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본 연구는 199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 영화 산업의 주요 담론이자 용어였던 ‘한국형’이라는 수식어의 의미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통해 트랜스내셔널 시네마로서 ‘K-Cinema’의 현재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한국형 블록버스터’ 담론에서의 ‘한국형’이 할리우드라는 절대적 타자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적 기제이자 현지화 전략이었다면,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K-시네마는 글로벌 문화산업의 주류 장르이자 브랜드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K-팝을 핵심 소재로 채택한 이 작품은, 제작 시스템 차원에서 한국 문화가 피식민지적 모방을 넘어 주류 시스템에 의해 적극적으로 전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텍스트 내적으로는 K-팝의 수행적 미학이 할리우드 액션 장르 문법과 결합하며 독창적인 혼종성을 창출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이 작품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위계를 전복시키고, 호미 바바가 제시한 ‘제3의 공간’을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텍스트로 해석된다. 여기서 한국 문화는 단순한 이국적 볼거리가 아니라, 서사 세계를 지탱하는 핵심으로 작동한다. 본 연구는 K-시네마가 더 이상 물리적 국경에 국한된 내셔널 시네마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과 인력이 한국적 코드를 매개로 결합하는 트랜스내셔널 플랫폼이자 방법론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