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한자로 쓰인 한문을 국어로 언해(번역)하는 일은 한문 문헌 안에 포함된 한자들을 국어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문과 언해문에 똑같은 한자가 사용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한자가 발휘하는 문법적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한자는 한문에서는 자립형태소로서 명사어간이나 동사어간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국어에서는 의존형태소로서 단독으로 기능할 수 없다. 국어의 단어 형성에서 한자어 형태소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이 “비자립성”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문 원문의 한자가 언해문에서 국어화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이음절 한자어로 교체된다. 『어제속자성편(언해)』에 나타나는 이음절 한자어는 한문 원문의 한자와의 일치성 여부를 고려하여, “원문일치한자어”, “원문보충한자어”, “원문불일치한자어”로 분류할 수 있다. 『어제속자성편(언해)』와 같이 철저한 직역 위주의 언해서는 한문 원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언해문 안에는 한문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한자어와 국어에 정착한 한자어가 혼재할 수 있다. 특히 “원문일치한자어” 중에 한문 원문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한자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많다. 반면에 “원문불일치한자어”는 언해자가 자신의 언어 직관상 국어로 전혀 인정할 수 없는 원문의 한자어를 자신에게 익숙한 국어의 한자어로 교체하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어로 정착한 한자어일 가능성이 높다. “원문보충한자어”의 경우에는 근대의 한글 문헌에 그 존재가 확인되기 때문에 국어화 정도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언해자가 언해의 편의상 임시로 조어한 어휘라고는 보기 힘들다. “원문보충한자어”는 국어에서 한자어 형태소가 갖는 비자립적 성격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한문 원문의 한자가 언해문에서 이음절화할 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첫 번째는 “유사의미 결합구조”이고 두 번째는 “수식의미 첨가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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