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본 논문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출간된 “큐큐퀴어단편선” 시리즈를 중심으로, 201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문학에 나타난 레즈비언 서사의 변화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레즈비언 정체성이라는 ‘특수성’이 퀴어 일반으로 확장되면서 희석될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주목하고, 나아가 경계 위에 선 주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서사의 가능성을 조명하고자 하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발표된 레즈비언 서사는 주로 남성적 폭력과 가부장제의 피해자로서, 여성들 간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 경향이 강했다. 반면 최근의 서사들은 일상적 감정, 돌봄, 공동체적 삶의 층위에서 ‘퀴어’ 정체성을 보다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레즈비언 정체성이 젠더・계급・인종・장애 등과 교차하며, 유동적인 사회 관계망 속에서 감정・연대・공동체를 통해 재구성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본 논문은 201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문학에 나타난 레즈비언 서사의 확장 양상과 그 가능성을 조망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이 젠더 정치학의 지형을 보다 다층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해석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