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SSN 2671-8197
- E-ISSN 2733-936X
본 연구는 1978년 개원한 한국학중앙연구원(당시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개원과 더불어 냉전 하에서 80년대 민주화 이행 이전 시기, 민주화 이행 이후 90년대 후반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경쟁체제가 대학과 연구기관에 도입된 현재까지 세 시기를 중심으로 한국학연구기관으로서 의의를 평가하고, 이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을 결론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1978년 정문연의 개원은 한국학 연구의 ‘제도적인 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제1기에는 광범위한 국내 연구진의 결합에 기초한 한국학에 대한 학제간 연구, 사전과 분류사 등에 대한 연구, 제2기에는 한국학 기초자료의 수집과 연구 토대, 한국학의 세계화, 사료에 입각한 연구라는 한국학 연구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 물론 이는 각 시기별 정부정책, 연구기관의 특수한 문화, 운영 체계의 특수성, 조직원 간의 의사소통과 조직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아왔다. 국민정신교육이 강조되던 시기에도, 민족문화에 기반한 백과사전 편찬, 민속, 구비 그리고 방언에 기초한 전통문화의 발견 그리고 사상사, 사회사, 자료사 대계가 전근대와 근대 시기를 망라하는 동시에, 당대 인문‒사회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학제간 연구의 기반을 마련했다. 바로 한중연의 존재 의의는 현재 한국학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었다. 2000년대 이후 한중연의 존재의의는 장서각 자료에 기초한 왕실문화, 고전문학 등에 대한 어학, 문학, 예술, 역사, 사상 등 학제간 연구가 제도화된 연구과제 형태로 정착됐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전근대 및 근현대 분야의 각종 사전(공구서), 국내 근현대 1차 자료에 대한 영문번역을 통한 소스북 발간, 고전자료의 현대화에 기초한 다양한 연구의 확장을 들 수 있다. 이들 흐름은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제기했던 민족문화의 개념을 세분화된 차원에서 확장한 연구한 동시에, 개념, 사건 그리고 자료를 중심으로 한국학 개념의 원천을 탐구한 시도였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국학진흥사업과 현대사연구소를 통한 근현대자료의 집성, 현대한국구술사연구사업과 구비문학증보사업을 통한 대규모 자료의 집적은 해당 분야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2000년대 확산시켰다. 특히 근현대 시기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사료라는 역사적 기반을 둔 연구들이 90년대 중반부터 현재 이르기까지 지속되어 오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부각되기보다 특정한 정치적 외부 논리에 의해 연구원이 평가되어온 이유는, 정책변화, 기관장 교체 등에 의한 불안정화/대립적 조직문화의 재생산 등에서 기인한 것이다. 1978년 개원 이후 주요한 논쟁은 ‘연구’와 ‘교육’의 비중 간의 긴장이었으며, 연구원의 전망 역시 각종 연구조직, 연구소 개폐, 대학원 직제개편 등을 둘러싼 연구와 교육이란 두 가지 문제를 연결시킬 수 있는 인적, 제도적 자원을 집중해 나아가는 방향을 둘러싼 문제이다. 연구기능과 교육기능을 둘러싼 연구원 성격 규정, 한국학의 범위를 확정하는 문제와 학제적인 한국학 연구, 기관의 자율성 확보, 중점사업 개발의 필요성, 대학원의 특성화, 연구결과의 확산 등 『개원 20년사』에서 제기했던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10여 년의 역사를 반추한다면, 향후 연구와 교육의 기본 방향에 대한 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적어도 2018년 현재 어느 정도 합의 가능한 한중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한국학 연구와 교육의 연계’와 ‘일반대학이나 한국학연구소에서 하기 어려운 장기적 연구’를 통한 특성화라는 ‘총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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