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738-3188
디지털 플랫폼의 전면적 확장과 유통 환경의 재편으로 사극은 더 이상 역사적 인과의 축적만으로 경쟁하기 어렵게 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사극의 장면 배열과 전개 리듬, 그리고 수용 방식까지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재매개’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분석한다. 특히 tvN이라는 레거시 미디어의 틀 안에서 방영되었으나 플랫폼적 수용 리듬을 내재화한 본 작품이 웹소설적 문법과 예능형 경연 포맷을 통해 장르의 물리적 구조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분석 결과, <폭군의 셰프>는 웹소설 IP의 연재 리듬과 예능형 경연 문법을 사극 내부로 이식하여 서사 구동 원리 자체를 재설계하는 ‘서사 구조 재공학’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이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전통적 사극의 정치적 인과가 ‘미션–수행–판정–보상’의 반복 단위로 압축되며, 서사적 긴장이 인과의 누적이 아닌 판정의 순간에 응축되는 구조적 특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군주의 권위는 신비의 상징에서 노출·분절·판정의 장치로 재조립되며, 궁중 공간 역시 정치적 장소에서 경연의 무대로 최적화되는 공간적 전회를 포착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변용을 ‘서사 구조 재공학’과 ‘수행 기록의 아우라’라는 개념으로 정리함으로써 플랫폼 시대 사극의 변형을 설명하는 분석 틀을 제안한다. 이는 사극의 리얼리티가 고증의 누적보다 지각과 정서 반응의 동기화로 이동했음을 의미하며, <망운록>이라는 시각적 물성이 수행과 판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매체 아우라로 기능함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플랫폼 환경의 즉시성 규칙이 사극을 현대적 욕망과 매체적 유희가 교차하는 수행의 공간으로 재조직하고 있음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