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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서사연구

  • P-ISSN1738-3188
  • E-ISSN2713-9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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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 2026논문 발행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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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권 1호

15개 논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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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디지털 게임의 한 장르로서 미스터리 게임의 변천사를 고찰하고,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접목이 가져온 서사 구조의 패러다임 변화를 분석한다. 기존의 스크립트 기반 미스터리 게임은 미리 정해진 단서 트리 내에서 플레이어의 추리를 정답 경로 탐색으로 제한하는 선형적 구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술이 도입된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등의 사례는 고정된 데이터베이스로서의 서사를 확률적 잠재 공간으로 전환하며, 추리 행위를 실시간의 수사적 상호작용으로 확장한다. 본고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상호작용을 과정 언어(Process Language)로 명명하고, 이를 문학적 생성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탐정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AI와의 대화를 통해 텍스트의 틈새를 메우는 협력적 창작자이자 비평적 판단을 수행하는 횡단적 주체로 재구성된다. 특히 플레이어가 수행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수행이 어떻게 서사의 부피를 확장하고 추리라는 행위를 문학적 경험으로 승화시키는지를 규명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생성형 AI 미스터리 게임이 ‘읽는 미스터리’에서 ‘쓰는(대화하는) 미스터리’로의 진화를 통해 본격 미스터리 장르의 본령을 게임이라는 디지털 환경에서 재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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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미스터리 장르 문학 중 한국 추리소설을 중심으로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들을 보완하고 장르 문학 연구에 적합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재편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21세기 이후 한국 미스터리 장르는 비약적인 확장을 하였으나 그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서지 정보는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본고는 1900년대 초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2,200여 종의 서지 정보를 확보해 기초 데이터베이스를 1차 DB로 구축하고, 이를 ‘한국 추리소설의 시작과 전개기(P1)’와 ‘미스터리 장르 확장기(P2)’로 나누어 통계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P1 시기에는 추리소설이 신문 및 잡지사를 중심으로 유통되었으며, P2 시기에는 자가출판 플랫폼의 등장과 앤솔로지 중심의 출판 방식을 통해 출판 주체가 다양화되는 양상을 확인했다. 이에 이러한 복합적인 서지 정보를 처리하고,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 모델링을 진행하여 2차 DB를 만들고, 하위 장르의 복합적 속성을 반영한 멀티 라벨링 방법을 제안했다. 본 연구는 한국 추리소설의 현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장르 문학 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제안한 데이터 모델은 향후 텍스트 마이닝 작업과 결합하여, 한국 미스터리의 서사 요소적 특징을 규명하는 연구로 확장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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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정착민 식민화는 정착민 국가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권력을 계승, 확장, 자연화하는 글로벌 통치 체제에서도 유지되는 특정 방식의 생명정치를 생산한다. 그 방식은 종종 인간과 비인간을 포괄하는 다종 권력관계의 정동적 조율로서 나타난다. 이러한 조율에 의해 구체화된 장소가 바로 생츄어리다. 생츄어리를 정착민 식민주의적 생명정치의 지형도에 배치하기 위해, 이 글은 다른 역사적-지리적 배경을 가진 두 편의 작품 노다 사토루의 만화 <골든 카무이>와 고연옥의 희곡 <처의 감각>을 비교한다. 두 작품을 통해 인간-동물 상호작용이 어떻게 정착민 식민주의적 정동지리의 (재)형성, 특히 생츄어리 만들기 과정을 의미화하는지를 살핀다. <골든 카무이>는 아이누 곰 신화의 재서사화를 통해 다종 공존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그 신화가 정착민 서사로 전유되는 순간 탈식민적 잠재력은 제도적 질서 속에 귀속된다. 반면 <처의 감각>은 ‘감금형 농장’의 정동이 사회 일반으로 확장된 세계를 그려내며, 돌봄과 통제가 중첩된 폭력의 체계 속에서 재야생화의 감각을 실천한다. 전자가 ‘포섭된 다종성’을 보여준다면, 후자는 ‘거부로서의 공존’을 상상한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이 글은 신화와 생츄어리가 역사적 기억과 정동적 실천의 순환 구조를 이루며, 식민적 생명정치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탈식민적 사유의 두 축으로 작동함을 밝힌다. 나아가 인간과 동물, 토착성과 식민성, 정주와 이동이 서로 뒤섞이는 정동 체제의 재배치 속에서 종간 연대의 변혁적 정치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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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논문은 K-스릴러 장르가 인물의 심리와 선택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서사에서, 데이터의 축적·유통·추적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데이터 기반 서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감시 카메라, 스트리밍 플랫폼과 같은 디지털 장치는 더 이상 서사를 보조하는 부차적 요소가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정동을 유도하고 사건의 전개를 규정하는 권력으로 작동한다. 최근 K-스릴러에서 범죄의 원인과 결과는 개인의 시선과 의지보다 데이터의 기록과 노출, 그리고 그 확산 가능성에 의해 결정되며, 인물은 통합된 주체라기보다 분절된 정보 단위, 즉 가분체로 재현된다. 본 논문은 이러한 변화를 인간의 지각 영역이 디지털 기계에 의한 알고리즘 영역으로 이행되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기계 비전이 인간의 지각과 판단에 선행하여 서사를 조직하는 방식을 분석한다. 영화 <그녀가 죽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트리밍> 등의 사례 분석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발사체처럼 작동하며 긴장과 불안을 전달하고 증폭시키는 정동 장치로 기능함을 논증한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디지털 장치를 정동을 통치하는 권력 장치로 놓고, K-스릴러에서 작동하는 스크린 이미지와 기계 비전이 서사와 관객의 관람 경험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분석하는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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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서사와 서사적 주체를 분석함으로써 제4차 산업혁명과 제2의 기계시대라는 기술 문명의 전환기 속에서 인간성과 노동자의 지위가 어떻게 위기에 처하고 재구성되는가를 고찰한다. 비록 영화에서 인공지능은 여느 SF 영화들처럼 인격화된 존재로 재현되지는 않지만, 본고는 AI를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결합된 기술 체계 전반으로 이해함으로써 영화가 포착하는 인간성의 퇴조와 주체 변형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포스트휴머니즘 및 AI 디스토피아 담론과 한나 아렌트의 노동 개념을 이론적 틀로 삼아, 자동화 중심의 산업 구조가 인간성과 인간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주변화하는지를 검토한다. 영화는 제지 산업이라는 아날로그적 생산 기반의 쇠퇴를 매개로 인간 노동이 AI・디지털 기술 앞에서 점진적으로 불필요한 존재로 재배치되는 과정을 제시하며, 실직 상태의 주체가 경쟁자인 다른 인간을 제거하는 서사를 통해 인간–기계의 관계가 공생이나 제휴가 아닌 비대칭적 권력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효율성과 생존 논리가 중시되는 구조 속에서 인간성은 취약한 요소(장애물)로 재규정되고, 그 과정에서 주체는 기술 체계의 논리를 내면화한 반(反)인간적 주체로 변모한다. 그리고 본 연구는 이러한 주체의 전환이 영화 안에서 개인의 도덕적 타락보다는 자본과 인공지능・자동화가 결합된 현 산업 구조에 의한 구조적 결과로 형상화되고 있음을 논증한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AI 기술의 발전과 확장이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는 낙관적 신화를 해체하며, 자동화된 기술 문명이 인간의 실존적 기반과 윤리적 조건을 어떻게 침식시키는가를 제시하는 포스트휴먼 디스토피아의 징후적 서사로 평가된다. 영화는 AI 시대에 요청되는 과제가 기술 유토피아의 설계가 아닌 인간의 조건과 역할을 재사유하고 재확립하는 데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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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우리 사회에서 ‘고부갈등’으로 축약되는 다양한 문제들은 오늘날 여성 주체들이 당면한 구체적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현대문학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탐구되지 못했다. 2015년의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한국 문학장에는 다양한 여성 인물과 그들이 맺는 관계에 대한 탐구가 활황을 이루었는데, 그 와중에도 며느리나 시어머니라는 지위와 그 관계성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고는 2015년 이후 발표된 두 편의 며느리 자기서사 <슬기로운 B급 며느리 생활>과 <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여성 청년에게 며느리 되기가 의미하는 바를 밝히고, ‘고부갈등’이라는 오칭(誤稱)을 대신할 표현으로 ‘시가 내 괴롭힘’을 제언한다. 이러한 재명명은 그간 우리가 두 여성 사이의 사적인 갈등이라고 오인했던 것이 실은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구조적 위계에 의한 성차별적 폭력임을 자각하게 한다. 본 논문은 여성 주체가 며느리로서 겪는 수난사와 그 답습의 문제를 가정 내 젠더 폭력으로 재인식함으로써 가족 서사 연구의 범주를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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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디지털 플랫폼의 전면적 확장과 유통 환경의 재편으로 사극은 더 이상 역사적 인과의 축적만으로 경쟁하기 어렵게 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사극의 장면 배열과 전개 리듬, 그리고 수용 방식까지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재매개’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드라마 <폭군의 셰프>를 분석한다. 특히 tvN이라는 레거시 미디어의 틀 안에서 방영되었으나 플랫폼적 수용 리듬을 내재화한 본 작품이 웹소설적 문법과 예능형 경연 포맷을 통해 장르의 물리적 구조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규명하고자 한다. 분석 결과, <폭군의 셰프>는 웹소설 IP의 연재 리듬과 예능형 경연 문법을 사극 내부로 이식하여 서사 구동 원리 자체를 재설계하는 ‘서사 구조 재공학’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이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전통적 사극의 정치적 인과가 ‘미션–수행–판정–보상’의 반복 단위로 압축되며, 서사적 긴장이 인과의 누적이 아닌 판정의 순간에 응축되는 구조적 특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군주의 권위는 신비의 상징에서 노출·분절·판정의 장치로 재조립되며, 궁중 공간 역시 정치적 장소에서 경연의 무대로 최적화되는 공간적 전회를 포착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변용을 ‘서사 구조 재공학’과 ‘수행 기록의 아우라’라는 개념으로 정리함으로써 플랫폼 시대 사극의 변형을 설명하는 분석 틀을 제안한다. 이는 사극의 리얼리티가 고증의 누적보다 지각과 정서 반응의 동기화로 이동했음을 의미하며, <망운록>이라는 시각적 물성이 수행과 판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매체 아우라로 기능함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본 논문은 플랫폼 환경의 즉시성 규칙이 사극을 현대적 욕망과 매체적 유희가 교차하는 수행의 공간으로 재조직하고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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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폴 리쾨르(Paul Ricœur)가 제시한 ‘삼중의 미메시스(triple mimesis)’를 이론적 틀로 삼아 디지털 게임 서사의 해석학적 시간성을 분석하고, 〈발더스 게이트 3〉를 사례로 디지털 시간성이 서사 의미 형성과 인간의 시간 경험을 매개하는 조건임을 논증한다. 디지털 게임은 텍스트가 완결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플레이어의 수행을 통해 서사와 의미가 구성된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디지털 게임 서사를 해석 텍스트로 재정립하고, 플레이어의 게임하기가 서사 형성과 의미 생성에 개입하는 방식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디지털 게임 서사의 해석은 플레이어가 서술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게임 경험의 시간을 재구성하고 배열하는 과정으로 나타났다. 이때 의미는 게임하기 이후 삶의 시간 속에서 사후적으로 형성되는 것으로서, 게임하기는 서사를 구성하고 이해하는 해석 수행의 한 양식으로 정식화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디지털 게임 서사의 해석학적 시간성은 수행을 통해 조직되는 인간의 시간으로, 디지털 시간성은 그 조직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작동한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해석은 행위와 경험의 시간성을 중심으로 재고될 필요가 있으며, 디지털 시간성은 서사적 의미 형성의 핵심 조건으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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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1을 대상으로, “흑수저 vs 백수저”라는 계급 서사가 어떻게 구조화되고 어떠한 정동(affect)의 정치와 결합하여 K-콘텐츠의 세계화 전략으로 작동하는지 분석한다. 이를 위해 전 에피소드를 1차 텍스트로 삼고, 제작진・출연자 인터뷰 기사, 홍보 영상과 포스터, 플랫폼 내 소개 문구와 카테고리 배치, 유튜브 클립 및 SNS 공식 계정의 홍보 콘텐츠 등 다양한 파라텍스트를 함께 검토하는 서사 분석・담론 분석・플랫폼 분석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흑수저 vs 백수저’ 구도는 제목을 넘어 출연자 설정・시각 대비・주방 공간・언어・미션/평가 규칙을 관통하는 기호 체계로 작동하며, 출발선 불평등을 가시화하고 경쟁의 긴장과 감정 몰입을 증폭한다. 그러나 서사는 구조 비판보다 언더독 성장과 ‘노력=존중’의 감동 윤리로 환원되고, 갈등은 동료애와 ‘계급을 넘어선 인간 존엄’ 메시지로 봉합돼 계급 현실을 탈정치화한다. 넷플릭스의 카테고리・썸네일・소개문구・번역/현지화는 이를 글로벌 요리 서바이벌 포맷으로 재구성해 K-계급 서사/예능 브랜드로 포지셔닝한다. 결국, 로컬한 계급 담론이 플랫폼 자본주의의 회로 속에서 어떻게 상품화・탈맥락화되는지, 그리고 감정 동원과 공정성 담론을 매개로 어떤 탈정치화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는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아가 본 논문은 계급 서사, 정동, 플랫폼 구조를 통합적으로 사유하는 분석 틀을 제안함으로써, K-콘텐츠 연구에서 계급・정동・플랫폼을 결합하는 후속 연구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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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고는 2020년대 이후 남성향 웹소설 IP가 영상 콘텐츠 산업에서 급부상하는 현상에 주목하여 해당 영상 콘텐츠에 나타난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원형(archetype) 모델을 분석 틀로 설정하고, 남성향 웹소설 IP가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드라마 매체를 중심으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2022)과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2025)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두 작품의 영웅은 서사 초입부터 결함과 성장의 과업이 최소화된 ‘완성된 영웅’으로 제시되며,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고 신속하게 해소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영웅은 ‘정신적 스승’ 원형의 기능을 내재화하는 반면 대적자는 영웅을 치명적인 위기로 몰아넣는 ‘그림자’의 극적 기능이 약화되고 단계별 시험을 부과하는 ‘관문수호자’로서의 기능이 부각된다. 또한 ‘협력자’와 ‘장난꾸러기/익살꾼’ 원형 등은 독립적인 서사 동인으로 기능하기보다 영웅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장치로 단순화된다. 이 같은 원형 변용은 남성향 웹소설 독자층이 선호하는 즉각적인 성취 제시와 빠른 갈등 해소라는 서사 전략이 영상 콘텐츠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IMF 이후 심화된 노력 담론의 균열과 청년층의 허무주의 및 보상 욕구의 확대, 숏폼 콘텐츠 소비 환경의 확산과 같은 사회, 문화적인 맥락과 맞물려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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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박해영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신자유주의 시대를 탈주하는 ‘노동자의 해방일지’로 독해하려는 시도다. 본고는 <나의 해방일지>를 작가의 전작, 전작 <나의 아저씨>를 넘어서려는 시도로 해석한다. <나의 해방일지>는 삼안 E&C라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 박동훈과 파견직 사원 이지안의 연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회사의 대표인 도준영이 가정을 위협하고, 진급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는 만년 부장 박동훈은 이지안의 도움을 받아 상무로 진급하게 된다. 그리고 박동훈의 도움으로 이지안은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실 수 있게 되고, 불법 대부업체와도 연을 끊고 후계동 공동체의 조력을 받게 된다. 최종적으로 결말에서 박동훈이 자신이 새로 세운 회사의 대표가 되고, 이지안은 정규직 근로자가 되면서 해피엔딩을 보여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연대가 불법 도청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도청을 매개로 인연을 맺은 박동훈이 우연히도 그리고 다행히도 도덕적인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드라마는 그 한계를 드러낸다. 드라마는 두 가지 과제를 남긴다. 불법 도청과 같은 방식으로 타인의 속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프레카리아트 여성의 주변에 박동훈과 같은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안을 괴롭히는 광일과 같은 인물만 주변에 있다면 프레카리아트 여성은 누구와 연대하고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고민의 지점에서 파생된 작품이 <나의 해방일지>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산포에 살며 긴 출퇴근 시간에 시달리는 미정은 돈을 빌리고 갚지 않는 연인 때문에 뜻하지 않은 부채를 지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회사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 프레카리아트 여성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미정은 구씨에게 추앙을 명령한다. 실제로는 <나의 아저씨> 속 광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씨이지만, 구씨의 과거 이력에 대해서 묻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타인을 응원하고 배려하는 방식의 ‘추앙’을 통해 두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모멸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배려하는 자기의 테크놀로지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박해영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에로스가 불가능한 시대에 단순히 연민을 기반으로 한 공감을 넘어서 ‘자기 해방’이라는 ‘윤리로서의 정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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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199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 영화 산업의 주요 담론이자 용어였던 ‘한국형’이라는 수식어의 의미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통해 트랜스내셔널 시네마로서 ‘K-Cinema’의 현재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한국형 블록버스터’ 담론에서의 ‘한국형’이 할리우드라는 절대적 타자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적 기제이자 현지화 전략이었다면,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K-시네마는 글로벌 문화산업의 주류 장르이자 브랜드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K-팝을 핵심 소재로 채택한 이 작품은, 제작 시스템 차원에서 한국 문화가 피식민지적 모방을 넘어 주류 시스템에 의해 적극적으로 전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텍스트 내적으로는 K-팝의 수행적 미학이 할리우드 액션 장르 문법과 결합하며 독창적인 혼종성을 창출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이 작품은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위계를 전복시키고, 호미 바바가 제시한 ‘제3의 공간’을 주체적으로 형성하는 텍스트로 해석된다. 여기서 한국 문화는 단순한 이국적 볼거리가 아니라, 서사 세계를 지탱하는 핵심으로 작동한다. 본 연구는 K-시네마가 더 이상 물리적 국경에 국한된 내셔널 시네마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과 인력이 한국적 코드를 매개로 결합하는 트랜스내셔널 플랫폼이자 방법론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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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박완서의 <나목>을 원작으로 하는 1992년 MBC 6・25 특집극 <나목>과 2019년 김금숙 작가의 만화 <나목>의 각색 양상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드라마와 만화라는 시각 매체의 프레임 구성 방식이 여성 인물의 서사를 어떻게 변주하는지 살핀다. 이때 프레임은 이미지의 범위를 한정하는 물리적 경계인 동시에,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규정하는 인식의 틀로 기능한다. 프레임은 특정 인물과 장면을 선택하고 배제하는 프레이밍 과정을 거치며 서사의 목적을 구체화하며 매체 전환 과정에서 여성 재현의 특성과 서사 구조의 변모를 해석하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 드라마 <나목>은 전후 가족주의적 가치에 따라 폐쇄적인 프레임을 구축하며 원작의 인물 설정을 재구성한다. 이경과 옥희도 부인과의 긴장과 유대, 이경의 시선으로 모두 포착할 수 없는 미숙과 다이아나 김의 욕망과 복합적 정체성은 가족 서사를 중심으로 한 도덕성으로 재단된다. 반면, 만화 <나목>은 열린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여성 스스로 자기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자기 서사를 강조한다. 서사 속 인물로 등장하는 작가 박완서는 이경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쓰는 작업을 수행하며 다이아나 김의 이야기 역시 시공간적 확장을 통해 또 다른 서사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두 각색본의 차이는 원작이 지닌 여성적 경험과 관계망이 매체의 프레임 구성 방식에 따라 어떻게 축소되거나 확장되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드라마가 ‘프레임 너머’에 자리하던 여성적 욕망과 서사를 가족 중심의 가치 체계로 포섭한다면, 만화는 그 ‘프레임 너머’의 층위를 다시 호출하여 여성 서사의 지속성과 확장 가능성을 부각한다. 이 글은 프레임 분석을 통해 여성 서사가 각색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 되는지 밝히고 한국 문학 및 각색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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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마거릿 렝 탄(Margaret Leng Tan)의 <드래곤 레이디는 울지 않는다(Dragon Ladies Don’t Weep)>(2025년 10월 25일, 세종S씨어터)를 통해 아방가르드가 현대 공연예술 속에서 어떻게 고전적 형식으로 편입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아방가르드의 핵심이었던 우연성과 불확정성이 공연 연출의 틀 안에서 어떻게 통제된 필연으로 재구성되는지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페터 뷔르거(Peter Bürger)의 ‘예술적 자율성’ 비판과 더불어, 핼 포스터(Hal Foster)가 제기한 네오 아방가르드의 반복적·분석적 수행 개념을 이론적 배경으로 삼는다. 이를 바탕으로 탄의 공연이 아방가르드의 유산을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배치하는지 그 미학적 구조를 검토한다. 공연 분석 결과 두 가지 양상이 도출된다. 첫째, 평생에 걸친 탄의 강박증은 공연의 핵심 기법으로 전환된다. 그녀는 에리카 피셔-리히테(Erika Fischer-Lichte)가 말한 체현된 신체로서 존재하지만 동시에 철저히 계산된 페르소나를 수행한다. 둘째, 아방가르드의 음악과 개념은 탄의 서사 속에서 액자화되어 전시된다. 케이지와의 기억은 고정된 대사와 정교하게 설계된 기호 체계의 일부로 배치되며, 그녀의 연주도 인식적 충격보다는 관객에게 사전에 안내된 약속의 수행에 가깝다. 이러한 방식은 포스터가 말한 ‘지연된 수행(deferred action)’처럼 아방가르드의 기획을 반복하지만, 그 반복이 통제된 형식으로 수렴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결론적으로 <드래곤 레이디는 울지 않는다>는 아방가르드 공연이라기보다 아방가르드를 21세기 관객이 향유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한 회고록이다. 이 공연에서 아방가르드의 기호들은 무대 위에 풍부하게 배치되지만, 우연적 사건은 발생하지 않으며 모든 요소는 강박적 통제 속에 배치된다. 이는 아방가르드가 미적 자율성의 영역으로 회귀하며 동시에 고전적 형식으로 유통되는 현대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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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Abstract

이 글은 의철학자 하비 카렐의 『아픔의 현상학』(Phenomenology of Illness, Oxford University Press, 2016)을 중심으로, 팬데믹 이후 몸과 질병을 재사유하며 ‘아픔’을 존재론적 경험이자 서사적 정의의 계기로 모색한다. 코로나19는 감염과 방역의 과정에서 환자와 감염자를 격리하고 데이터화함으로써 질병 중심적 시선과 생명정치적 통제를 강화했다. 그 결과 질병(disease)은 관리 가능한 대상으로 환원될 뿐이며, 개인이 체험한 불안, 고립, 관계의 단절과 같은 아픔(illness)의 차원은 충분히 이야기되지 못했다. 본고는 바로 이 간극을 출발점으로 삼아, 아픔이 인간 존재의 조건을 어떻게 새롭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현상학적 질문에 주목한다. 의료 체계의 관점에서 질병이 생물학적 기능 부전으로서 주로 3인칭 객관적 언어로 서술된다면, 아픔은 1인칭 시점에서 체험되는 세계-내-존재 방식의 변화로 이해된다. ‘신체적 의심’과 ‘체현된 에포케’(embodied epoché)에 대한 카렐의 논의는 아픔을 황폐화나 결핍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재검토하게 하는 인식론적 전환의 계기를 제시한다. 또한 카렐은 ‘메디컬 툴킷’(medical toolkit)과 인식론적 정의를 통해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증언의 배제와 비인간화를 비판하고, 환자가 자신의 고통을 명명하고 서사화할 권리를 복원하는 실천을 제안한다. 나아가 본고는 카렐의 의철학적 논의에 생명정치 비판과 존재론적 정치철학의 논의를 접목함으로써, 모든 몸이 본래적으로 타자와 환경에 노출된 존재이며 상호 돌봄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조건 속에 놓여 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끝으로 이 글은 아픈 몸의 현상학이 의학과 철학, 인문학의 교차로에서 어떻게 이야기의 힘과 윤리를 부각시키는지에 주목한다. 모든 몸은 애초에 이야기를 지니고 있으며, 그 이야기들은 신체를 통해 생생하게 발화된다. 결론적으로 아픔은 예외적 비극이 아니라 공동체의 조건을 재구성하는 비평적 계기이기에,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는 취약성과 상호의존성의 관점에서 새로운 몸의 서사적 정의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중서사연구