능하였다. 정서에 대해 부정적 태도(부적응적 정서도식)가 높은 개인은 동일한 위협 단서를 보다 비관적으로 해석하며 정서적으로 융합하기 쉬워,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이 우울과 불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Leahy, 2003). 반대로 적응적인 정서도식을 가진 개인은 동일한 위협을 경험하더라도 정서를 보다 유연하게 해석하고 조절할 수 있어 이러한 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정서도식 수준이 낮을 때 심리적 거리가 우울과 불안을 통해 기후불안으로 이어지는 간접효과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정서도식이 평균 또는 높은 수준에서는 두 경로의 간접효과가 모두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서도식이 우울에만 선택적으로 관여하기보다, 기후위기를 심리적으로 가까운 위협으로 인식할 때 나타나는 부정적 정서반응 전반의 강도를 조절하는 상위 수준의 인지적 특성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우울과 불안 모두에서 정서도식 수준이 높아질수록 조건부 간접효과가 증가한 점은, 동일한 기후위협을 지각하더라도 자신의 정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통제하기 어렵다고 믿는 개인에게서 기후불안과의 관련성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 자체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한 정서를 개인이 어떻게 해석하고 다루는지가 기후불안의 심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기후불안을 병리적 증상으로만 다루기보다, 정서에 대한 신념과 해석 틀(정서도식)을 조정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여 기후불안이 과도한 자기비난 혹은 무력감으로 번지는 것을 예방하고, 정서 경험을 행동 가능한 목표로 연결하는 방향(예: 정서 수용, 의미 재구성, 가치 기반 행동)으로 다루는 것이 중요함을 뒷받침한다.
셋째, 보조분석에서는 연령과 성별에 따른 기후불안 수준의 차이가 확인된 반면,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성별과 연령의 효과는 기존 서구권 연구에서 보고된 여성과 청년층의 높은 기후불안 양상(Hajek & König, 2022; Hickman et al., 2021)과는 상이하였다. 한국 표본에서는 성인과 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후불안을 보고하였는데, 이는 채수미 등(2024)이 제시한 위험소통 방식이나 사회문화적 맥락과 관련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성별과 연령은 본 연구에서 통제변수로 포함되었으며,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심리적 거리, 우울, 불안 및 정서도식과 기후불안 간의 관계를 검증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차이에 대한 해석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론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기후불안을 심리적 거리, 우울·불안, 정서도식의 상호작용 구조로 제시함으로써 기후 특이적 불안이 일반 불안과 부분적으로 중첩되면서도 독자적 개념임을 지지한다. 정서도식은 상위 취약성 요인으로서 심리적 근접성이 우울과 불안으로 연결되는 정도를 강화하였으며, 이는 기후불안의 심리적 구조를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한다. 실무적으로는 기후불안 평가 시 일반 불안·우울과 함께 정서도식을 병행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입에서는 우울 및 불안과 함께 정서에 대한 역기능적 신념과 처리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의미 재구성, 행동활성화, 위협추정 조절 및 불확실성 내성 증진과 같은 전략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심리적 거리의 적정화를 통해 위협 인식이 즉각적인 무력감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고, 개인이 실행 가능한 친환경 행동을 경험하도록 지원함으로써 통제감과 자기효능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기후불안 개입의 목표를 불안을 제거하는 것으로 설정할 경우 위험 인식 자체를 약화시키거나 회피를 강화할 수 있으므로, 적정 수준의 기후불안은 유지하되, 과도한 기후불안이 기능 손상과 행동 철수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조절 중심의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즉, 기후위기를 인식하되 감당 가능한 범위로 정서 강도를 조절함으로써, 반추·회피·무력감 순환을 끊고, 개인이 실행 가능한 목표 행동을 설정하여 성공 경험을 축적하도록 돕는 방식이 임상 및 교육 장면에서 핵심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성인과 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후불안을 보고하였으나, 이러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문화적·사회적 요인을 직접 측정하지 않았으므로 결과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표본을 대상으로 이러한 연령 및 성별 차이가 재현되는지 확인하고, 관련 사회문화적 요인을 함께 검증할 필요가 있다. 공중보건 차원에서는 실제 위험과 실천 가능성을 함께 전달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며, 임상 장면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정서도식 기반 개입과 책임 및 통제 신념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청소년에게는 정서교육과 회복탄력성 강화 중심의 집단 개입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본 연구는 몇 가지 강점을 지닌다. 우선 청소년과 성인을 아우르는 대규모 표본(N=700)을 바탕으로 연령·성별·교육수준에 따른 차이를 동시에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심리적 거리, 우울·불안, 정서도식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매개 및 조절된 매개 분석을 실증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기후불안의 다층적 경로를 규명하였다. 더불어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정서도식 개념을 도입하여 기후불안의 심리적 기제를 구조적으로 탐색했다는 점, 그리고 국내에서 타당화된 측정 도구를 활용하여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했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횡단적 설계를 사용하였으므로 심리적 거리, 정서도식, 우울·불안, 기후불안 간의 인과관계를 확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둘째, 모든 자료가 자기보고식 설문에 기반하고 있어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이나 응답자의 주관적 해석에 따른 오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표본이 온라인 패널을 통해 모집되었으며 참여자의 지역 정보를 포함하지 않아 다양한 지역 및 문화 집단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했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한국 청소년 및 성인 전체의 기후불안 특성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향후 지역, 연령 및 사회경제적 특성을 고려한 대표성 있는 표본을 통해 결과의 재현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우울과 불안 간 상관이 비교적 높은 수준(r=.896)으로 나타났다. 추가 분석 결과, 정상 범위 집단에서는 우울과 불안의 상관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두 증상이 모두 절단점 이상인 집단에서는 높은 상관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전체 표본에서 관찰된 높은 상관을 해석할 때 표본의 증상 분포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표집 방법과 표본 구성을 통해 본 연구 결과가 재현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심리적 거리와 정서도식을 단축형 척도로 측정하여 각 구성개념의 하위 요인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제한이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사용한 심리적 거리 척도는 Spence 등(2012)이 제안한 심리적 거리 개념에 근거하여 공간적, 사회적, 시간적 거리와 불확실성을 측정하도록 개발된 도구이다. 다만 일부 문항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위험 인식과 개인적 관련성을 반영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기후불안과 개념적으로 일정 부분 중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심리적 거리와 기후불안을 완전히 독립적인 구성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일부 공통된 인지적 평가를 반영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사용한 BACC 척도는 비교적 최근 개발된 도구로, 향후 다양한 집단과 문화적 맥락에서의 반복 연구를 통해 그 타당성과 일반화 가능성을 추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본 연구는 19세부터 77세까지의 광범위한 연령대를 포함하고 있으나, 사용된 기후불안 척도(BACC)는 주로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개발 및 타당화된 도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 대한 척도의 타당성과 측정 동등성이 별도로 검증되지 않았으므로, 모든 연령 집단에 동일한 척도를 적용한 결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곱째, 본 연구의 자료 수집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10월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기후변화 관련 심리적 반응은 해당 시기의 사회적·환경적 맥락, 특히 기후 재난 및 미디어 보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별·연령에 따른 차이는 확인되었으나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며, 연령과 성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 문화적·사회적 요인을 직접 측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 해석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소득 자료를 수집하지 않아 사회경제적 지위를 충분히 통제하지 못하였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소득, 직업 및 주관적 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울과 불안을 각각 매개변수로 투입한 모형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은 두 정서가 독립적인 기제로 작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두 변인 간 높은 중첩으로 인해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우울과 불안을 동시에 포함한 평행 매개모형이나 잠재변수 모형을 통해 두 경로의 고유한 효과를 구분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와 실험적 개입 연구를 통해 심리적 거리, 우울·불안, 정서도식 간의 인과적 메커니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적 지지나 회복탄력성 등 기후불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심리사회적 변인을 추가적으로 고려하고, 문화·세대별 비교를 통해 한국 사회 특유의 기후불안 양상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보다 효과적인 맞춤형 중재 전략을 개발한다면 기후불안의 예방과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기후불안을 설명하는 심리적 경로를 실증적으로 제시하였으며, 정서도식이 특히 심리적 거리→우울 및 심리적 거리→불안 경로를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후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맞춤형 개입과 정책 설계에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며, 향후 기후위기 시대의 정신건강 개입과 위험소통 전략 수립에 유용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함의는 기후불안을 병리적 증상 감소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의 위기 인식을 보존하면서도 과도한 불안이 무기력과 회피로 전환되지 않도록 돕는 조절 및 적응적 처리 관점의 개입 설계에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ᅠ결 론
본 연구는 심리적 거리, 우울·불안, 정서도식의 상호작용을 통해 기후불안이 형성·심화되는 경로를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기후불안이 증가하였고, 이 관계에서 우울과 불안이 각각 매개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정서도식은 심리적 거리와 우울 및 불안 간의 연계를 강화하여 두 정서 변인을 통한 조건부 간접효과를 증폭시키는 조절 요인으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후불안을 이해하고 개입할 때 기후변화에 대한 심리적 근접성뿐 아니라 일반적인 우울·불안 수준과 정서에 대한 신념 및 해석 방식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성인과 남성에서 더 높은 기후불안이 관찰되었으나 기후불안의 연령 및 성별 차이에 관한 선행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은 만큼, 향후 다양한 표본과 문화적 맥락에서 이러한 차이가 재현되는지 추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발견은 평가 단계에서 정서도식까지 병행 측정하고, 개입 단계에서 의미 재구성, 행동활성화, 위협추정 조절, 불확실성 내성 훈련 등을 통합하는 맞춤형 전략이 유효함을 시사한다. 향후 연구는 종단 설계와 실험 설계를 통해 인과 경로를 정교화하고, 평행 매개, 다집단 분석을 통해 문화 및 세대 차이를 규명함으로써 근거 기반의 예방 및 중재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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