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본 연구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를 패러디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시즌1>을 분석하여 패러디와 복선의 양상을 밝히고자 한다. <템페스트>는 여러 형태로 재창작되어 왔으며, 작품에서 드러나는 창조적 변용은 시대와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 현 시대는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인간과 기계가 혼성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AI 기술의 발달로 인간처럼 상호작용 가능한 AI 비서가 등장하였으며, 로봇 기술의 발달로 사람처럼 걷고 장애물을 넘는 로봇이 등장하였다. <템페스트>의 로봇 애니메이션으로의 창조적 변용인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는 이러한 시대적 특성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에서 드러난 <템페스트>의 패러디 양상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복선의 구성에 대해 분석한다. 개념적 혼성 이론은 패러디에서 드러난 상호텍스트성이 문학 작품에서 작용하는 방식에 적용하여 분석될 수 있다. <템페스트>의 인물들은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에서 그 특성이 다르게 드러난다. <템페스트>에서 중심적으로 드러나는 ‘복수와 화해’의 메시지는 유지되면서, 우주를 배경으로 한 로봇 회사들 간의 암투와 충돌로 재구성된다. 로봇 회사 간의 충돌 양상을 반영하는 본작의 복선은 예상치 못한 형태로 드러나면서 즉발적으로 관객의 인지에 형성된다. 이러한 즉발적 양상을 개념적 혼성 이론으로 설명한다. 본 연구에서는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에서 드러나는 패러디와 복선의 양상을 드러내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고전 희곡과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질적인 두 텍스트의 상호텍스트성 속에서 나타난 패러디의 양상을 분석하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인간의 인지 구조 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본작에서 즉발적으로 나타난 복선을 개념적 혼성 이론을 통해 설명한 데에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