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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사연구

  • P-ISSN1738-3188
  • E-ISSN2713-9964

식민지 경성과 레즈비언 로맨스, 새로운 네이션에 대한 상상 -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아가씨>, <유령>을 중심으로

Colonial Kyungsung, Lesbian Romance, and the Imagination of a New Nation: Focusing on The Silenced, The Handmaiden and The Phantom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5, v.31 no.3, pp.103-144
이문우 (연세대학교)

Abstract

이 논문은 식민지 시기 경성을 재현하는 세 편의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아가씨>, <유령>에 나타나는 레즈비언 로맨스에 주목하며, 이 영화 속에 나타나는 레즈비언 관계가 향해가는 새로운 네이션에 대한 상상을 탐색해 보고자 했다. 식민지 경성을 재현하는 작품들은 ‘식민지 로맨스’라는 단어를 등장시킬 정도로 식민지 조선이라는 역사적 배경에 이성애 로맨스를 결합시키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그 안에서 여성은 남성에 의해 구출되거나 남성을 조국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하며 대상화되어 왔다. 더불어 ‘식민지 로맨스’ 서사 안에는 투쟁해야 할 제국, 지켜야 할 조국이라는 대의만 있을 뿐, 새롭게 상상되는 네이션이라는 상 또한 부재한다. 한편, 이 글에서 다루는 이 세 편의 영화는 이성애 로맨스 구조의 바깥에서 여성들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네이션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경성학교>를 퀴어-호러, 그리고 SF의 상상력 속에서 읽어나가며 영화의 마지막에 떠오르는 주란의 환상 속 장면을 인간과 비인간 생명, 비생명 사물들의 이종들이 얽히고 연결되는 난잡한 돌봄 공동체의 잠재태로, 새로운 네이션에 대한 상상으로 읽어보고자 했다. <아가씨>의 경우, 여성이라는 몸의 대칭적 이미지를 통해 숙희와 히데코의 민족적, 계급적 차이뿐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삶의 차이, 개별성까지 지워버린 듯한 폐쇄적인 선실 속 섹스신을 통해 레즈비언 네이션으로의 회귀를 읽었다. 마지막으로 <유령>은 ‘식민지 로맨스’ 서사의 구조와 비슷하게 독립운동하는 레즈비언을 그려내면서 구체적으로 그들이 구축하고자 하는 새로운 네이션의 상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퀴어와 비-퀴어 존재들간의 연대를 통해 지속될 수 있는 독립운동을 끌어간다는 점, 그리고 교차성 페미니즘의 방향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포스트-퀴어네이션을 향한 보다 확장된 움직임을 드러낸다고 보았다. 이처럼 이 논문은 퀴어영화 연구에서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탈식민의 가능성, 혹은 새로운 네이션에 대한 상상의 가능성을 레즈비언 로맨스와의 관계 속에서 탐색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지닌다.

keywords
Colonial Kyungsung, Lesbian Colonial Romance, The Silenced, The Handmaiden, The Phantom, Promiscuous Caring Community, Lesbian Nation, Post-Queernation, 식민지 경성, 레즈비언 식민지 로맨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아가씨>, <유령>, 난잡한 돌봄 공동체, 레즈비언 네이션, 포스트-퀴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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