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본 논문에서는 식민지시기 이슈화되었던 본부살해사건과 대중에게 인기를 끌었던 『마도의 향불』에 묘사된 숙경의 범죄는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고찰해보기로 한다. 그것은 한국 대중소설에서 팜므파탈의 이미지가 어떻게 고착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은 1920ㆍ30년대 들끓었던 본부살해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팜므파탈 숙경의 음모와 살인을 그렸다. 당시 본부살해여성들은 동정의 여지가 있음에도 대중소설 속에서 더할 수 없는 악녀로 묘사되었다. 실제 사건의 기사와 대중소설 속에 구현된 본부살해여성의 차이로부터 한국 팜므파탈은 탄생한다. 대중소설 속에 구현된 본부살해여성들은 1) 음녀였으며 2) 남편의 재산을 노려 살해했으며 3) 후처였다. 이것은 실제 본부살해범들이 ‘본처’였으며 ‘불쌍한 소부’가 많았던 것과는 대비된다. 잔혹한 살인의 역할을 음탕하고 요망한 계집인 후처, 첩에게 돌림으로써 식민지시기 봉건적 질서는 공고히 유지된다. 본처로부터 위협받는 本夫와 신여성, 여학생, 첩, 기생 등으로부터 남편을 빼앗긴 本妻는 대중소설 속 악녀 후처에게 살인범과 음녀의 이미지를 덧씌워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이것은 30년대 신문연재 장편 탐정소설로 거의 유일한 『염마』와 『마인』에서 왜 여성이 범죄자로 등장하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30년대 본부살해범 악녀 후처는 곧 탐정소설의 범인의 특성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30년대 신문연재 장편탐정소설 속 범인의 특성에 대한 간접적인 답변이기도 하다. 한국 팜므파탈은 대중소설 속에 반복적으로 구현된 본부살해여성들이 탐정소설에서 남성을 파멸시키는 ‘범죄자’로 등장함으로써 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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