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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사연구

  • P-ISSN1738-3188
  • E-ISSN2713-9964

팬데믹 이후 부동산 소설과 오컬트 자본주의

Real Estate Fiction and Occult Capitalism in the Post-Pandemic Era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5, v.31 no.2, pp.13-49
강지희 (한신대학교)

Abstract

이 글은 팬데믹 이후 한국문학에서 부동산 서사들의 이면에 오컬트 자본주의라는 현상이 깔려있다고 보았다. 여기에서 지칭하는 ‘부동산 소설’은 단순히 주택의 투기적 보유와 매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서사에 국한되지 않으며, 가상화폐 투기를 비롯한 다양한 자산화 실천 전반을 포괄한다. 본고는 부동산 소설에서 투기적 감각을 체화한 인물들을 통해 타자에 대한 정동과 윤리를 포괄한 인식의 변화를 두루 살피고자 했다. 팬데믹 이후 부동산 소설 속 인물들은 노동을 통한 자본의 축적을 포기하고, 오컬트적이라 할 수 있는 여러 미신적 믿음과 자산화를 통해 투기에 뛰어든다. 전근대적 도박자는 추상화된 금융자본주의 현실에 자구적 대응책을 찾는 새로운 주체의 형상이다. 경제적 박탈감과 불확실한 생존 조건은 이웃에 대한 윤리의 재편으로도 이어진다. 중산층에 대한 자기 동일시가 유지되는 가운데, 박탈감과 능력주의가 만나 이웃에 대한 증오와 적대는 내면에서 격렬하게 촉발된다. 이와 같은 폭력성은 신체로 소급해 들어와, 궁극에는 자기 신체의 훼손이나 죽음마저 자산화의 회로에 편입시키는 ‘고어 부동산’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자본 증식의 불가해한 메커니즘이 신체의 물질성을 지우며 추상화하거나 자산화하는 ‘차가운 폭력성’으로 이어지는 방식이야말로 한국형 오컬트 자본주의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금융자본주의 하의 신체들이 점점 추상화되고, 체제의 폭력 역시 신체에 내면화된 감각 속에서 더욱 치밀하게 작동하는 방식을 살폈다. 이를 통해 모든 것이 자산화의 논리 속에 포섭되며, 신체와 생명을 둘러싼 감각과 윤리의 지형이 재편되는 양상에 비판적으로 개입하고자 했다.

keywords
부동산 소설, 오컬트 자본주의, 추상화의 폭력, 자산화, 도박자 주체, 고어 부동산, Real Estate Fiction, Occult Economies, Violence of abstraction, Assetization, Gambling Subject, Gore Real E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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