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1988년 출범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성신문』은 현대 한국 최초의 여성해방언론으로서 그 학술적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연구는 여전히 시작 단계에 있다. 특히 창간 초기 『여성신문』은 1990년대 페미니즘 대중화가 도래하기 전 여성 대중을 상상하고 호명한 물적·제도적 토대이자, 그를 둘러싼 다종다기한 인식론적 분출을 실시간으로 기록한 보고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여성신문』의 창간 후 일여년에 해당하는 0호부터 55호까지를 대상으로 삼고, 그중에서도 독자 담론과 기획에 주목한다. 독자는 신문의 생산과 수용을 상호적으로 구성하는 핵심 벡터로서, 『여성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질을 이해하는 데도 필수적인 분석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여성신문』 에 관한 본격적인 학술 연구의 기반을 제공하고, 여성문화운동에 대한 이해를 언론매체와 수용적 차원으로 확장하고 심화하고자 한다. 그를 위해 이 글은 먼저 『여성신문』의 창간 맥락을 톺아보며 창간 당시의『여성신문』이 주창했던 독자상(像)을 고찰했다. 그 결과 『여성신문』이 언론민주화 국면을 맞이하여 여성운동의 엘리트주의와 결별하고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 여성계를 매개하는 동시에 그 너머의 대중과도 조우하고자 탄생했음을 확인했다. 이후 창간 직후 『여성신문』의 독자 기획을 중심으로 『여성신문』이 어떻게 지면 안팎에서 범여성계 독자와의 상호 소통을 제도화하는 전략을 실천했는가를 규명했다. 한편 『여성신문』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지면 개편이 이루어진 38호를 기하여 또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상업화를 경계하며 여성운동의 주체로 주부대중을 내세우는 초점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중산층 편향적인 동시에 실제 주부 대중에 관해서는 몰이해적이라는 양가적인 비판을 마주한 것이다. 결국 『여성신문』에 나타난 대중화 전략은 실제 여성 대중과 유리되는 모순을 보인다. 그러나 차이로서의 여성 대중은 그 지면을 통해 비로소 가시화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