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이 글은 박완서의 <나목>을 원작으로 하는 1992년 MBC 6・25 특집극 <나목>과 2019년 김금숙 작가의 만화 <나목>의 각색 양상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드라마와 만화라는 시각 매체의 프레임 구성 방식이 여성 인물의 서사를 어떻게 변주하는지 살핀다. 이때 프레임은 이미지의 범위를 한정하는 물리적 경계인 동시에,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규정하는 인식의 틀로 기능한다. 프레임은 특정 인물과 장면을 선택하고 배제하는 프레이밍 과정을 거치며 서사의 목적을 구체화하며 매체 전환 과정에서 여성 재현의 특성과 서사 구조의 변모를 해석하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 드라마 <나목>은 전후 가족주의적 가치에 따라 폐쇄적인 프레임을 구축하며 원작의 인물 설정을 재구성한다. 이경과 옥희도 부인과의 긴장과 유대, 이경의 시선으로 모두 포착할 수 없는 미숙과 다이아나 김의 욕망과 복합적 정체성은 가족 서사를 중심으로 한 도덕성으로 재단된다. 반면, 만화 <나목>은 열린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여성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자기 서사를 강조한다. 서사 속 인물로 등장하는 작가 박완서는 이경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쓰는 작업을 수행하며 다이아나 김의 이야기 역시 시공간적 확장을 통해 또 다른 서사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두 각색본의 차이는 원작이 지닌 여성적 경험과 관계망이 매체의 프레임 구성 방식에 따라 어떻게 축소되거나 확장되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드라마가 ‘프레임 너머’에 자리하던 여성적 욕망과 서사를 가족 중심의 가치 체계로 포섭한다면, 만화는 그 ‘프레임 너머’의 층위를 다시 호출하여 여성 서사의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부각한다. 이 글은 프레임 분석을 통해 여성 서사가 각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 되는지 밝히고 한국 문학 및 각색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