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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사연구

  • P-ISSN1738-3188
  • E-ISSN2713-9964

케이팝 아이돌 팬픽의 식민지 조선 재현 - 애국하는 퀴어와 민족 주체의 자격

Colonial Joseon in K-pop Idol Fanfiction: Patriotic Queers and Becoming National Subjects

대중서사연구 / 대중서사연구, (P)1738-3188; (E)2713-9964
2025, v.31 no.3, pp.43-101
배새롬 (연세대학교)

Abstract

이 연구는 최근의 아이돌 팬픽에 나타난 식민지 조선의 재현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대중이 인식하는 적법한 민족 구성원의 조건을 알아 봤다.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발견되었다. 첫째, 독립운동에 헌신하는 것은 그 당위와 가치가 의심되지 않으며, 이것은 팬픽의 절대적 장르 관습이라고도 할 수 있을 낭만적 동성애와 결합한다. 대부분의 팬픽은 같은 아이돌에 소속된 주인공 두 명이 사랑하는 사이로서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서사를 전한다. 둘째, 독립운동하는 퀴어라는 새로운 민족 주체가 발견된다. 그동안 민족-국가의 상상에서 퀴어는 삭제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팬픽에서 퀴어들의 퀴어성은 확실히 명시되는 경향이 있고, 이 퀴어성은 그들의 적법한 민족 주체적 면모를 훼손하지 않는다. 이 팬픽들은 앞으로의 역사 서술에 퀴어 애국 주체의 포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셋째, 그럼에도 낭만적 사랑의 결합은 혈연적 민족과 국민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믿음이 발견된다. 이 민족에 포함될 성원권을 얻기 위해 개인은 친일로 오염되지 않고, 육체적으로 무결한 조선인이어야 하며, 시스젠더여야 한다. 넷째, 이와 같은 민족-국가 인식이 지배적인 동시에 케이팝의 저변이 확대되고 구성원의 국적이 점점 더 다양해지며 팬들에게도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사람들, 그리고 한국인과 그들의 관계를 새롭게 상상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따라 그간 미디어에서 틀에 박힌 듯 보여주던 나쁘고 잔인한 일본인과는 다른 일본인이 팬픽에서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다문화 사회로 변화한 지 오래인 한국이 구성원에게 요구하는 인식의 확장이며 케이팝 팬들의 역사적 상상을 계속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개별 팬픽 텍스트의 내용을 분석해서 식민지 시기에 대한 대중적 상상의 한 면을 규명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 연구를 통해 대중의 욕망을 반영하고 생성하는 대중 서사의 하나로서 팬픽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길 기대한다.

keywords
팬픽, 식민지 조선, 케이팝, 아이돌, 퀴어, 민족, 민족주의, 대중문화, 하위문화, 팬덤, Fanfiction, Colonial Joseon, K-pop, Idol, Queer, Nation, Nationalism, Popular Culture, Subculture, Fandom

대중서사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