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1229-4632
본 연구는 언론·출판 자유화 이후 ‘여성 언론’의 형성 과정을 『여성신문』의 성 담론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여성신문』은 대표적인 여성주의 매체의 하나로서 의의가 인정되지만, 자체의 노선이 불분명하다고 평가되어왔다. 그러나 본고는 여성운동 단체, 시민사회, 학계 등의 담론을 교차시키고 매개한 공간으로서 『여성신문』의 매체 특성을 재규정했다. 아울러 『여성신문』의 담론이 사회적 쟁점에 대응하며 구성되고 조정되어갔다는 점을 짚고, 1980년대 말 공론장의 상황 속에서‘여성 언론’의 기획이 지닌 의미를 살폈다. 1980년대 말 『여성신문』은 성폭력과 인신매매 등을 민생치안의 의제로 묶고, 이를 통해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성’을 판단하는 규범을 비판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이는 한편으로 각종 성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 향락문화를 추방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건전한’ 성 윤리를 규범화하는 과정이었다. 본고에서 주목한 것은, 이때 추방의 대상이 된 출판물 등이 성 지식으로 유통되는 상황이 문제로 부상하였고, 그에 따라 새로운 성 담론의 생산과 유통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본고는 이 같은 공론장의 과제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새로운 성담론을 지식의 형태로 매개한 공간으로서 『여성신문』의 역할을 밝히고, 1980년대 말 공론장에서 『여성신문』이 묶어낼 수 있었던 담론의 폭과 한계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