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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의 시각화: 일제강점기 김윤보(1865~1938)의 《형정도첩》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Visualization of Crime and Punishment: Focused on the Album of Punishments of Kim Yun‒bo (1865~1938) under the Japanese colonial era

한국학 / Korean Studies Quarterly, (P)2671-8197; (E)2733-936X
2022, v.45 no.3, pp.215-256
https://doi.org/10.25024/ksq.45.3.202209.215
신선영 (전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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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형정도첩(刑政圖帖)》은 평양화가 김윤보(1865~1938)가 1918~1920년에 평양복심법원검사장으로 재직했던 마츠데라 다케오(松寺竹雄, 1870~1935)를 위해 제작한 화첩이다. 옛 조선에서 벌어진 죄와 벌을 망라한 《형정도첩(刑政圖帖)》은 일제강점기라는 정치적 상황과 결부되면서 정치적 의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마츠데라는 조선총독부 법원검사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해 나가면서 조선총독부가 식민지 조선의 땅과 조선인들을 장악해 나가기 위한 정책 기조에 발맞추어 다양한 사업을 이끌었다. 즉 1923년 치형협회의 창립, 1929년 조선박람회의 참여 등을 통해서 옛 조선의 전근대적 형정과 비교하여 일제 강점 이후의 근대화된 형정을 부각시켜 국내외에 알리고, 치형협회에서 발간한 나카하시의 『조선구시의 형정』의 저술을 통해 옛 조선 형정의 역사적 근원을 밝히고 일제강점 전후로 일본인들의 도움으로 크게 진보한 형정 발전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마츠데라의 일련의 행보의 근저에는 평양복심법원검사장 시절에 받았던 김윤보의 《형정도첩》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형정도첩》은 『조선구시의 형정』뿐 아니라 조선총독부에서 간행한 『사법제도연혁도보』에도 거의 전 그림이 실려 마츠데라와 조선총독부가 끊임없이 강조하고자 했던 옛 조선의 형정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법제도연혁도보』는 대한제국(1897~1910)을 일컫는 ‘한국시대’를 ‘도쿠가와시대’와 병치하여 놓음으로써 봉건제 국가인 도쿠가와시대를 메이지 유신을 통해 개혁하였듯이, ‘한국시대’ 역시 일제강점을 통해 새로운 조선으로 개혁하고 있음을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도쿠가와시대’의 삽도들는 역동적이고 용맹한 법 집행인들의 모습을 강조했던 반면에 ‘한국시대’ 《형정도첩》에서 법 집행인들은 뇌물로 받음으로써 법질서를 혼란시키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메시지는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그 이미지는 그림을 보고 읽는 사람의 뇌리에 강렬하게 새겨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keywords
Kim Yun‒bo, The Album of Punishment, Matsudera Takeo, Nakahashi Masayoshi, The Penal Administration of the Joseon Dynasty, Annual Report on the Judicial System, 김윤보(金允輔), 형정도첩(刑政圖帖), 마츠데라 다케오(松寺竹雄), 나카하시 마사요시(中橋政吉), 조선구시의 형정(朝鮮舊時の刑政), 사법제도연혁도보(司法制度沿革圖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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